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계기
근 몇 년간 새로운 무언가를 배우고 싶은 생각이 없었다.
삶에 치여서일 수도 있겠고 경기도와 충청남도를 오가는 장장 3시간 반 이상의 출퇴근 시간이 아마 나도 모르는 새 나를 지독히도 소모시킨 듯하다. 그렇게 다닌 지 3년. 주말의 나는 노년의 아버지보다 생기 없이 소파에 때론 바닥에 누운 채 시간을 보내었다.
그러다 우연히 본 유튜브 한 편.
한적한 한국의 시골길을 산책하는 푸른 눈의 미국 노부부와 그의 자녀.
아무도 없는 시골의 좁고 끝까지 뻗은 길을 내가 온전히 소유한 거 같은 착각이 들만큼 그 공간은 자연이 내는 소리와 신뢰가 가득한 자식과 부부의 대화만 있었다.
그리고 다른 한편.
따님이 물레질을 하며 1년 동안 도자기를 배우며 느낀 소회를 밝힌 영상.
무척이나 인상적이다.
물레질에 집중하는 모습은 아무 상념 없이 순간에 집중하는 몰입의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했다.
이거 배워보고 싶다.
드럼과 드로잉 이후 무언가를 배워야겠다는 생각이 3년 만에 처음이다.
순간 나도 하고 싶은 게 있구나 하며 살아있음에 안도감을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