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치를 제거하는 것에 관한 고찰
6개월 전부터 한쪽 이가 시렸다. 치과 가기가 두려웠던 건 치료 소리보다 무서운 치료 비용 때문이었다. 다행히도 치과에서는 별문제 없으니 걱정하지 말라고 했다.
몇 달이 지나도 이는 여전히 시렸고, 다시 치과에 갔을 때는 신경치료를 하고 크라운을 씌워야 한다고 했다. 발견하기 어려운 곳에 있어서 발견하지 못했다는 그 뻔뻔함이 너무나 당당해서, 그럴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도 화가 났던 건 6개월 전에 치료했으면 이 정도는 아니지 않았을까 하는 가정 때문이었고, 분노가 살짝 사그라든 건 치과에서 제시한 할인 때문이었다.
의자에 앉자 치위생사가 의자를 뒤로 젖혔다. 입 모양에 맞춰 구멍이 뚫려있는 초록색 천이 얼굴을 덮고 몇 분 지나지 않아, 귀를 자극하는 소리가 연신 들려왔다. 소리를 중화하려는 혹은 안심시키려는 의사의 말.
“충치가 깊네요.”
충치의 고약한 냄새를 왜 이전에는 몰랐을까. 의사가 보여준 노란 덩어리는 정녕 내 몸의 일부였을까 싶을 정도로 낯설었다. 한 때는 나의 일부였지만 이제는 나의 일부여서는 안 되는, 그 상실이 무서웠다. 내가 나의 일부를 죽인 것 같아 마음이 아렸다. 충치를 제거한 자리에는 휑한 구멍만이 남았고, 내 혀는 새로운 것에 이끌리듯 계속 그 구멍을 찾았다. 신경치료는 세 번에 나눠서 진행했고, 마지막 날 크라운을 씌우기 위해 갉아놓은 내 이는 어떠한 것보다도 왜소하고 초라했다. 돌도 씹어먹을 수 있을 것 같았던 내 어금니가, 잇몸에 붙어있는 것조차 힘겨워진 꼴이 되어버린 게 웃겼다.
그래서 슬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