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13 [남프랑스] 상상의 실현

프랑스의 니스에서

by greenee



ep13.

상상의 실현


한국을 떠난 지 벌써 열흘이 지났다. 영국에서 프랑스까지는 이전에 경험했던 태국, 일본 여행과 비슷하게 흘러갔다. 중간중간 예상치 못한 헤맴이 존재하였지만 여행에 지장을 미칠 정도로 큰 일들이 아니었고 여행자라면 누구나 겪는 고충으로 빠르게 대처할 수 있는 일들이었다. 특히나, 프랑스에서 유독 계획에 맞춰 일정을 소화하다 보니 몸이 점점 버거워졌고 정신을 다시 차려보니 계획에 쫓기고 있는 나를 발견하였다. 분명 시간에 쫓기는 일관된 여행이 싫어서 시작된 유럽 여행이 이전과 똑같이 흘러가기 시작하였다.


7bd6fe9a92ca947ffc29d6ab6d63c138.jpg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고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이에 대한 지겨움을 다시금 느낀 나의 무의식은 남프랑스로 이동하자마자 자연스레 핸드폰에 정리해둔 일정표를 무시하기로 하였다.



차가운 공기 그리고 차가운 낯빛과 함께 바쁘게 도시 속을 걸어 다니는 직장인들로 가득한 영국, 프랑스의 도시를 지나쳐 따뜻한 햇빛과 적당히 시원한 바람이 반겨주는 니스에 도착하였다. 도시보다 넓은 골목길 사이사이와 도로 위를 느긋하게 지나다니는 트램이 지나쳐간다. 나도 이제는 힘을 조금 풀어도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무의식에 들어온 여유로움을 탐색하다 보니 어느새 에어비앤비 숙소에 도착하였다. 숙소는 니스해변에서 5분 거리, 바로 코앞에는 식당들과 큰 마켓이 위치했던 곳이다. 위치부터 인테리어까지 모든 것이 완벽한 숙소였지만, 딱 한 가지 흠이 있었다.


1451546436211.jpeg?type=w2 엘리베이터가 없는 5층 꼭대기 숙소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예약 전부터 이 흠을 알았지만 생각보다 더 많은 계단 수와 가파른 기울기에 주먹을 먹으며 울뻔했다. 캐리어를 두 손에 쥐고 한 칸씩 영차영차 오르기 시작하였다. 또다시 캐리어를 계단에 맡기는 불상사를 일으키지 말아야지. 악을 쓰며 오르다 보니 벌써 4층이었다. 그리고 진짜는 4층부터 펼쳐졌다. 계단 너비는 좁아지고 기울기는 더 가팔라지기 시작한 것이다.


images?q=tbn:ANd9GcRhqU_-R8OkOwTRKm0Nmo1Yhww6ok6qaLg6Nw&usqp=CAU 이거 맞아..?

다행히도 이때부터 호스트 남편분이 도와주셔서 ep.11 [영국] 덕후들의 놀이터 에피소드처럼 계단에서 캐리어를 떨구는 일은 방지할 수 있었다. 휴~



힘겹게 현관문에 입성하였다. 유럽여행 중 베스트 숙소라고 생각했던 곳이기에 정말 설렘을 꾹꾹 눌러 담아 열쇠를 돌렸다.

03f1bb9c44dc585f7914d9ca4c0c5810.jpg 또..?
여기는 계단이 대체 몇 개야???

이제는 정이 들 것 같은 계단이 숙소 내부에서 우리를 또 반겨주었다. 계단 지옥에서 드디어 벗어나는 순간, 원했던 풍경을 마주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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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SC01943.jpg 갓벽한 숙소 구성


이 숙소 누가 예약했지? 예~~저예요~~~


s9wq32435u09a7i9t3pg.jpg 데헷

오마니도 박수치며 좋아하는 것을 보니 어깨가 한껏 올라갔다. 이 숙소의 핵심인 테라스는 니스의 바다가 코앞에서 보이는 명당자리에 위치하였다. 테라스에 이어 내부 인테리어까지 감각이 파친 곳이었다. 호스트 아주머니의 감각에 박수를 나의 선택에 박수를~



한바탕 감탄 후, 숙소에서 점심을 먹고 휴식을 가진 뒤 찬찬히 동네를 돌아보기로 했다. 호스트가 추천해준 식당은 어디인지 집 앞 마켓에서는 무엇을 파는지 그리고 유럽에서 처음 마주하는 바다를 보러 느긋하게 밖으로 향했다.


