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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지한 초콜릿 Feb 06. 2024

버려지는 카카오 열매 껍질의 업사이클링

초콜릿은 어떻게 만들어질까?


초콜릿은 '카카오'라는 원료로 만들어진다.

'테오브로마 카카오' 나무에서 열리는 카카오 열매는 카카오 포드라고 불리는 두꺼운 껍데기와 그속에 카카오 펄프라고 부르는 카카오 과육, 그 과육에 감싸진 카카오 씨앗(카카오 빈)으로 이루어져있다.

카카오 과육과 씨앗은 카카오 껍데기에서 분리되어 발효와 건조 과정을 거친다. 그리고 그것을 갈고 압착하면 카카오 버터와 카카오 페이스트가 되고 거기에 설탕과 바닐라를 섞어서 초콜릿을 만든다.


이렇게 사용되는 카카오의 과육과 씨앗은 카카오 열매의 약 30% 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

그러면 과육과 씨앗을 털려버린 카카오 열매 껍데기는 그냥 버려지게 되는걸까?

사실 예전에는 딱히 카카오 열매 껍데기를 어떻게 처리해야한다는 관심이 없었던 것 같지만 최근에는 카카오의 모든 부분을 활용하고자하는 노력이 많이 행해지고 있다.


카카오 껍데기(카카오 포드)는 3층으로 분류되는데 바깥에서 안쪽으로 외피epicarp, 중과피mesocarp, 내피endocarp이다. 

카카오도 '과일'이라 그런가 껍데기에 식이섬유질이 풍부하다. 그리고 리그닌lignin(대나무, 목재 등에 존재하는 방향족 고분자 화합물, 바닐린의 제조 원료)과 항산화 성분도 존재한다.

(*바닐린은 바닐라 향을 내는 원료로 사용됨)



(사진 출처: unsplashed)



업사이클링Upcycling


카카오 포드(=카카오 열매 껍질)는 식품 분야 및 다른 분야에도 다양하게 업사이클 될 수 있다.


- 밀가루 대체: 말린 후 분쇄하여 가루로 만든 카카오 포드는 베이킹에 밀가루 대용으로 이용될 수 있다. 카카오 포드 밀가루는 이미 섬유질 함량이 높고 수용성 펙틴을 포함하기 때문에 소세지 생산에 이용되는 전분 대용으로 사용되어왔다. 또한 제빵 등에 활용하여 섬유질 함량을 높일 수도 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 단백질과 전분 함량 및 흡수 능력이 일반 밀가루와 다르므로 비율에 대한 레시피 실험은 여러 번 거쳐야하겠지만 굉장히 좋은 대용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 비누 제조: 카카오 열매 껍질은 태운 후에 약 40%의 칼륨이 남는다고 한다. 이는 비누 제조에 필요한 알칼리의 원료로 사용될 수 있다. 아프리카 가나에 위치한 Cocoa Potash (https://cocoapotash.com/#whatwedo) 라는 회사에서는 카카오 열매 껍질로 만든 칼륨 부식제와 칼륨 비료를 만들며, HH Cosmetics라는 회사에서는 카카오 열매 껍질의 칼륨으로 African Black Soap Shampoo라는 제품을 만든다고 한다. (https://hh-cosmetics.com/products/shampoo-250ml


- 식이 섬유: 카카오 열매 껍질에는 35% 정도의 식이 섬유가 함유되어있다. 식이 섬유의 섭취는 심혈관 질환의 위험성을 낮추어주고 비만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 카카오 포드의 식이 섬유를 활용할 수 있는 범위는 무궁무진할 것 같다. 게다가 식이 섬유의 흡착 성질을 이용해 찌꺼기 등을 걸러내는 작업도 할 수 있지 않을까?


- 동물 사료: 나일 틸라피아(역돔, 아프리카 서식하는 열대성 물고기), 돼지, 염소는 카카오 껍질이 함유된 사료를 먹을 수 있다고 한다. 돼지, 염소 등이 카카오 껍질이 포함된 사료를 먹을 수 있다는 것은 카카오 껍질이 가축의 사료로 활용될 수 있음을 보여주며 이것은 가축업의 사료 비용 절감에 도움이 될 것이다. 


- 비료: 카카오 열매가 자라면서 토양에서 흡수한 영양분이 다시 비료가 되면서 토양으로 재흡수되는 선순환을 보여준다. 



참고 원문



개인적인 견해

카카오 포드의 활용은 무궁무진할 것 같다. 우선 자연에서 나온 열매의 껍데기 그 자체이며 버려지는 대신에 새롭게 활용될 수 있는 것 자체가 환경에도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카카오 포드는 안의 과육과 씨앗만 꺼낸 후 그대로 버려지곤 했었는데 그렇게 무작위로 버려지는 카카오 포드의 수와 무게만 해도 어마어마할 것이며 그것들이 그대로 썩으면서 발생하는 문제도 분명 있을 것이다. 하지만 다양한 방법으로 업사이클링이 가능하다면 못할 이유가 무엇인가? 

글을 적다 떠올랐는데 카카오 포드는 꽤나 두껍고 단단하기 때문에 말려서 잘 가공하면 악세서리로도 만들 수 있을 것 같고, 인테리어나 가구의 소재로도 사용할 수 있지 않을까? 

카카오 포드를 태워서 얻은 칼륨으로 비누를 만드는 것은 조금 어색하게 느껴지지만 가공 과정과 사용에 있어 무해하다면 나쁠 것은 없다고 생각한다. 특히 카카오 버터는 뛰어난 보습 효과로 이미 미용에서도 굉장히 널리 활용되고 있는데 카카오 포드에서도 비슷한 성분을 얻을 수 있다면 미용 영역에서도 사용 범위가 확장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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