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러멜 견과류
고소한 견과류에 캐러멜의 달콤 쌉싸름한 맛.
부드러우면서도 살짝 까끌하게 닿는 촉감.
프랄린은 그 종류가 다양하다. 벨기에에서는 충전물이 들어간 초콜릿 봉봉 자체를 프랄린이라고 부르기도하고, 프랑스 리옹 지방에서 유명한 핑크 프랄린은 결정화된 설탕이 표면에 묻은 아몬드에 붉은 색소를 첨가해 분홍빛이 돌게 만든 당과류이다. 아련한 기억 속에서 프랑스 여행 때 먹어봤던 게 떠올랐는데 되게 맛있었다.
캐러멜화 한 설탕을 입힌 견과류를 가루 낸 것도 프랄린, 그것을 페이스트 형태로 만든 것도 프랄린, 거기에 초콜릿을 첨가한 것도 프랄린이다. 또한 프랑스식으로는 프랄리네praliné라고 한다.
오늘 만든 프랄린은 견과류와 설탕의 1:1 비율로, 캐러멜라이징한 설탕을 견과류에 입혀 페이스트paste 형태가 될 때까지 간 것에 밀크 초콜릿을 섞은 것이다.
프랄린을 만들 때 견과류는 기본적으로는 헤이즐넛을 사용하지만 아몬드나 피스타치오 등 다양한 견과류를 사용하기도 하고 섞어서 사용하기도 한다. 또한 견과류와 설탕의 비율을 굳이 1:1로 하지 않고 0.7:0.3 등으로 바꾸어서 맛과 당도를 취향껏 조절하기도 한다.
견과류를 미리 오븐에 살짝 구운 후 캐러멜화 된 설탕을 입히기도하고, 설탕 코팅을 다시 재캐러멜화 하면서 견과류가 구워짐을 감안해 생견과류를 바로 사용하기도 한다.
설탕을 냄비에 녹이며 온도가 110'c 정도에 다다르면, 불에서 내려 준비해둔 견과류를 넣고 힘차게 섞어준다.
그 때 생기는 충격과 마찰로 견과류 표면에 설탕 결정이 하얗게 맺히게 된다. 하얀 설탕 결정들이 견과류 표면에 맺혀 굳으면 다시 불에 올려 그 설탕 입자들을 녹혀준다. 이 과정에서 설탕의 온도가 올라가 캐러멜화가 진행되며 그 캐러멜은 견과류 표면을 완벽하게 감싸준다. 또한 그 과정에서 견과류도 온도를 받아 구워지고 수분이 증발해나가고 껍질이 터지면서 '탁', '탁' 소리가 난다.
준비해 둔 실리콘 매트에 매우 뜨거운 캐러멜라이즈 된 견과류를 빠르게 부어 넓게 펼쳐준다. 실리콘 매트를 사용해야 캐러멜이 달라붙지 않아 뗄 수 있다. 식으면 조각 조각 부숴서 갈아준다. 이상적으로는 콘칭 기계 정도 되는 스톤 실린더stone cylinder로 갈아주면 아주 부드럽고 매끈한 프랄린을 얻을 수 있지만, 집에서 만들 때는 그렇게 못해서 힘이 좋은 믹서기를 사용했다. 모터와 날이 돌아가면서 열이 전달되고 견과류에서 지방도 새어나와 가루에서 점점 페이스트 형태가 된다. 판매되는 상품보다 까끌거리지만 직접 만든 프랄린의 신선함과 고소한 맛은 엄청나다. 오히려 살짝 까끌거리는 식감도 좋다. 게다가 약간 다크하게 캐러멜을 만들어서 입에서 느껴지는 맛도 달다기 보단 쌉싸름함에 단맛이 감싸주는 느낌이다.
여기에 밀크 초콜릿을 섞어두었다. 페이스트 형태에서 조금 더 걸쭉해지고 맛이 더해졌다.
완성된 프랄린은 초콜릿 충전물로 사용하거나 베이킹에 활용해도 좋다. 토스트에 발라먹어도 되고 더 나아가 세이보리savory 요리에 응용할 수도 있을 것 같다.
레시피 비율은 다르지만 이렇게 견과류를 캐러멜라이징하는 방법으로 견과류에 캐러멜 코팅을 입혀 수분의 침투를 막아주고 식감과 맛을 더해준 후 초콜릿을 반복해서 여러겹 코팅하면 초콜릿이 입혀진 아몬드, '아망드 초콜릿'이 된다.
만드는 과정이 조금 수고스럽지만 캐러멜화 된 견과류는 너무 맛있다. 비교할 수 없는 풍미와 깨물면 날카롭게 터지는 바삭함crunchy. 아몬드 좀 더 사와서 아망드 초콜릿도 만들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