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th Andrea Lopez
리퍼블리카 델 카카오Republica Del Cacao는 에콰도르 산지 카카오를 주류로 사용하는 초콜릿 회사이다. 리퍼블리카 델 카카오의 큰 특징은 설탕부터 카카오버터까지 모두 에콰도르 산을 사용한다는 점이다. 주류로 사용한다고 한 이유는 페루산 카카오와 블렌딩 한 제품도 있기 때문이다. 에콰도르와 페루는 지리상으로 붙어있다. 페루에서 나는 카카오는 붉은 색을 많이 띈다고 한다. 카카오의 특징에 따라 카카오 함량이 차이가 많이 안나도 커버춰를 보면 색상 차이가 꽤 나는 것을 볼 수 있다. 카카오... 흥미로운 너란 녀석!!! 매력만점이야. 제발 멸종하지 말고 건강히 오래오래 지구에 남아줘~!!
현재 호주에서 제과와 초콜릿 관련 제품을 수입하고 업체들에게 판매하는 'Calender and Cheese Company'에서 주최한 리퍼블리카 델 카카오 세미나에 다녀왔다. 현재 Calender and Cheese에서는 Valrhona발로나, Sosa Ingredients소사, Republica Del Cacao리퍼블리카 델 카카오, Adamance fruit purees아마망스 퓨레, Norohy Vanilla노로히 바닐라 등을 소싱하고 있다.
이번 세미나에 함께한 셰프 안드레아 로페즈Andrea Lopez는 에콰도르 출신의 pastry chef/chocolatier이며 2017년에 Republica Del Cacao와 함께 일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정말 사랑스러운 미소와 친절 10000000% 만땅한 셰프 안드레아ㅎㅎ.
이번 세미나는 참여형 세미나여서 모두들 앞치마를 걸치고 각자 레시피를 나눠서 작업을 했다.
세미나에서 만든 제품들은 다음과 같다.
- Amazonia Nougat 아마조니아 누가 (Amazonia 75%)
- Coffee Caramel Bites 커피 카라멜 바이츠 (Ecuadore 56% Fluid)
- Passionfruit & Roasted Corn bonbons 패션푸르츠, 구운 옥수수 봉봉 (Ecuador 33% with roasted corn)
- Blackcurrant & Irish cream bonbons 블랙커런트 아이리쉬크림 봉봉(Peru 38%)
- Crunchy Quinoa & Almonds 크런치 퀴노아 아몬드 (Ecuador + Peru blend 70%)
- Sacha Cacao Pod bonbons 사챠 카카오포드 봉봉 (Peru 38%, Amazonia 75%)
내가 맡은 초콜릿은 마지막의 Sacha cacao pod bonbons였다. Andrea에게 물으니 Sacha는 정글jungle을 뜻한다고 했다. 아마조니아 초콜릿이 아마존 열대우림에서 나는 카카오로 만든 커버춰인데 아마존 열대우림은 거의 브라질에 위치하여있지만 에콰도르에 아마존 정글이 아주 작은 부분 있다고 한다. 거기서 나는 카카오 열매로 만든 초콜릿. Woody, nutty하고 열대우림의 습한 느낌을 그대로 가지고 있는 커버춰. 견과류 느낌 덕분에 견과류를 추가한 레시피와 잘 어울려서 이번 레시피에도 가나슈에 버터 대신 헤이즐넛 페이스트를 사용하였다. 굉장히 흥미로운 풍미의 커버춰였다. 나에게는 산미가 살짝 올라오다가 숲의 느낌과 아주 살짝 텁텁하게 태운 듯한 스모키함이 느껴졌다. 이 커버춰는 꿀과 함께 가나슈를 만들었을때 꿀이 풍미를 더 잘 끌어내어줘서 레시피의 글루코스 일부분을 꿀로 사용되었다. 이번 세미나에서 만든 제품 중 3가지만 봉봉이었는데 다른 봉봉들보다 나는 아마조니아가 제일 맛있었다.
여기에 사용하는 Amazonia 75% 초콜릿의 카카오는 실제로 이렇게 붉은 기를 많이 띄고있다고 한다. 그래서 노랑-주황-빨강 순으로 그라데이션을 줘서 색을 입혀주었다.
아름답다.
카카오 열매 안에 들어있는 가나슈라니!!
Amazonia 75%, 아마존 열대우림의 향을 잔뜩 지니면서 향긋한 꿀의 풍미가 올라오고 고소하고 묵직한 헤이즐넛이 뒤를 따라오는 독특한 개성의 가나슈를 가득 품은 깨물면 톡! 하고 터지는 봉봉이 완성되었다.
몰딩은 Peru 38% 밀크 초콜릿으로 하였다.
