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로나 초콜릿
지난 해(2023년) 말 발로나 셰프 기욤 Guillaume Lopvet의 세미나에 다녀온 적이 있었다.
그 때는 'Hands-on' 데모로 참가자들이 직접 앞치마 두르고 함께 디저트를 만드는 세션이었다.
이번에 돌아온 기욤 셰프의 세미나는 디저트 테이스팅 코스로
발로나의 Inspiration 초콜릿 및 다른 초콜릿들을 이용하여
총 다섯 가지 디저트를 선보이며 참가자들의 테이블로 서빙이 되는 세미나였다.
셰프 기욤은 에꼴 발로나 아시아의 셰프로 현재 홍콩에 거주하고 있으며 아시아권에 교육 및 세미나를 담당한다. 현재 내가 거주하고 있는 호주 멜번에서는 3월 12일부터 14일까지 총 3일에 걸쳐서 세미나가 진행되었고, 중간인 13일 수요일엔 두 번의 세션을, 나머지 날은 하나의 세션을 진행하였다.
내가 3월 초에 짧게 2주 간 한국을 다녀왔는데 그 때 셰프 기욤에게서 메세지가 왔다.
멜번에서 세미나를 하는데 혹시 보조로 좀 도와줄 수 있냐고.
냉큼 하겠다고 했다!
다행히 내가 멜번에 도착하는 날은 3월 12일 오전 10시였고, 세미나는 12일 오후 5시에 시작이었다.
집에 도착해서 짐을 풀고 조금 쉰 다음 4시 정도에 세미나 장소로 도착했다.
이미 기욤이 거의 모든 준비를 다 해놨었고 나는 몇 가지만 더 도와준 후
어떤 디저트들이 서빙되는지 기욤이 한 번씩 보여주었고,
참가자들이 온 후에 각 코스별로 재료를 가져다주고 디저트 플레이팅 서빙을 보조하고 서빙하는 것을 도와주었다.
총 다섯 가지 디저트가 나갔는데, 첫 번재 디저트 사진을 안 찍어두어서 아쉽다.
디저트 봤을 때 바로바로 찍었어야 하는데..!
오직 이번 세미나를 위해 다섯 가지 새로운 디저트를 개발한 셰프 기욤! 너무 대단하다.
기욤의 디저트를 보면 항상 깔끔하고 단정하면서 정돈된 예쁜 느낌이다.
호주에서 발로나 초콜릿 수입을 담당하는 회사는 Calender and cheese라는 곳인데
발로나 초콜릿, 리퍼블리카 델 카카오 초콜릿, 소사 재료들(Sosa ingredients), 아다망스 퓨레 등
다양한 재료를 제공하고 있다.
아다망스 퓨레는 에꼴 발로나 본사가 있는 프랑스의 땅헤미타쥬 Tain- l'Hermitage 쪽에 위치해 있으며
100% 과일로만 생산되어 설탕이나 전화당이 첨가되지 않고 당도를 맞춘 퓨레이다.
각 퓨레마다 최고의 과일 생산지를 골라 선별하고 일정한 Brix(당도)를 맞추어서 생산한다.
이번 세미나에서 기욤은 발로나 초콜릿과 아다망스 퓨레를 이용한 디저트들을 선보였다.
첫 번째 디저트는 백도, 유즈슈(유자 사케)와 오스만투스(계화차)를 이용한 디저트이다.
계화차는 중국 쪽에서 디저트에 아주 많이 활용하는데
인기가 많은 건 알았지만 내가 사용해 본 적은 없었다.
이번에 꽃잎 향을 맡아보니 매우 향기롭고 계속 맡고 싶은 향이었다.
향이 아주 달달한 것이 익숙하면서도 잘 모르겠는 향이었는데
모과, 천리향의 향과 비슷하다고 한다.
계화차, 사실 익숙한 노래에 등장하는 계수나무의 꽃잎을 말린 것이다.
어릴 적 쎄쎄쎄하며 부르던 그 노래.
푸른 하늘 은하수
하얀 쪽배에
계수나무 한 나무
토끼 한 마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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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사/작곡 윤극영 님의 동요 '반달')
각설하고, 이 디저트에 사용된 초콜릿은 발로나의 유자 인스피레이션이다.
White peach Adamance sorbet (백도 소르베)
Yuzu Inspiration cremeux (유자 초콜릿 크레무)
Osmanthus and Yuzushu Espuma (계화, 유즈슈 에스푸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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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디저트는 작년에 새로 출시된 후캄비 밀크 초콜릿과 패션 프룻 인스피레이션, 마카다미아를 이용한 디저트.
후캄비 초콜릿을 만든 rolled plaque를 뒤집어 안쪽에 가나슈 몽떼를 짠다.
