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 것 아닌 것들

따라 쓰기만 해도 글이 좋아진다(김선영) 필사 문장 26

by 따뜻


아무것도 아닌 것들이 아무것이고,

아무것이라고 생각했던 건 아무것도 아닙니다.

아무것도 아닌 것을 주목할 필요가 있어요.

- 박웅현, 『여덟 단어』, p.123







[오보에]라는 소품샵에 갔다.

마치 예술작품을 전시하듯

그릇, 컵, 오브제들이 놓여 있었다.

구경하면서 편하게 마시라며

예쁜 컵에 차도 대접해 주었다.

작은 소품을 구입하니 정성스레 포장해 주면서

포장끈에 오늘 날짜를 새겨주었다.

[오보에]는 일본어로 [기억하다]라는 의미인데

오늘 좋은 기억으로 남길 바란다는 말과 함께.

가게를 나오면서 긴 여운이 남았다.

단지 물건을 산 것이 아니라

오늘 추억할 기억을 포장해 온 기분이었다.


어쩌면 별 것 아닌 것들을 특별하게 만드는 힘은

기억하는 마음에 달려있다.


마당 구석에 잊고 지냈던 수선화의 잎이

고개를 빼꼼히 내민 것을 보며 미소 짓던 일,

저녁에 치킨 먹으며 했던 시시콜콜한 농담들,

주말 오후 도서관에 앉아 졸면서 책 읽는

고요한 시간을 보내는 기억들이

나의 하루를 더 특별하게 만들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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