건물들로 둘러싸인 공간 한가운데 자리 잡은 마켓에는 다양한 채소와 과일들이 줄 세워있었다. 그리고 정갈한 나열들이 생각 이상으로 길게 늘어져있었다. 길쭉한 마켓을 둘러쌓은 건물 1층에는 음식점들이 즐비하였고 사람과 비둘기는 테라스에 옹기종기 모여 식사를 하고 있었다. 분위기가 너무 좋다~


마켓의 끝에서 아침마다 먹을 과일들을 두 손에 채우고 이번엔 바다로 향했다.


DSC01964-2.jpg 미친 장소

정말 잘 꾸며진 장소에 입이 벌어졌다. 바다가 맑고 깨끗하다의 인상은 아니었지만 바다를 낀 주변 풍경과 건축물, 공공시설까지 조합이 너무 완벽하다고 느껴졌다.


바다 쪽으로 다가갈수록 낭만 짙은 음악소리가 들려온다. 노을이 살짝 지려고 한다. 맥주 생각이 난다.


후다닥 주변 마트에서 프랑스 맥주인 블랑을 사들고 다시 해변으로 돌아왔다. 니스 해변 앞 의자에서 출신도 모를 이들과 함께 앉아 일몰을 보았다. 옆쪽에서 어떤 할아버지가 기타를 연주해주신다. 오고 가는 파도소리가 찰나의 노래 공백을 채워준다. 너무 춥지 않은 바람이 코끝을 스쳐 지나간다. 관광이 아닌 지역의 분위기를 온전히 즐기는 기분이었다. 평화로웠다. 행복하다고 느꼈다. 이 장소가 내뿜는 모든 분위기를 만끽하고 있는 듯하였다.


가만히 앉아 모든 온기를 즐길 수 있을 때 비로소 평화와 행복이 오는구나

서서히 채워지는 분홍빛 하늘을 바라보며 1일 차를 온전히 계획 없이 흘러 보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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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차로 인해 밤 9시만 되면 잠에 푹 빠져버렸다. 시끄러운 바깥소리에 핸드폰을 확인해보니 이제 새벽 1시다. 확실히 이곳이 휴양지이긴 하구나. 시끄럽긴 하지만 신나게 웃는 소리에 묘하게 기분이 좋았다. 그저 단순하게 다들 행복하여 새어 나오는 소음으로 여기고 다시 눈을 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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푹 자고 일어나니 2일차를 맞이하였다. 2일차에는 니스에서 가까운 근교와 오마니가 가고 싶어 했던 모나코를 살짝쿵 발만 디디기로 했다. 모나코는 입출국 도장 없이 니스에서 자유롭게 오고 갈 수 있었다.


DSC02025.jpg 날씨가 실패한 에즈빌라지


이날따라 날씨가 우중충하였다. 햇빛 쨍쨍한 날씨가 억울했을 정도로 칙칙함 속에 혼자 아기자기한 에즈 빌라지를 지나쳐 세계에서 2번째로 작은 나라인 모나코를 도착하니 벌써 하루가 끝났다. 하지만 이날의 핵심은 에즈 빌라지도 모나코도 아닌, 에즈 빌라지 어느 이름 모를 식당에서 만난 까르보나라였다.


프랑스하면 '미식가의 나라'를 떠올릴 만큼 음식에 있어 자부심이 넘치는 것과 달리 나의 입맛은 큰 감흥이 없었다. 물론 파리에서 빵과 음식들을 맛있게 먹었지만 이마를 탁 칠 정도의 감명을 받지 못하였다.


