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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소심 작가 진절 Sep 20. 2021

나는야 "열정적인 중재자"

단언컨대, MBTI 검사는 최고의 Personality 테스트

나는 남들이 다 하는 건 잘 안 하려는 마이너리티 습성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인지 나는 MBTI 검사를 계속해서 외면하다 결국 최근에서야 테스트를 받게 되었다. 테스트를 진행하다 보니 약간 애매한 문항이 몇 개 있었으나 최대한 중립을 지양하고 '동의'와 '비동의' 중 한쪽을 선택하려고 노력했다.

MBTI 테스트가 알려준 나의 Personality는 <INFP>이다. <열정적인 중재자>라는 마음에 쏙 드는 부제도 함께 얻었다. 다들 이 MBTI의 원리에 대해 잘 알고 있겠지만 간단히 한 번 짚어보고 넘어가자면, 먼저 외향(E)과 내향(I) / 감각(S)과 직관(N) / 사고(T)와 감성(F) / 판단(J)과 인식(P)의 네 가지 항목으로 구분되며 각 경우의 수를 계산하면 총 16가지의 성격 유형이 도출된다. A, B , AB, O 4가지로 구분되는 혈액형 방식보다 얼마나 과학적이고 신뢰가 가는 방식인가? (이 갑작스러운 태세 전환 무엇?)

출처 : 성대신문

첫 번째는 에너지의 방향이 외향(Extroversion)이냐, 내향(Introversion)이냐에 대한 구분이다. 나의 경우는 상당히 외향적인 성격으로 오해하기 쉬운데, 스스로에 대한 고민을 누구보다 많이 하는 유형의 인간이기에 사실 내향적인 쪽에 속하는 것이 맞다.

두 번째는 개인이 정보를 수집하는 방법이 감각적(Sensing)인가, 직관적(iNtuition)인가에 대한 구분이다. 감각적인 사람은 5개 감각을 있는 그대로 기억하고 받아들이는 반면, 직관적인 사람은 무의식과 주관적 통찰에 의해 정보를 기억한다고 한다. 사람을 만날 때 인상과 옷차림을 기억하면 감각 쪽이고, 성격이나 취향을 기억하면 직관 쪽이라고 하니, 나의 경우는 직관 쪽에 가까운 것이 맞다.

세 번째는 의사 결정을 하는 과정에 대한 부분으로 사고형(Thinking)이냐, 감정형(Feeling)이냐로 구분된다. 이 경우는 '옳다/그르다'가 기계적으로 명확한 경우가 '사고형'이고, '더 그렇다/덜 그렇다'로 다소 명확한 선긋기가 어려운 경우가 '감정형'이라고 한다. 사실 이 부분은 명확하게 어느 쪽이라고 단언하기 어려워 이 항목은 무승부로 정해야 할 것 같다.

마지막으로 추진방식이나 생활양식을 판단하는 기준으로 판단형(Judging)과 인식형(Perceiving)으로 구분된다. 나는 외부 규칙에 따라 행동하는 '판단형'에 비해, 주관적인 호감과 개방적인 유연성을 가진 '인식형'에 가까운 편이다. 계획 없이 글을 쓰는 성향으로 비쳐봤을 때 '인식형'이 맞는 듯하다.

이렇게 세 번째 항목을 제외한 나머지 세 개 항목은 어느 정도 맞는 편이라고 할 수 있다. 그 결과 나는 <INFP : 열정적인 중재자>라는 영광스런 칭호를 얻게 되었다. 최악의 상황에서도 긍정적이고 좋은 면을 바라보며 더 좋은 상황을 만들고자 노력하는 이상주의자이고, 단순한 흥미가 아닌 나름의 원리원칙에 근거하여 사고하고 행동하며, 직관적인 성향을 통해 더 창의적인 일에 몰두한다는 설명이 덧붙어 있다. 전부는 아닐지라도 대부분의 내용이 실제 내 성격이나 철학과 맞닿아 있는 편이다.

여담으로, 분석 내용을 다 떠나서 <열정적인 중재자>라는 말을 처음 딱 보았을 때 직관적으로 나는 문재인 대통령이 바로 떠올랐다. 중국과 미국의 관계, 북한과 미국의 관계, 진보와 보수의 관계, 상식과 비상식과의 관계 등 다양하고 복잡한 여러 관계들 속에서 일방적인 지시나 결론을 내리는 것이 아니라 중재와 타협을 통해 최상의 결과를 이끌어 내려는 노력이 겹쳐졌다. (실제 문재인 대통령의 MBTI가 밝혀지지는 않았으나 INFP로 예측하는 조사는 없었다. 흑흑)

나 역시도 수많은 갈등 관계에서 쉽게 결론 내리지 않고 최대한 양쪽의 의견을 조율하며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해왔다. 일방적으로 결론 내리고 지시하면 간단히 끝날 수 있는 일이지만 마지막까지 상호 협의를 통해 진행하도록 하여, 항상 좋은 결과와 함께 많은 사람으로부터 신뢰를 받아왔다고 자부한다.

대부분의 MBTI 관련 글에서는 이 테스트를 맹신하지 말라고 한다. 하지만 우리가 언제는 혈액형 테스트나 각종 심리 테스트, 별자리 운세에 인생을 걸었던 적이 있었나? 재미로 보는 테스트이긴해도 '내가 보는 나', '남이 보는 나', '무의식의 나'를 살펴보면서 자기 자신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또 타인에 대한 이해를 통해 커뮤니케이션이나 협업 등의 방향을 정하는 데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