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내가 다 알아요

by 크릉


"제가 해봐서 아는데요."

대화를 하다 보면 이런 유형의 사람들을 만날 기회가 왕왕 있을 것이다.

그들의 특징은 내뱉는 말의 가장 앞에 "내가"가 항상 자리한다.


글을 쓰면서 같이 일했던 두 분이 떠오른다.

공교롭게 두 분이 같은 성씨다.

한국에서 흔한 성씨 중 하나로,, 물론, 성씨 비하는 아니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면,,


내가 알고 있고, 내가 해본 거고, 그래서 내가 맞다는 거다.

핵심은 마지막 내가 맞다이다.

이걸 좀 확장하면 내가 맞다 -> 내가 정의다 -> 내 결정만 따라야한다로 해석할 수 있다.

대화 시작도 전에 결과가 정해진 것이다.


물론 그가 예전에 진짜 해본 일인지 남이 한 일을 어디서 주워들어서 기억하고 있는지는 모를 일이다.

하지만 저런 대화를 자주 하는 분과 일을 해보면서 느낀 점이 있다면

절반 이상은 본인이 한 일은 아니거나 아닐 확률이 높다는 것이다.


이것이 가만 보면 '자아과잉형', '자아도취형 혹은 과시형'인데

최근에 자기의 지식을 과시하는 유형의 사람을 새로 알게 되었는데

그분은 자기가 대단해서 윗 분들(상사들)이 자기를 다 어려워하고 불편해한다고 꼭 말을 덧붙인다.


자기가 맞는 말만 하고 남은 틀린 말을 하니 남들이 다 피한다는 게 요지이다.

그 상사에는 물론 리더들도 섞여있다.

그들의 대화 자리에 항상 있어본 적은 없지만 눈에 그려지는 모습은

마인드컨트롤을 못하고 내지르는 그의 말을 회피하는 사람들의 모습이다.


물론, 몇 번 겪어봤기 때문에 쉽게 떠올릴 수 있다.

조직에서 리더의 권위가 있기 마련이다.

수평적 조직문화가 좋긴 한데 이건 마치 자기가 우위에 있다는 걸 돌려 말하는 꼴이다.

근데 실상은 자아를 너무 사랑한 나머지 상황을 오해하고 있는 듯하다.


간혹 말해주고 싶은 생각도 드는데

그때마다 "네가 뭘 아냐"할까 봐 마음속에만 품고 입으로 내질 않는다.

지적받은 그의 모습에

겸연쩍은 미소를 지으며 불편한 모습을

그대로 드러낸 태도를 보고 나니 적당히 거리를 두게 된다.


팩트로 조지는 가운데

말을 돌려 상황을 모면하는 그의 순발력은 가히 탐낼만하지만

상황을 조감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상황 속 맥락은 분명 드러날 것이다.


'낭중지추'란 말을 참 좋아하는데

실력이 있으면 자연스레 드러날 것이다.

자기 어필을 넘어 과시의 영역으로 자주 나아간다면

그 속성을 깨달은 이들이 많아지고 그의 인간관계는 비슷한 사람들로 함축되어 좁아질 것이다.


어쩌겠나.

내 삶은 아닌 것을.

마지막으로 한 마디 하면

잘난 체보다 겸손이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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