배가 슬슬 고파오는데 눈에 보이는 식당이 버스정류장 맞은편에 있는 '피노치오(Le Pinocchio)' 딱 한 곳이었다. 관광지 바로 앞에 있는 식당이라.. 값만 비싸고 분명 맛이 없겠지라는 편견이 차올랐지만 찾는 것도 귀찮고 이제는 계획일정표도 버린 지 오래다. 맛없어도 배만 채우면 되니 일단 기대 없이 안을 들어갔다.


오랜만에 까르보나라 좀 먹어보자!

까르보나라와 비교적 저렴한 스테이크를 주문하였다. 그리고 보인 비주얼은 노란 소스 베이스 위에 베이컨들이 흩뿌려져 있었다. 이탈리아인들이 입을 모아 얘기한 계란으로 까르보나라 소스를 만든 것처럼 보였다.


와 정말 기대가 하나도 안된다

배고픔으로 눈에 초점이 나가 있던 나는 아무 생각 없이 면을 들어 입으로 구겨 넣었다. 그리고 먹는 순간 동태눈이 생태가 되어버렸다.


vzrbuGfJj.jpeg 너무 맛있어서 화가 나는 맛

오마니도 먹는 자리에서 지금까지 먹어본 그 어떤 까르보나라 중 가장 맛있었다 하였다. 4년이 지난 지금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유럽 여행 중 가장 맛있었던 아니 살면서 먹었던 까르보나라 중 가장 맛있었다. 음식에 너무 정신이 팔린 것인지 사진도 못 찍고 식도로 다 넘겨버렸다. 그리고 소통의 오류로 스테이크 대신 생고기를 시켰는데 잘못시켰다고 점원에게 말씀드리니 감사하게도 스테이크로 다시 바꾸어주었다.


즉흥의 선택은 기대를 한없이 낮추게 만든다. 그리고 그런 상태에서 정반대인 감정을 느낄 때 생각지도 못한 쾌감을 느낀다. 기대 없이 마주친 장소에서 음식이 맛없으면 비록 돈은 버렸지만 어차피 기대 안 한 거 다시 안 가면 되는 거고, 음식이 맛있었으면 음식을 즐기고 다음에 한 번 더 가면 되는 것이고. 어쩌면 이 작은 시작이 여행에서 수없이 마주치는 베팅의 순간들을 흘러가는 대로 즐길 수 있게 만든 것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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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김없이 일찍 들어와 이른 잠이 들고 이른 아침을 맞이하였다. 벌써 니스에서의 마지막 날이 찾아왔다. 아쉬운 마음에 테라스 나와 니스의 풍경을 한 번이라도 더 담아본다.


오늘은 어제보다 더 여유롭게 일정을 지내기로 하였다. 니스의 매력에 확 꽂혀있었던 나는 왔다 갔다 이동하기보다는 숙소 주변을 계속 머무르고 싶었다. 첫날 마주한 분위기를 마지막으로 한번 더 만끽하고 싶었다. 오후에 잠시 가고 싶었던 생폴드방드만 들리기로 하고 남은 시간 내내 숙소 주변을 서성거리기로 하였다.


이곳을 온 이후로 한 번도 마켓 근처 식당에서 음식을 먹어본 적이 없었다. 호스트도 추천해준 식당들이 많았고 사람들도 항상 끊이지 않았기에 이곳에서 꼭 점심을 먹어보고 싶었다. 마켓의 길을 따라 걸으며 펼쳐진 식당들을 쓱 흝어보았다.



와 사람 진짜 너무 많다

호스트가 추천해준 식당들은 이미 만석이었고 즐비하는 식당들에 기가 눌리기 직전이었다. 어제와 달리 선택지가 너무 많으니 대체 어딜 가야 할지 결정장애가 와버렸다. 사람들의 인파에 벗어나 비교적 한적한 식당 앞에 섰다. 내가 선 식당 앞에서는 점원이 자신들이 가진 메뉴를 열심히 어필하였다. 그리고 나는 너무 자연스레 이곳의 테라스 자리에 앉게 되었다.


