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네 봉지.
병원에 다녀올 때마다 약봉지가 하나씩 늘어난다.
그리고 과연 내가 나아질 수 있을까, 하는 불안감도 함께 늘어간다.
외면해왔던 내 날것의 감정과 맞닥뜨리는 건 어려운 일이다.
항우울제와 안정제에 의존하는 삶.
의사 선생님은 의지하는 것이라 정정해주었지만 난 안다.
나는 의존하고 있다.
나란 사람은 무언가 의존할 것이 필요하고, 일(이라는 핑계)에서 약으로 옮겼을 뿐이다.
내가 이렇게 나약한 사람이다.
텍스트는 모두 다 쓰는 브랜드 라이터 겸 에디터. 어렵게 읽히는 글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쉽게 읽을 수 있는 ‘글’을 쓰려 노력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