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방문
핸드폰 속 지도 앱을 켜 이런저런 검색어를 친다.
'OO도자기', '도자기 공방', '도자기'
다행히도 집 근처에 도자기와 연관된 장소를 나타내는 마크들이 지도에 표시된다.
그리고 가까운 곳부터 차례대로 누른다.
아니고, 아니다. 여기도 아니다.
한국의 내로라하는 IT기업의 검색 수준에 굉장히도 실망한 순간이다.
도자기를 파는 카페는 이해하겠는데 중장비 업체는 웬 말이냐.
이 글을 보실리 없겠지만 지도 검색 알고리즘의 디테일한 수정이 필요해 보인다.
당연히 아니라고 하시겠지만.
여하튼 찾은 두 곳.
집 근처 지하철 역 주변 빌딩 5층에 있는 도예 학원은 볕이 들지 않았고 넓은 탁자가 놓인 공간에 아무도 없었다. 막힌 창문과 밝지 않은 무언의 분위기가 여기도 아님을 직감적으로 느끼게 한다.
마지막 남은 희망. 1.7km 떨어진 거리의 공방 안내판에 적힌 번호로 전화를 한다.
대표가 남성의 이름이 적힌 공방이었는데 젊은 여성의 목소리가 수화기를 넘어 귀에 꽂힌다.
"직접 오셔서 상담받아보시는 게 어떠세요."라는 말에 입에 뇌가 달린 듯한 반응 속도로 "네, 바로 가겠습니다."라고 하고 공방을 향해 걸었다.
20분이 넘는 시간이 걸려 도착한 그곳에선
"도자기 배우신 적이 있으세요?" 하며 물레를 배우러 왔다는 내게 손작업반을 조심스레 추천했다.
흙에 대한 성질을 먼저 알고 물레를 바로 배우면 중심잡기만 3주라며 커리큘럼을 소개하며 소싯적 미술 시간에 찰흙놀이를 한 거 같은 자그마한 접시를 보여준다. 이게 내가 배울 손 작업반이라니.
흙에 대한 이해와 기본기를 다지기 위해 손작업반을 하겠다고, 다음 주에 뵙겠다고,
스텝과 원투만 계속 배웠던 복싱이나 연하게 진하게 강도 조절을 하며 선 긋기를 하던 드로잉처럼(결국 포기했지만) 모든 것이 지루하게만 보이는 인고의 긴 터널을 걷기 직전이다.
흙 만져본 적도 없으면서 시작도 전에 사뭇 비장해진다.
다음 주면 앞치마를 두른 채 흙에 묻은 손을 보고 뿌듯해하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