EBWYYF6VUAASb6x.jpg 정신 차려보니 앉아있음

점원의 영업에 얻어걸린 나는 이왕 온 거 맛있는 메뉴를 먹자 싶어서 이곳의 주력메뉴인 해산물 파스타를 시켰다. 그리고 어제 반해 버린 까르보나라를 추가로 시켰다.


까르보나라가 먼저 나왔다. 어제와 같은 비주얼인 것을 확인한 뒤 약간의 기대심을 품고 입안으로 직행하였다.


뭐야 별로인데???

어제 먹은 까르보나라가 너무 맛있었던 건지 비교적 맛없게 느껴졌다. 하지만 아무거나 잘먹파인 나는 어쩔 수 없지 뭐라는 생각으로 별생각 없이 까르보나라를 이어 먹었다. 그리고 몇 분 안돼 대망의 해산물 파스타가 입장하였다.


DSC02091.JPG?type=w966 안녕 난 존맛탱이야

까르보나라로 인해 이후 다가올 파스타에 대한 기대감이 현저히 떨어졌었지만 해산물 파스타는 나오자마자 심상치 않는 비주얼로 우리의 눈을 자극하였다. 가격이 50유로로 꽤나 비싸서 의아했지만 랍스타가 나올 거라고 생각은 못했기 때문이다. 냄새와 비주얼부터 존맛분위기를 내뿜는 파스타를 서둘러 입에 넣어 꿀꺽하였다.


images?q=tbn:ANd9GcTUf-2prnPpTjeHGf-MBWzmyP41KCw4kqa5nw&usqp=CAU 진짜 나한테 왜 이래..

긴말 없이 식당이름은 Campo di Fiori 이었다. 랍스터랑 해산물을 때려 박은 파스타라 정말 맛있었다. 거기다가 해산물 내장도 같이 넣어줘 살면서 내가 먹은 오일 파스타 중 가장 맛있었던 것 같다. 이틀 연속 존맛탱집에 정신이 혼미해질 뻔했다. 그리고 계속 2주 동안 고기랑 빵만 먹다가 신선한 해산물을 먹으니 몸이 정화되는 기분이었다. 이외로 나는 여행할 때 해산물을 찾는구나? 새로운 나의 취향까지 발견할 수 있었다.



그렇게 가격은 사악했지만 맛은 훌륭했던 점심을 끝내고 바람 쐴 겸 가고 싶었던 생폴드방스로 발걸음을 옮겼다. 생폴드방스는 화갈 샤갈이 애정 했던 골목길로 유명하다. 니스까지 왔는데 샤갈이 사랑했던 골목을 지나칠 수 없었다. 30분 정도 버스를 타고 달려 도착한 이곳은 어제 보았던 에즈빌라지보다 몇 배 내 취향으로 가득하였다. 생폴드방스의 골목에는 그림들과 예술품들로 골목의 빈 공간을 채우고 있었다. 작품들을 찬찬히 보면서 걸으니 잠시나마 왜 이곳이 화가 샤갈이 사랑했던 마을이었는지를 알 것 같았다.


DSC02067.jpg 생폴드방스 골목사이


마을 자체가 작았기 때문에 가볍기 둘러보고 다시 니스로 돌아왔다. 이곳의 분위기를 그저 즐기고 싶었기에 숙소로 돌아와 오마니와 나는 각자의 방식으로 휴식을 즐기기 시작하였다. 오마니는 친구와 보이스톡으로 대화를 하며 시간을 보내고 나는 숙소 테라스의 의자에 앉아 커피를 마시며 내가 좋아하는 음악들을 틀어 휴식을 취하였다.


KakaoTalk_Photo_2022-09-09-21-05-11.jpeg 갬셩이란 이런걸ㄲr?

