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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심 작가 진절 Aug 05. 2021

작은 차이들이 쌓여 만든 엄청난 성과

백종원 골목식당 <하남 김밥 모녀> 후기


후기라고 하기엔 조금 민망하다. 왜냐하면 저 영상을 다 본 게 아니라 저 문장이 너무 마음에 와닿아서 보다 말고, 브런치에 접속했다. '조금씩의 차이가 쌓여 만든 완성도 높은 김밥'이라는 백종원 대표의 표현이 참 멋지면서도 상당히 철학적이라고 느껴졌다. 


저 말이 나오게 된 배경은 이렇다. 보통 김밥이라는 것은 맛있고, 맛없고를 구분하기가 쉽지 않은 음식이다. 그만큼 김밥의 맛이라는 게 거의 표준화되어 있다. 김밥에는 생각보다 많은 종류의 식재료가 담겨 있는데, 그 하나하나의 식재료를 합쳐 놓은 종합 식품이다. 이 모녀의 김밥집에서는 밥을 할 때 올리브유와 소금을 살짝 넣는다. 그리고 햄, 맛살, 어묵 등의 재료들을 프라이팬에 한 번씩 볶아준다. 단무지를 차별화하기 위해 비트로 단무지를 물들였다. 돈가스 김밥의 경우에도 기성 돈가스를 사용하지 않고 직접 손으로 두드려 만든 돈가스를 사용한다. 이렇게 개별 재료들을 그냥 내놓는 것이 아니라 하나하나 디테일한 터치를 통해 조금씩의 차이를 쌓아서 완성도가 높은 김밥이 탄생하게 된 것이다. 




우리의 삶도 비슷한 이치이다. 결국 잘되는 사람, 성공한 사람들을 잘 살펴보면 아주 작은 차이들이 모여 엄청난 성과를 낸 경우가 많다. 과정을 자세히 들여다보지 않고 결과만 봤다면, 단지 운이 좋아서 잘 되었다고 치부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냥 그렇게 된 경우는 거의 없다고 단정할 수 있다. 우리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그만의 작은 디테일이 그를 성공으로 이끌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런 작은 차이들이 쌓여 큰 결과로 이어지기까지는 상당히 오랜 시간이 걸릴 수 있다. 보통의 사람들은 그 지루한 과정을 견디지 못하고 중간에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어쩌면 아예 어떤 디테일이 필요한지 알지 못한 채 생을 마감하는 경우가 대부분일 것이다. 


이것은 한 개인에게 국한된 이야기가 아니다. 회사를 비롯한 어떤 조직도 마찬가지이다. 작은 조직의 경우는 조금 다르지만 어느 정도 규모가 되는 회사는 한 두 사람의 하드 캐리로 끌고 갈 수 없다. 조직원들의 역량을 전체적으로 10%씩만 끌어올려도 조직의 전체 역량이 강화된다. 그것은 곧 고객과의 신뢰로 이어지고, 회사의 성장은 어느 순간 눈덩이처럼 커진다. 


직원의 개인 역량을 10%씩 끌어올리는 일이 어디 쉬운 일인가. 그것은 시스템으로 해결할 수 있다. 회사의 크기에 관계없이 규모에 맞는 시스템과 규칙을 잘 갖춰 놓아야 한다. 그렇게 직원들이 다른 곳에 헛된 시간과 힘을 뺏기지 않고 오로지 일에만 집중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주면 역량은 자연스럽게 올라갈 수 있다.  


조금씩 다른 차이를 가진 재료들이 모여 완성도 높은 김밥을 만들어내듯, 조금씩 다른 차이를 가진 사람들이 모여 조직을 이룬다. 개개인들의 능력의 총합이 바로 회사의 능력의 총량이고 크기인 것이다. 규모가 큰 회사일 수록 이 당연한 사실을 알지 못하고, 큰 회사에 좋은 인재가 몰린다는 착각에 빠지는 것이다. 


다시 한번 정리해보자면 좋고 비싼 김밥에 좋은 재료가 들어가는 게 아니라, 좋은 재료들이 모여 완성도 높은 김밥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그 하나하나의 좋은 재료를 만드는 것이 요리사이듯, 그 한 명 한 명의 훌륭한 인재를 만드는 것이 시스템이다. 이 간단한 원리를 절대 잊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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