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아이엠 저리킴 May 21. 2020

'그늘'에서 꿈을 펼치다.

순수복합문화예술공간 『그늘』


어쩌다 보니 홍대 불어불문과 출신인 내가 이벤트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業에 몸담게 되었고, 그렇게 15년간의 직장생활을 발판 삼아 4년 전에 후배 2인과 함께 험난한 스타트업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구체적인 계획이 있었던 것은 아니었으나 무슨 일을 해도 성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넘쳤었다. "누구나 그럴싸한 계획을 가지고 있다. 나한테 쳐맞기 전에는.."이라는 마이크 타이슨의 명언처럼 처음 2년간 우리도 정말 많이 깨지고, 굴욕 당하고, 악착같이 살기 위해 여러 가지 노력을 했다. 비빌 언덕이 없었으므로 어떤 언덕이라도 가릴 것 없이 최선을 다해 비빌 수밖에 없었고, 그러다 드디어 제대로 비빌 언덕을 만나 이제 겨우 좀 숨을 쉴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런 와중에 거래하고 있던 기업은행과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의 적극적인 도움을 통해 얼마 전 우리 회사에 새로운 보금자리가 생겼다. 만 4년 만에 드디어 꿈에 그리던 사옥을 매입하고 지금 열심히 리모델링 공사를 진행 중이다. 사옥을 계획하던 단계에서부터 꼭 한 가지 하고 싶은 것이 있었다. 바로 젊은 청춘들이 누구나 부담 없이 자신의 재능을 펼칠 수 있는 문화 공간. 우리처럼 비빌 언덕이 없는 사람들에게 자그마한 언덕이 되어줄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었고, 우리 사옥 지하층에 만들어질 '휴식 같은 공간 : 그늘'이 바로 그 곳이다.


애초에 사옥을 매입한 것이 임대 수익을 목적으로 한 것이 아니었기에 4층과 5층은 우리 회사에서 사용하고, 1~3층은 각각 지인들에게 시세보다 훨씬 저렴한 비용으로 임대를 주고, 지하는 말 그대로 순수 복합문화예술공간으로 운영을 할 예정이다. 임대료로 나오는 비용으로 금융이자를 충당할 수 있을 정도면 충분하다는 판단으로 그런 결단을 내렸다. (물론 어마어마한 심리적, 물리적, 내부적 저항이 뒤따랐지만 ^^)


'그늘'의 운영 방식을 어떻게 해야 할지 논의하는 과정에서 엄청난 고뇌와 번민이 시작되었다. 처음에 머릿속으로 구상을 하던 단계에서는 사실 무료 나눔 공간인데 뭐 어떻게든 되겠지 하는 막연한 생각이 있었다. 하지만 방식을 고민하면 고민할수록 점점 깊은 수렁에 빠지는 기분이었다. 아, 무료인데 뭐가 이렇게 어렵담...


잘 이해가 안 가실 수도 있을 텐데, 예를 들면 이 공간에서 콘텐츠를 하고 싶은 사람을 모집하면, 그것에 참여하는 사람은 어떻게 모을 것이며, 반대로 참가하려는 사람은 어느 정도 모였는데, 적절한 콘텐츠 제공자가 나타나지 않으면 어떻게 할 것인지.. 양질의 콘텐츠 유치 및 최소한의 운영비를 위해 참가 전용 멤버십 혹은 대관 전용 멤버십을 최소 비용으로 모집한다고 해도, 약간의 비용을 받는 것 때문에 수익사업으로 오해를 하면 어쩌지? 적은 비용이나마 지불을 했으니 또 그에 걸맞은 콘텐츠를 제공해야 하는 부담감 등등 이것저것 신경 쓰다 보니 운영방식만 벌써 3~4번째 리셋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이쯤 돼서 뭔가 괜한 짓을 한 것 같다는 말을 입 밖으로 꺼내는 순간 그동안 반대했던 수많은 사람들의 집중포화를 맞을 것이 두려워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즐거운 척 열심히 또 머리를 굴리고 있지만 사실 예상했던 것보다는 한 10배쯤 고민할 것이 많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어찌 한 번에 쉽게 쉽게 끝나는 일이 있던가? 늘 인생은 어렵고, 그래서 재밌는 것이니 끝까지 최적의 방법을 찾아내고야 말 것이다.


