산책 디자이너 라니씨가 추천하는 8월의 산책코스
몹시 더운 어느 날 한 유튜브방송에서 서울과 근교의 몇 군데 인공폭포를 소개하며 시원한 폭포의 물소리를 들려준다.
그중의 한 곳 경인 아라뱃길에서 아라폭포라는 곳이 멋있게 보인다.
경인 아라뱃길, 즉 경인운하가 개통되었다는 소식은 일찍이 들은 적 있었지만 유람선으로만 갈 수 있는 줄 알았다. 그런데 강변으로 자전거길도 있고 산책로도 있다고 하여 지도에서 찾아보니 전철역에서도 접근이 쉬운 곳이다.
오늘 아침은 화창한 날씨다. 공항철도 계양역 1번 출구에서 나와보니 참가하겠다는 일행이 벌써 반 이상이 약속시간 보다 일찍 도착해 있다. 부지런한 친구들!!!
역 앞에서 길 따라가니 계양대교 남쪽 아래 강변길에 이른다. 넓은 뱃길이지만 물 위로 다니는 배는 보이지 않는다. 유람선이 다녔는데 코로나 때문에 요즘엔 운항이 중단되었다고 한다.
서해 쪽으로 멀리 높은 대교들이 보인다. 다남교, 목상교, 시천교까지.. 물가로는 산책로와 자전거길이 잘 되어 있어 자전거 타는 사람들이 많다.
아라폭포까지 가려면 지도상으로 목상교까지 가서 다리를 건너가야 한다. 그런데 드높이 걸려있는 목상교 아래까지 가서 보니 보행자가 건널 수 없을 것 같다. 다리 입구까지 올라갈 수 있는 길도 보이지 않는다.
계양역에서 도보로 폭포까지 가려면 우선 계양대교를 건너가서 반대편 강변길로 갔어야 했나 보다. 할 수 없이 폭포는 강건너에서 만 보는 것으로 만족할 수밖에 없다.
다행히도 우리는 폭포 가동 시간에 맞추어 와서 강 건너 절벽에서 시원하게 떨어지는 폭포를 볼 수 있고 기념사진도 찍을 수 있다.
그런데 폭포를 보고 나서 어디로 갈 것인지 두 길 중에서 선택해야 한다. 왔던 길로 돌아가서 계양역으로 갈까, 아니면 앞으로 전진하여 검암역 쪽으로 갈까? 우리는 두 역 사이 거의 중간쯤에 서 있기 때문이다. 검암역은 여기서 까마득히 보이는 다음 다리 시천교까지 가야 한다. 그래도 대다수 친구들은 전진을 원한다. 검암역으로 가자고 한다! 용감한 친구들이여!
운하 산책길에 내리 꽂히는 정오의 햇살이 뜨겁고 갈 길은 멀어 보였지만 두세 명씩 짝을 지어 수다를 즐기며 걸어가니 매화동산이란 곳도 지나고 시천가람터 물놀이장이 나오고 어느덧 시천교에 이른다.
운하건너에는 밥집도 보이고 카페도 보인다. 시천교에 오르는 엘리베이터도 있고 다리를 건너는 보행자길도 있다. 모두 좀 지친 것 같지만 기운을 내서 다리를 건너보기로 한다.
다리 위에 오르니 비로소 김포 쪽 아라뱃길 전경이 확 트인다. 넓은 운하와 계곡 양편의 나지막한 산들이 아름답게 어우러져 있다. 하지만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빠른 걸음으로 "두부와 콩비지"집을 향한다. 벌써 한시 반이 지나 평소보다 점심시간이 좀 늦었다. 그 덕에 모두 비지찌개 한 그릇을 단숨에 비워버린다.
이웃에는 카페도 있어 전망 좋은 자리에 앉아 후식과 수다를 즐긴다. 이 카페는 갤러리 카페인지 아래층에 그림과 목공예품도 많이 전시되어 있어 예술작품 감상시간도 덤으로 얻는다. 돌아올 때는 검암역에서 출발하는 공항철도를 탄다.
2022년 08월 3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