고개를 들면 보이는 바다와 마켓이지만 그 속에 있는 이들은 나를 보지 못하였다. 프라이빗하게 온전히 이 공간의 분위기를 즐길 수 있다는 사실이 너무 행복했다. '나도 나중에 꼭 이런 집에서 살고 싶다'라는 생각과 함께 나만의 음악을 틀어 나만의 공간을 채워갔다.


유럽에 오게 된 계기 중 하나인 칸예웨스트의 Ghost town을 틀어보았다. 의자에 누워 가만히 노래를 듣고 있던 나는 어딘가 지쳐있는 느낌보다는 어떠한 고민과 생각 없이 창틀 너머로 보이는 풍경만을 음미하며 자신만의 안정을 지키는 것 같았다. 그 공간은 잡다한 생각으로 가득 찬 머리를 한결 가볍게 만들어주었다. 그리고 지금 상상 속의 유럽을 드디어 실현했구나를 깨닫게 되었다. (ep.10 [유럽] 습관적 여행의 시작)



짧지만 알찼던 휴식시간을 마친 후, 테라스에서 호스트가 웰컴 드링크로 준 샴페인을 오마니랑 마시며 소소한 담소를 나눴다. 그리고 둘 다 떨어지기 아쉬운 발걸음을 조금이라도 채우고자 마지막으로 니스의 노을을 보며 우리만의 마지막 낭만을 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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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온함도 이제 니스에서 끝~ 온다 온다 스페인이


그렇게 내가 떠나기 전의 여행 속 상상을. 생각보다 빠르게 그리고 생각지도 못했던 남프랑스에서 실현하게 되었다.


나의 상상은 이루어진다





epilogue.

니스를 가기 위한 TGV 기차에서부터 니스의 바다에서까지 지나쳐 온 노을들이 모두 예뻤다. 왜 나는 환하게 떠오르는 일출보다 어둠 속으로 사라지는 노을을 보며 행복함과 편안함을 느끼는 것일까. 잠시 일상의 짐을 덜어내고 짧은 순간에 펼쳐지는 여운에만 집중할 수 있어서 그런 것일까. 해가 지면 어두워지는 하늘과 같이 지나가면 사라지는 찰나의 순간을 놓치고 싶어 하지 않는 삶의 가치관 때문에 그런 것일까.


노을을 가만히 바라보다가 어린시절의 한 기억이 떠올랐다.


뜨겁고 무거웠던 공기가 떠나고 가볍지만 조금은 날카로운 바람이 찾아온 9살의 계절이었다. 4명의 우리 가족은 오늘날과 같은 캠핑 감성도 모른 채 텐트와 버너 등 정말 최소한 기본용품만 덜렁 들고 서해로 떠났었다. 바다가 눈앞에서 펼쳐지는 모래사장 위에 우리는 자리를 잡았다. 해가 서서히 고개를 떨구고 바다가 해를 삼켜 먹기 시작할 때쯤, 아빠는 텐트를 짓고 엄마는 간단한 저녁을 준비하였다. 오빠는 옆에서 책을 읽고 있다. 그리고 나는 붉은빛으로 뒤덮인 바다 앞에서 전보다 잔잔해진 바람과 함께 열심히 뛰놀았다. 그렇게 한참을 뛰어놀다가 가족들 곁에서 행복한 단잠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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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니스에서도 해가 지고 있다. 앞에 엄마 곁을 뛰노는 아이가 보인다.

어쩌면 지금 느끼는 노을의 여운이 어린 날의 행복했던 여운이 생각나서 더욱 아름다워 보일 수도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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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년 6월부터 로컬 여행자의 여정기를 소개하는 뉴스레터를 발행하고 있습니다 :)

매주 목요일마다

한 달에 1명의 여행자씩

짧고 간결하게

정보성이 아닌 '이야기'를 중점으로

여정의 길을 늘 갈망하는 이들에게 재미난 에피소드로, 일상의 지루한 틈을 타 짧은 여행을 보내드리고 싶어요. 그리고 그 경험이 모여 지금 당장 여행을 떠나게 만들어 주는 동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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