원점으로 돌아가서 다시 고민을 하며 잠정적으로 얻은 결론은, 처음의 기획 의도대로 콘텐츠를 하고 싶은 다양한 크리에이터들에게 공간의 기회를 제공해주고, 그 콘텐츠들을 소비하고 싶은 다양한 참가자들에게 참가 기회를 제공한다는 기본 원칙에 따라서 첫 2개월 동안은 콘텐츠 제공자와 콘텐츠 참여자에게 모두 무료로 제공하는 방식으로 파일럿 운영을 해보려고 한다. 2020년 8월~9월 2개월간의 파일럿 운영을 통해서 주최자와 참가자 그리고 공간을 제공하는 우리, 이 삼자가 함께 서로가 원하는 방향을 찾아보려고 한다. 두 달 동안의 파일럿 기간 동안 조금씩 양보하고, 서로를 배려하고, 진지하게 고민하다 보면 분명히 우리는 또 답을 찾아낼 것이고, 누구도 손해보지 않고,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아름다은 모델을 찾아낼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아마도 거기서 찾은 서비스 모델로 10월부터 12월까지는 정식 서비스 시즌1으로 운영을 해보고, 또 거기서 생기는 여러 가지 문제점이나 개선사항, 더 좋은 아이디어를 접목하여 2021년에 보다 완벽한 모습으로 시즌2를 진행하는 스케줄을 잠정 생각하고 있다. (너무 인기가 안 좋으면 시즌2는 그냥 일반 대관할 수도 ㅠㅠ)




자, 그래서 종합적으로 다시 정리를 한번 해보자면...

 

* 공간명 : 순수복합문화예술공간 그늘

* 위치 : 홍대입구역 1번 출구 도보 약 8분 거리 (아만티 호텔 뒤편 / how factory 지하 1층)

* 오픈 예정일 : 2020년 7월 중순경 (7월 17일 금요일 예정)

* 파일럿 운영기간 : 2020년 7월 17일 ~ 9월 20일 (※ 공사일정에 따라 운영기간은 변경될 수 있음)

* 콘텐츠 신청기간 : 2020년 6월 15일 ~ (※ 공사일정에 따라 신청기간 변경될 수 있음)

* 콘텐츠 제공자 모집

   - 공연, 강연, 원데이 클래스, 유튜브 공개방송, 게임대회, 시네마데이, 스터디 모임, 전시 등

   - 기존 주최자와 참가자를 보유하고 있는 각종 모임과 콘텐츠 제공자 대관 가능

   - 자체 모집 고객 외에 '그늘' 멤버십 회원의 참여 가능한 콘텐츠 (20% 이내)

   - 다단계, 종교 모임, 단순 동호회 모임, 정치 모임 등의 콘텐츠는 승인 거절될 수 있음

   - 콘텐츠는 유료/무료 관계없으나 비용 책정은 반드시 대관처와 협의 필요 (고액 티켓 불가 등)

* 콘텐츠 참여자 모집

   - 상기 콘텐츠에 관심이 있거나, 참여 의사가 있는 사람이면 누구나 멤버십 신청 가능

   - 파일럿 기간 동안 멤버십 가입은 현장에서 신청

   - 콘텐츠 참여는 공식 인스타그램에 올린 콘텐츠 게시글을 통해 신청 가능

   - 콘텐츠 참여 후 리서치 참여 / 인스타그램에 댓글로 후기 인증

   - 파일럿 기간 이후, 멤버십 회원들과의 협의를 통해 정기회원 비용 책정 예정

* 공식 계정 

   - 인스타그램 : instagram.com/space.gnl (6월1일 공식오픈 예정)

   - 상기 브런치의 내용은 최종 확정안이 아닌 참고용임

   - 인스타그램 공식 계정에 최종 오피셜 공지사항 반드시 확인!!

     (콘텐츠 스케줄, 콘텐츠 대관 신청, 콘텐츠 참여 신청, 공지 사항, 대관 규약 등)




혹시라도 주변에 좋은 재능과 콘텐츠를 가지고 있는데 공간이 없거나, 함께 보아줄 사람이 없거나, 같이 이야기할 동료가 없거나 하는 안타까운 사람이 떠오른다! 하면 저장해놓고 바로 공 to the 유 OK?



매거진의 이전글 슬기로운 갑질생활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