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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심 작가 진절 Jan 18. 2022

새로운 한류 : K-People

한국인만 모르는 한국인의 능력

한국인만 모르는 한국인들의 위대한 능력

우리는 한국인이면서도 누구보다 한국인의 특성을 잘 모르고 있는 편이다. 다른 나라에 비해 우월한 능력을 가지고 있음에도 어린 시절부터 귀에 박히게 들어온 고정관념 때문인지 밖으로 드러내는 것을 부끄럽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벼는 읽을수록 고개를 숙인다'라던지, '모난 돌이 정 맞는다', '가만히 있으면 중간이라도 간다'와 같은 속담에서도 알 수 있듯이 남들에게 항상 겸손해야 하고, 튀면 안 된다는 식의 교육을 어릴 적부터 받아와서인지 어딘가 모르게 주눅 들어있는 느낌이었다.


하지만 최근 10년여의 상황을 보면 천지가 개벽을 한 것 같다. 새로운 한류는 문화에서부터 시작되었다. 기생충이 전 세계의 모든 주요 상을 휩쓸고 간 뒤, 이어 BTS가 빌보드 차트를 점령하고 전 세계 모든 나라에서 신드롬 수준의 인기를 얻는다. BTS의 경우 단순히 'K-POP 가수의 글로벌 대활약' 수준이 아니라 그냥 '글로벌 TOP 아티스트'의 반열에 올랐다. 이후 코로나 시국이 되면서 전 세계가 패닉에 빠졌지만 한국인은 그냥 망연자실하고 앉아만 있지 않았다.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코로나와 맞서 싸우는 국가가 되었고, K-방역이라는 새로운 한류를 주도했다. 한국산 코로나 진단 키트를 구하기 위해 전 세계의 정상들은 한국에 구애를 했고, KF-94 마스크는 전 세계적으로 없어서 구하지 못할 레어템으로 등극하였다.


K-컬처의 활약과 K-방역의 선전으로 인해 아시아의 변방 국가이던 한국은 단숨에 글로벌에서 가장 신뢰를 얻는 국가로 위상이 높아졌다. 이는 단순히 개인적인 뇌피셜이 아니라 다양한 글로벌 지표가 그 사실을 뒷받침해주고 있다.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는 작년 7월 한국의 지위를 개발도상국에서 선진국으로 격상한다는 발표를 했다. 글로벌 무역 규모도 작년 1조 달러를 달성하며 영국을 제치고, 명실상부 세계 8위의 무역 국가로 발돋움했다. 이 외에도 각종 수치를 통해 한국의 글로벌 위상이 여러 분야에서 높아지고 있는 것을 우리는 충분히 알 수 있다. 최근 호주와 UAE 등에서 1조~4조 원 수준의 K-군수품 계약도 체결되고 있고, 다양한 국가와 초대형 계약을 앞두고 있는 상황이다.


新한류를 이끄는 주역들


이처럼 K-컬처로 재 촉발된 新한류는 K-방역, K-뷰티, K-군수, K-스포츠, K-민주주의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영역으로 확장되었고, 이러한 글로벌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가장 큰 원동력은 결국 한국인, 즉 K-피플이다. 지난 수백 년 동안 조선 시대의 유교 정신에 입각하여 항상 겸손과 겸양을 미덕으로 삼고, 일제 강점기를 거치면서 일본인들이 심어 놓은 고질적 패배주의에 갇혀 우리는 스스로의 능력을 잘 모르고 있거나 감추는 데 급급해왔다. '조선인은 안돼', '조선 놈들은 맞아야 정신 차려', '한국인은 냄비 근성', '한국인은 성격이 너무 급해'와 같은 부정적인 이미지를 지속적으로 심어 놓아 우리 스스로 그런 고정관념에 사로잡혀 과소평가해 온 결과였다.


지금은 시대가 바뀌었다. 아니 세상이 뒤집혔다. 전 세계에서 한국을 배우려고 하고, 한글을 배우려고 한다. 한국인의 특성에 대해 놀라운 반응을 보인다. 일단 한국인은 오죽하면 국가번호가 +82일까 라는 농담이 나올 정도로 전 세계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울 정도로 성격이 급하다. 불편한 것이 생기면 그냥 체념하고, 지나치는 것이 아니라 해결할 방법을 찾아 내고야 만다. 그렇게 바쁘게 자신을 위해 살다가도 국가적 위기가 닥치면 너나 할 거 없이 거리로 뛰어나와 자신이 할 일을 찾아 묵묵히 한 뒤, 유유히 사라진다. 조선 시대 의병부터, 일제 강점기 독립운동, 근현대의 각종 민중 저항 운동, IMF 금 모으기 운동, 태안 유조선 기름 닦기, 광화문 촛불 집회 등 자신과 당장 상관이 없는 일이어도 함께 해야 하는 일이면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나서는 희한한 민족이다. 그런 한국인의 급한 성격과 자발적 희생정신, 창의력 등이 결합하여 오늘의 대한민국을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한국인 아직 완성형의 국가가 아니라 여전히 성장 진행 중이고, 앞으로의 잠재력과 기회가 충분한 나라이다. 더구나 新한류를 이끌어갈 미래 세대인 MZ세대가 중심이 되어 대한민국의 더 큰 미래를 열어줄 것이다. 그냥 '까라면 깠던' 우리 세대와는 달리 '왜 까야하는지 이해를 해야 까는' 나름 합리적 사고를 바탕으로 지금까지와는 차원이 다른 새로운 시대를 열어줄 것이 분명하다.


물론 아직도 우리 사회에는 어둡고 부조리한 면이 많다는 것 또한 명백한 사실이다. 하지만 그것이 우리 스스로를 자랑스럽게 여기지 않을 이유가 되지는 않는다. 자랑스러워할 것은 자랑스러워하고, 부끄러운 것은 고쳐나가며 한국인의 특성과 창의성을 십분 발휘하여, 더 크고 훌륭한 한국과 한국인이 될 것임을 믿는다. 과도한 국뽕은 자제해야겠지만 과도한 겸손도 이제는 미덕이 아닌 시대가 되었다. 대한민국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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