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며드는 것

스크루테이프의 편지 (C.S루이스)

by 따뜻



그리스도인들은 원수를 놓고

‘그분 없이는 아무것도 강하지 않다’

(without whom Nothing is strong)고 했다.

‘아무것도 아닌 것’(Nothing)이야말로

정말 강하고말고.


중요한 것은 네가 환자를 원수에게서

얼마나 멀리 떼어놓느냐 하는 것 한 가지뿐이다.

아무리 사소한 죄라도 그것이 쌓여

인간을 ‘빛’으로부터 ‘아무것도 아닌 것’으로

조금씩 조금씩 끌어올 수 있으면 그만이야.

만약 도박으로 그런 효과만 낼 수 있다면

살인을 유도하는 것보다 못할 게 없다.


사실 가장 안전한 지옥행 길은

한 걸음 한 걸음 가게 되어 있다.

그것은 경사도 완만하고 걷기도 쉬운데다가,

갈랫길도, 이정표도, 표지판도 없는 길이지.



신앙이나 삶의 목표를 한꺼번에 무너뜨리는 것은

거창한 죄가 아니라

자신도 모르게 서서히 스며드는 사소한 것들이다.

그러한 미세하고 완만한 변화에는

빨간불의 신호를 알아차리기 쉽지 않다.

그냥 무심코 흘려보내는

아무것도 아닌 것들에

어떠한 의미가 있는지 살펴보는 마음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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