마카다미아를 적당히 넣고 가나슈 몽떼에 잘 붙인다.
패션프룻 인스피레이션 크레무를 짠 후캄비 브라우니에 뒤집어 올린 후 중앙에 구멍을 살짝 뚫고 마카다미아 프랄린을 짠다.
Hukambi 53% chocolate Brownie (후캄비 브라우니)
Passionfruit Inspiration Cremeux (패션프룻 인스피레이션 크레무)
Hukambi 53% whipped ganache (후캄비 휩가나슈)
Macadamia Praline (마카다미아 프랄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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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 디저트는 언제나 인기있는 Mandari 만자리 다크 초콜릿을 이용한 디저트.
그리고 또 작년에 발로나에서 출시한 Oabika오아비카를 함께 사용하였다.
카카오 열매를 수확하면 초콜릿을 만들기 위해 카카오 포드 안의 카카오 빈(씨앗)을 사용하는데
이 때 카카오 열매의 과육이 많이 버려지고 활용되지 못하였다.
하지만 요즘에는 환경에 대한 경각심도 증가하고 어떻게 모든 것을 활용할 수 있을 지에 대한 접근성도 높아지면서 카카오 과육 자체의 활용도도 높아지고 있다.
따라서 이렇게 카카오 과육의 즙을 제품으로 출시하게 되었는데 그것이 바로 Oabika이다.
색상은 진한 꿀 같은 색이며(짙고 투명한 밤갈색) 내가 느낀 맛은 매실청처럼 시큼하면서도 단맛이 돈다.
자체적으로 당도가 높고 끈적해서 디저트와 음료(칵테일이나 카페에서 즉석으로 나가는 음료 등)에 많이 활용된다고 한다. 이외에도 아주 다양하게 활용될 수 있으며 궁금하신 분들을 위해 아래 발로나 홈페이지(영문)의 링크를 남겨두었다.
Manjari 64% Intense Cremeux (만자리 다크 초콜릿 크레무)
Brunoise of banana soaked in Oabika (바나나를 잘게 큐브로 썰어 오아비카에 절여둠)
Madagascar Vanilla Caramel Cremeux (마다가스카르 바닐라 캐러멜 크레무)
Almond Tuile (아몬드 튀일)
Manjari 64% disc (만자리 다크 초콜릿 디스크)
Banana Oabika chips (바나나 칩)
바나나 칩이 굉장히 얇고 예뻐서 인상 깊었다.
칼로 썰은 후 110'c에 약 30~40분 건조시킨 것이고, 건조 후에 오아비카를 살짝 브러쉬로 발라주었다고 한다.
마무리로는 오아비카를 위에 드리즐 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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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번째 디저트는 라즈베리 인스피레이션과 스트로베리 검을 이용한 디저트이다.
스트로베리 검은 나도 정말 좋아하는 재료로 디저트에 활용하는데
호주 네이티브 재료로 유칼립투스의 한 종류이다.
딸기의 달콤한 향과 유칼립투스의 상쾌한 느낌이 같이 나는데 마치 풍선껌같은 맛과 향이 난다.
아몬드 크루스티앙을 깐 후 스트로베리 검을 넣은 휩가나슈에 생라즈베리 조각들을 올리고 라즈베리 젤리를 올린다.
그리고 발로나 로고를 찍어낸 라즈베리 인스피레이션 초콜릿 디스크를 얹고 동결 건조 라즈베리 파우더를 뿌려준다.
Almond croustillant (아몬드 크루스티앙)
Raspberry jelly (라즈베리 젤리)
Strawberry gum whipped ganache (스트로베리검 휩가나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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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망의 마지막, 다섯 번째 디저트는 아주아주 귀여운 스윗 아란치니!
이 디저트의 발상이 참신했다.
라이스 푸딩(Riz au Lait)를 만들어 그것을 아란치니 모양으로 만들고 튀김옷을 입혀 튀긴 후 둘쎄 블론드 초콜릿과 페어링 하였다.
얼린 디저트 아란치니를 1차로 튀겨준 후 서빙 전에 한 번 더 살짝 튀겨주었다.
그리고 바닐라 파우더를 뿌려 준 후 둘쎄 초콜릿을 살짝 올려 짜준다.
뜨거울 때 바로 먹는 디저트로 안에서는 녹은 둘쎄 초콜릿이 사르르 흘러나온다.
Rice pudding (라이스 푸딩)
Dulcey 35% chocolate (둘쎄 블론드 초콜릿)
셰프 기욤과 함께 한 특별한 경험!
품질 좋은 발로나 초콜릿과 아다망스 퓨레를 활용해서 좋은 디저트를 만들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