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아이엠 저리킴 Dec 07. 2021

넷플릭스의 이익 독점?

투자는 언제나 리스크와 기회를 동시에 갖는 법

<오징어 게임>의 열풍이 채 식기도 전에 <지옥>이 또다시 전 세계 넷플릭스 시청자들을 사로잡고 있다. 이 두 개의 드라마뿐 아니라 <갯마을 차차차>, <연모>, <마이네임> 등 다양한 작품들이 상위권에 오르내리며 한국의 소프트 파워를 과시하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BTS의 빌보드 점령과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 아카데미상 수상 등 그동안 문화의 변방에 머물러있던 한국의 위상이 세계 정상급 수준으로 올라섰음이 증명되고 있다.


나는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나라가 되기를 원한다. 가장 부강한 나라가 되기를 원하는 것은 아니다. 내가 남의 침략에 가슴이 아팠으니, 내 나라가 남을 침략하는 것을 원치 아니한다. 우리의 부력(富力)은 우리의 생활을 풍족히 할 만하고, 우리의 강력(强力)은 남의 침략을 막을 만하면 족하다. 오직 한없이 가지고 싶은 것은 높은 문화의 힘이다. 문화의 힘은 우리 자신을 행복되게 하고, 나아가서 남에게 행복을 주겠기 때문이다. -김구-


<오징어 게임>의 경우 총 제작비 200억 수준으로 9편의 명품 드라마를 만들어냈다. 넷플릭스 CEO 헤이스팅스가 한국을 좋아할 수밖에 없는 이유이다. 미드 <왕좌의 게임> 한편 제작비가 200억 수준이라고 하니 1편 제작비로 9편 시리즈를 만들어 낸 한국 콘텐츠의 가성비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고 할 수 있다. 200억을 투자해서 수억~수십억 달러의 매출 효과를 이루어냈으니 효자 중의 효자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오징어 게임>의 제작사는 200억이라는 비용으로 콘텐츠를 만들어냈으나 정작 <오징어 게임>의 대박 행진에 넷플릭스만 온전히 수익을 독점하는 것을 비난하는 것이다. 넷플릭스는 통상적으로 소위 러닝 개런티가 없는 계약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것은 기업의 경영이념이라고 볼 수 있다. 넷플릭스는 투자만 할 뿐, 콘텐츠가 흥행에 실패해도 제작사는 책임을 지지 않는다. (다만 차기작 계약에 어려움이 있을 수는 있겠지만) 


투자라는 것의 속성이 그러하다. 주식이나 부동산도 마찬가지로 누가 정보를 줘서 투자를 결정했으면 모든 책임은 투자한 본인이 책임을 져야 한다. 손해가 났다고 정보를 준 사람에게 손해 배상을 청구할 수 없는 것이다. 수익이 나면 그 수익을 나눠줄 리 만무하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시나리오와 기획안을 보고 투자를 결정한 넷플릭스가 그 리스크를 책임지거나 혜택을 누리는 것은 너무도 당연하다. 그것이 불만이었으면 애초에 <오징어 게임> 제작진은 이 계약을 하지 말았어야 한다. 정작 제작진은 아무 말도 안 하는데 일부 언론과 자칭 전문가들이 넷플릭스의 투자 방식을 맹비난하고 있다. 


<오징어 게임> 한 편으로 황동혁 감독과 제작사는 금전적인 이익 이상의 기회를 얻게 되었다. 넷플릭스의 경쟁 상대인 디즈니 플러스와 HBO, 왓챠 등이 속속 한국에 지사를 설립하며 한국을 콘텐츠 생산 기지로 활용하려는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다. 한국의 수많은 제작사와 감독들에게는 엄청난 기회가 생긴 것이다. 그것이 단순히 한 편의 러닝 개런티보다 훨씬 큰 기회라는 것을 전혀 알지 못하는 근시안적인 분석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 회사의 예를 한 번 들어보도록 하겠다. 회사가 처음 2년 동안은 아주 힘들게 운영이 되었다. 하지만 직원들 급여는 한 번도 밀리지 않고 지급하였다. 성과가 나지 않았지만 매년 일정 수준으로 급여를 인상해주었다. 그러다 단 한 번의 기회를 잡아서 간신히 회사는 성과를 내기 시작했고, 직원들이 그 업무를 성실히 수행을 해서 회사가 어느 정도의 수익을 냈다. 회사는 직원들에게 급여를 제공했기 때문에 사실 별도의 인센티브를 지급할 의무가 없었지만 그래도 고생한 것에 대한 감사의 표시로 소정의 인센티브를 매년 지급했다. 


2020년부터 시작된 코로나로 인해 회사는 엄청난 손해를 입었지만 직원들의 월급을 삭감하거나 동결하기는커녕 정상적으로 인상해주었다. 그리고 코로나 시국에 너무 고생한 직원들에 대한 감사의 마음으로 아주 적은 금액이나마 상여금도 지급했다. 회사와 직원은 계약에 의거하여 자신의 역할을 하면 그만이다. 회사가 손해를 본다고 직원들에게 그 책임을 미루지 않는 것처럼, 회사가 수익이 난다고 해서 직원들에게 인센티브를 지급해야 할 의무는 없는 것이다. 회사는 투자를 했으므로 그 손해에 대한 무한 책임을 져야 하지만, 그 이익에 대해 독점적인 권리를 가질 자격이 있는 것이다. 


<오정이 게임>의 수익을 넷플릭스가 독점하는 것을 비난하는 사람은 책임은 회피하면서 권리만 주장하는 전형적인 책임회피형, 이율배반적인 인물이라고 할 수 있다. 정작 그렇게 주장하는 사람들이 자신의 돈을 투자해서 매장을 운영한다고 했을 때, 수익이 났다고 직원에게 계약에 없는 추가 비용을 줄 수 있는지는 알 수 없는 노릇이다. 누구나 말로는 다 잘할 수 있다고 하지만 그것을 실천하는 일은 정말 쉽지 않다. 


우리 회사가 처음 큰 수익을 냈던 2018년. 인센티브를 지급할 의무가 없었고, 주변에서도 모두 만류했지만 나는 이전에 한 번도 받아 본 적이 없는 인센티브를 지급했다. 그 규모는 거의 1억에 가까운 비용이었지만 직원들에 대한 투자라고 생각하고 과감히 집행했다. 그건 나의 신념이자 철학이기 때문에 그렇게 결정을 한 것뿐이었다. 넷플릭스가 어떤 회사인지 정확하게 알지 못하고, 그 회사를 옹호하려는 생각은 전혀 없다. 다만 그 투자에 대한 개념도 정확히 인지하지 못하고 입만 나불대는 사람들에게 꼭 한 번은 말해주고 싶었다. 


너나 잘하세요

#넷플릭스 #NETFLIX #오징어게임 #SQUAD_GAME #지옥 #HELLBOUND 

매거진의 이전글 모두가 변해야 할 시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