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급 누락, 그 쓸쓸함에 대하여

by 크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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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휴대폰을 하다가 브런치의 "진급에서 또 떨어졌다"라는 글을 보고 클릭을 하였다.

그는 3번째 진급 누락이며 차장에 진급이 되지 못했다 한다.

그 분의 글을 재빠른 엄지손가락의 스킬로 휙휙 내려가며 몇 초만에 다 읽어 버린후 바로 댓글창을 보았다.

그의 낙심하고 실망한 마음을 알았는지 그를 응원하는 소중한 응원의 댓글들이 삶은 아직 살만하구나 안도하게 된다.


여기까지는 그의 얘기이고 이제 부터가 나의 얘기이다.

나 또한 올해 초 진급에 누락되는 사건을 겪었다. 진급에 필요한 점수는 애초에 확보되어 있었으며, 마지막에는 코로나라는 상황 속에 다소 위험하고 힘들어보이는 해외 출장도 마다하지 않았기에 진급에 대해 반신반의 하였지만 내심은 되겠지라는 마음이 5할 이상이였다.


근데 막상 진급 대상자에 내 이름이 없는 것을 확인하면서 그 공간은 무언의 어색함이 흐르는 공간으로 변모했다. 순간의 무기력함과 스치듯 다가오는 심장의 조임은 나를 불행하고 끔찍한 미래적 망상에 이르게 까지 하였다. 정말이지 어쩔때는 가슴이 조여오며 분노가 엄청 일어나더라.


회사에 다니면서 애정도 없었고 현재 부서에 오기 전에 경쟁사에 경력입사까지 되었던 턱에

당시의 선택에 괴로워하며 현실을 부정하는 것이 스스로를 떨어진 낙엽이 어디서 불어오는지 모르는 바람에 휘날려 붙어 있던 나무 곁을 떠나 강제로 외딴 곳으로 후미진 곳으로 딸려가는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일을 스마트하게 한다거나 일을 잘한다는 말을 왕왕이 아닌 매년 들어왔던 나로서는 이야말로 어이가 없는 상황이였다. 허참...


삶이란 게 굴곡이 있고 올라가면 내려가듯이 조만간 더 새차게 높은 곳으로 올라가려나 보다.

그리고 그 때의 정상에서의 내 자아도 실패로 인한 쓸쓸함이 아닌, 정상에 선 자로서의 고독한 승자의 쓸쓸함이 있지 않을까. 그게 바로 인생이 쓸쓸하다는 반증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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