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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이엠 저리킴 Aug 06. 2021

마음이 아픈데 왜 대일밴드를...

정확한 진단, 정확한 처방, 정확한 치료

최근 <슬기로운 의사생활> 시즌 2가 새롭게 시작했다. 작년 의업 파업 때를 생각하면 드라마에 출연하는 많은 의사들이 너무 과하게 미화되어 불만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응답하라...> 시리즈와 <슬기로운...> 시리즈를 애정하는 나로서는 안 보고 넘어갈 수가 없는 애증의 드라마이다.


의사라 함은 전문성을 가지고 정확한 진단과 적합한 처방과 치료를 통해 환자들의 병을 낫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하는 직업이다. 다수의 의사들은 그런 본인의 직분에 맞는 노력과 경험을 통해 최상의 결과를 보여준다. 반면 그렇지 않은 의사들도 경험상 수두룩하다. 직업의식은커녕 직업윤리에도 벗어난 몰상식한 의사들에 대한 뉴스는 하루가 멀다 하고 쏟아진다.


그중에 가장 최악의 의사를 꼽아 보라면 잘못된 진단과 엉뚱한 처방을 하는 의사가 아닐까 싶다. 물론 일부러 그러는 것은 아니겠지만 자신의 임무와 역할에 대한 소명의식 없이 그저 건성건성 보다 보면 그런 결정적인 실수를 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 그런 경우가 자주 발생하지는 않지만 한 번 발생했을 때 엄청난 파장을 주는 경우가 많다. 상황에 따라서는 한 사람의 목숨이 위태해질 수도 있는 것이다.




회사를 운영하다 보니 어느 정도 노하우가 생긴다. 어떤 직원이 어떤 고민을 하고 있을지. 그 직급과 업무와 상황에 따라 생각은 매일매일 달라진다. 어제까지는 파이팅 넘치던 직원이 오늘은 갑자기 번아웃이 되는 경우도 있다. 하루가 다르게 급변하는 직원들의 마음을 매일 주식 차트 확인하듯 실시간으로 체크하기란 매우 어려운 일이다. 특히 직원의 수가 많아질수록 대표자의 입장에서는 더 어려워진다. 그래서 더 조직과 시스템이 필요한 것이다.


팀장의 경우 아무래도 팀원들과 더 가까이 소통을 하고, 여러 일정들을 통제할 수 있기 때문에 팀원들의 심리 상태를 비교적 정확하게 체크할 수 있다. 그런데 그 상황에 대한 분석을 전혀 엉뚱하게 하는 시니어들을 종종 보게 된다.


"애들이 맨날 힘들다고 하는 건 그냥 알아 달라고 투정 부리는 거니까 신경 쓰지 말고, 자꾸 받아주지 마세요"


"괜히 다른 사람들은 편한 거 같고 자기만 일하는 거 같으니까 어리광 부리는 거예요"


"작년하고 똑같은 일 하는 건데 뭘 저렇게 매번 투덜대는지, 더 이상 못 들어주겠어요"


자기가 모든 것을  파악하고 있고,  사람 마음속에 들어갔다   마냥 단호하게 진단을 해버린다. 그리고는 내게 일일이 신경 쓰지 말라고 한다. 그렇게 살면 피곤해진다고... 세상 저렇게 편한 관리자가 있을까? 오랜 고민 끝에 나온 말이라면  믿어줄 만한데, 그냥 생각나는 대로 뱉은 말에 불과하다. 크게 고민을 해본 적도 없고,  필요를  느낀 사람의 흔한 허세이다.


"에이, 이런 증상의 경우 내가 잘 아는데 딱 봐도 그냥 감기예요. 약 먹고 푹 쉬면 좋아집니다. 걱정 마세요"


"말을 들어보니까 앞뒤도 안 맞고, 횡설수설하는 거 딱 보니까 그냥 저 사람이 훔친 거 맞는 거 같네요"

 

확증편향의 ㅈ문가들(심한 욕)이 판치는 세상이다. 그 사람의 심리 상태에 대해 고민도 하고, 그 고민을 바탕으로 심도 있게 대화를 나눠본 후에 하는 얘기라면 어느 정도 믿어줄 만 한데 그냥 신내림 받은 애기 동자 마냥 "척 보면 앱~~니다!"라며 의기양양해한다. 하지만 그 말이 못내 의심스러워 내 분석을 바탕으로 그 직원과 직접 소통해보면 세상 다른 이야기를 하는 경우가 많다. 아뿔싸! 또 선무당이 사람 잡을 뻔했다. 그러니 팀원들도 그 고참들을 믿지 못하는 지경에 이르게 된다.


이렇게 엉뚱한 처방전으로 작은 병을 더 키우는 얼치기 의사들처럼, 직원들의 진짜 상처를 외면한 채 자신의 위세만을 떨치려는 얼치기 관리자들이 많다. 대한민국의 수많은 중소기업 대표님들이 아마 여기에 해당이 될 것이다. 본인은 절대 아니라고 생각하겠지만... 내 기준과 잣대로 상대의 마음을 평가하지 말고, 상대의 입장으로 상황을 평가해야 한다. 자신이 없으면 외부의 도움이라도 받아서 직원들이 진짜 원하는 게 무엇인지를 객관적이고 냉정하게 파악하여 정확한 처방전을 내리기를 바란다.


출처 : 어반브러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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