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세상이 주는 안도감
구속당하는 게 싫다. 내가 어딘가에 묶여 있다는 생각은 나를 발버둥 치게 만든다. 돈을 벌기 위해 하는 일이 내 시간을 구속한다는 느낌이 드는 순간 그 일을 대체할 것을 찾고, 좋은 관계로 나아가려는 썸남이 나를 구속한다는 생각이 드는 순간 그 상대를 밀쳐내게 된다. 그런데도 늘 구속되어있으면서 피하지 못하는 것이 있으니, 휴대폰이다.
중요한 어떤 일을 할 때 의도적으로 휴대폰을 보지 않으려 한다. 이때 휴대폰은 보상으로 작용한다. 떨쳐내기 위해서 보상으로 작용하다니, 참으로 아이러니하다. 휴대폰은 언제부터 나에게 이토록 침투되었나. 휴대폰과 인터넷의 콜라보는 대성공! 사람들을 넓은 세상인 듯 작은 세상인, 작은 화면에 묶어두었다.
어쩌면 이 작은 세상이 주는 안도감이 사람들을 구속하는 시발점이 되지 않았을까. 세상과 조금이라도 연결되어 있다는, 주변과 조금이라도 맞닿아 있다는 느낌. 그래서 나는 외롭지 않다는 자기 암시. 하지만 외롭다고 소리치는 사람들이 점점 더 많아지는 세상이다.
가족과 밥을 먹을 때, 친구들과 수다를 떨 때도 휴대폰을 하는 사람들이 늘어간다. 휴대폰 속 세상은 내가 있는 진짜 세상보다 훨씬 유용하고 넓은 것처럼 느껴지니까. 잠깐의 틈이 싫으니까.
우리는 이제 잠깐의 틈을 즐기기에 너무 급해진지도 모르겠다.
어떠한 글자도, 음악도, 영상도 없는 세상은 생각만으로도 어색하고 숨 막히니까. 그래서 우리는 휴대폰을 하는지도 모르겠다.
최근에 어떤 철학책에서 "우리는 모든 구속으로부터 자유로울 순 없으며, 몸이라는 신체에 구속되어 있다"는 문장을 읽었다. 휴대폰이 나오기 전에 살았던 이 철학자의 문장은, 수정되어야 한다.
“우리는 모든 구속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우리는 몸이라는 신체에 구속되어 태어났으며, 휴대폰 없인 유지 불가능한 사회에서 살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