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답지 않은 나

작은 소회

by 크릉

내가 나를 누구냐고

한 단어로 정의할 수 없지만

나는 내가 누군지

몸으로 기억으로 안다


그런데 가끔 나답지 않은

내가 불쑥 나오기 마련이다

그 상황 속에서의 나는

마치 유체이탈이라도 된 것 마냥

정신과 몸이 따로 놀기 시작하며

도대체 왜 그렇게 행동하냐며

머리로는 울부짖지만

고삐 풀린 망아지

제어가 되지 않은 채

그 행동을 고착화한다


그리고 상대는 오해한다

아니, 확정은 아니지만

오해할 소지를 내가 제공한다


그리고 착각한다

오해했을 거라고

그리고 자책한다

왜 그랬냐고

다 내 탓이라고


나답지 않은 나를

내가 제어할 수 있다면

얼마나 많은 훈련이 필요할까

어지럽다

약을 먹고 잠든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배속의 시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