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5월 18일
어두운 새벽 작업실에서 퇴근하는 길.
인근 공사장길에서 매번 마주치는 분이 있다.
다름 아닌 공사장의 교통을 정리해 주시는 분이신데 늦은 새벽타임을 담당하시는 것 같았다.
웬만하면 그 길이 집으로 가는 직행코스라 그곳을 지나쳐가기 때문에 그분을 마주칠 수밖에 없는데, 어쩐지 아는 사이가 된 것만 같아 왠지 쑥스럽다.
그렇지만 인사는 하지 않는다. 괜히 울리지도 않는 핸드폰을 두드리며 걸어가거나 발걸음을 재촉하기 일쑤다.
사실은 인사를 드리고 싶다. 줄곧 같은자리에서 묵묵히 신호봉을 들고 있는 그분이 있어 퇴근이 늦어도 무섭지 않아 감사하다고. 하지만 그 말이 늘 어렵다. 그래서 그냥 오늘도 지나친다.
그분을 볼 때마다 나도 나의 몫의 하루를 온전히 살고 온 것인지 곱씹어보곤 한다.
나는 나의 삶을 살고 있을까.
누군가에게 감사의 인사를 받을 자격이 있는 삶을 살고 있을까.
이렇게 살지 말아야 한다는 생각이 자꾸만 든다.
그건 미래의 내가 와서 나한테 말해주는 것만 같아 어쩐지 슬픈 마음에 눈물이 났다.
“이렇게 살면 안 돼. 이렇게 살면 후회해. 그러니까 지금 기회 있을 때 바꿔. 지금이 기회야.”
어떻게 해야 후회를 남기지 않는 삶을 살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