사실 난 발로나 초콜릿 팬으로서 거의 발로나만 좋아하니까 리퍼블리카 델 카카오 초콜릿에 큰~ 흥미는 없었는데 이번 세미나를 통해 에콰도르산 초콜릿들을 다양하게 맛보고 또 퀄리티랑 맛이 굉장히 좋아서 선호도가 확 높아졌다. 덕분에 리퍼블리카 델 카카오의 초콜릿 종류도 많이 알게 되고 색다른 맛들도 꽤 느낄 수 있었다. 사실 에콰도르산 싱글 오리진 커버춰들보다 개인적으로는 페루와 에콰도르 카카오를 섞은 블렌드 커버춰가 블렌딩을 진짜 잘한건지 내 입에 너무 맛있었다. 산미와 고소함이 동시에 느껴지는 너티 프루티! 그리고 아주 부드러운 혀에 닿는 감촉mouthfeel을 가지고 있었다. 그리고 또 특이했던 커버춰는 군옥수수가 들어간 Ecuador 33%. '구운' 풍미가 포함되었다는 점에서 발로나의 둘쎄Dulcey와 비슷하기는 하지만 둘쎄는 좀 더 분유 + 고소한 느낌이라면 군옥수수 에콰도르는 진짜 옥수수 향이 스윽~올라와서 재미있었다. 옥수수를 블렌딩 할 생각을 한 게 특이하고 좋았다.
위는 패션프루츠 빠뜨 드 프뤼pate de fruit(프랑스 과일 젤리)와 roasted corn군옥수수를 사용한 가나슈가 들어간 봉봉. 몰딩은 Ecuador 33%로 하였다.
크런치 퀴노아 아몬드. 퀴노아를 뻥튀기한 Quinoa pop이랑 아몬드, 그리고 에콰도르와 페루 블렌드 70% 초콜릿으로 만든 디저트. 아주 바삭하면서도 가볍게 씹히는 퀴노아 팝과 고소한 아몬드로, 보기에는 조금 단단해보였는데 사실 퀴노아와 아몬드가 주는 바삭한 식감 외에는 입에서 사르륵 녹을 정도로 부드러웠다.
커피 + 초콜릿 카라멜을 카카오 사블레 사이에 샌드하여 에콰도르 56%로 엔로빙 해 준 커피 카라멜 바이츠.
카라멜도 좋았지만 카카오 사블레가 카라멜 식감이랑 너무 잘 어울리고 고소하면서 깊은 풍미가 올라와서 굉장히 맛있게 먹었다.
얘도 Amazonia 75%를 사용한 초콜릿 누가와 Amazonia 75% 가나슈를 파이핑 한 디저트인데 위의 아마조니아 봉봉이랑 비교했을때 아마조니아 초콜릿의 특성이 거의 느껴지지 않았던(?) 개인적으로 좀 제일 별로였던 디저트이다. 이상하게 아마조니아 커버춰의 풍미가 많이 안느껴졌는데 누가의 헤이즐넛 맛이 강해서 그냥 견과류맛이 많이 느껴져서 그런건가 싶기도 하고 또 봉봉에 사용한 꿀이 풍미를 끌어올리는데 큰 역할을 한 것 같기도 하다.
리퍼블리카 델 카카오의 초콜릿과 그것들을 이용한 제품들을 볼 수 있는 재미있는 시간이었다.
그리고 같은 업계에서 일하는 여러 사람을 만날 수 있었는데, 아는 얼굴도 한두명?있었고 새로 알게 된 인연도 생겼다. 마치고 얇은 레시피 책과 함께 커버춰 샘플을 몇 개 받아올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 Ecuador 56% fluid가 너무 마음에 들어서 따로 부탁해서 그것도 샘플을 좀 받았는데 'fluid'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카카오버터의 함량을 높인 제품이다. 나는 카카오 전체 함량보다 카카오 버터 자체의 함량이 높은 커버춰를 굉장히 좋아하는데 입 안에서 녹는 느낌 자체가 다르다. 뻑뻑하게 들어왔다가 사르륵 사라지는데 또 그러면서 초콜릿 자체의 풍미도 더 진하게 남기는 것 같다. 하지만 초콜릿을 볼 때 카카오 전체 함량이 높다고 다 카카오 버터 함량이 높은 것은 아니다. 카카오 함량은 카카오 매스와 카카오 버터의 함량이 합쳐진 수치이다. 이번 세미나에서 Ecuador 56% fluid 제품을 접한 게 개인적으로 제일 큰 수확이었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마음에 드는 커버춰였다!!!!! 찾았어!!!!!!
다들 초콜릿 드시고 기분 좋게 주말 마무리 하시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