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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심 작가 진절 Jan 24. 2022

주식에도 개똥철학

월요일 폭락장을 바라보는 참 주식인의 마인드 컨트롤

월요일 아침부터 국내 증시가 폭락 랠리를 달리고 있다. 코스피 지수 2800선이 드디어 무너졌다. 지난 금요일 미국의 증시가 폭락한 영향을 고스란히 이어받았다. 주식을 시작한 이래로 아마 오늘이 일일 손실 금액 최고치를 찍은 듯하다. 2007년부터 시작된 나의 주식 인생은 15년 동안 오른 날보다 내린 날이 더 많았던 터라 하락에 익숙했지만, 오늘의 폭락 장세는 조금 무섭기까지 할 정도이다. 오늘 폭락장을 계기로 꼴도 보기 싫은 주식창은 잠시 접어두고 주식 인생을 한 번 시기별로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져볼까 한다.


주식하는데 철학 따위가 필요해?


대부분의 시작이 그러하듯 첫 주식은 사회 초년병 시절에 우연히 사게 된 주식이 많은 수익을 안겨다 주었다. 초심자의 행운(beginner's luck)은 국룰이다. 여기에 한 번 맛을 들이면 절대 헤어 나올 수 없다. 단 며칠 만에 월급보다 많은 돈을 벌어보면 자신의 일이 한심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그 달콤한 미끼에 빠져 평생을 주식의 바다에서 헤엄치며 야금야금 돈을 까먹기 마련이다.


주식을 잘하려면 가장 중요한 덕목은 무엇일까? 많은 전문가들의 다양한 의견이 있겠지만 내가 꼽는 가장 중요한 덕목은 '주식에 대한 자신만의 철학'이다. 주식에 대한 공부가 가장 중요하다고 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아무리 종목을 심층적으로 분석하고 차트를 연구해도 결국 철학이 없으면 꾸준한 수익을 내기는 어렵다. 물론 아무 공부도 없이 일명 '묻지마 투자'는 지양해야겠지만, 너무 과몰입하여 종목을 파고들다 보면 오히려 객관성을 잃고 매수와 매도 타이밍을 놓치는 경우가 많다.


■ 주린이 시절 : 2007년 ~ 2015년

사실 지금도 거의 주린이나 다름없지만 초창기의 나는 초보 주식인의 공식대로 흘러갔다. 처음 500만원 정도 시드머니로 시작하여, 누군가의 정보를 토대로 며칠 만에 200만원을 벌었다. 무려 40% 수익이라니. 이 시기에 반드시 떠올리는 생각. "아, 1000만원을 넣었으면 400만원을 벌 수 있었던 건데..." 주린이의 공식과도 같은 패턴이다. 그렇게 자신감을 가지고 마이너스 통장까지 만들어 또 하나의 금단 영역인 급등락주에 투자를 하기 시작한다. 결과는 말하지 않아도 예측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깊은 수렁에 빠져들어가 남의 돈을 빌리는 단계에까지 이르게 된다.


이후 작은 돈이라도 생길 때마다 끊임없이 물을 타면서 다시는 주식을 하고 싶지 않을 정도의 공포감을 맛보게 되었다. 마이너스 통장과 남의 돈에 대한 이자는 소소한 덤이다. 그렇게 오랜 기다림의 시간 동안 간신히 버텨내며 한 종목씩 탈출을 했고, 완전한 탈출에 이르기까지 꼬박 8년의 시간이 걸렸다. 과정이 너무 힘들었기에 당연히 그 시기에 손실이 심각할 줄 알았는데, 최근 조회해보니 결국엔 소소하게나마 수익을 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언빌리버블!)


■ 암흑기 시절 : 2015년 ~ 2018년

한동안 주식에서 손을 떼고 살다가 지인의 추천을 받아 또 한 종목을 매수했지만 이번엔 상황이 정말 심각했다. 사자마자 주식은 곤두박질쳤고, 추가 매수를 끊임없이 했지만 추락하는 속도를 따라잡을 수가 없었다. 당시에는 회사에서 높은 직급에 있던 시기라 금전적으로 여유가 있었지만 투자금액이 1억이 넘다 보니 물타기를 해도 평균단가가 떨어지질 않아 어느 시점 이후로 주식창을 지우고 안 보기 시작했다.


근 2년이 넘도록 한 달에 포털 사이트에서 한 번씩 주가를 확인하는 정도로 살다가 2018년이 되어서야 겨우 약간의 수익을 남기고 전량 매도하였다. 물론 늘 그렇듯 팔고 나니 엄청난 상승을 한 것은 억울하지만 그래도 강제 장투를 통해 수익을 낸 것만 해도 벌었다고 생각하면 마음이 편해진다.


■ 본격적 주식 투자 : 2019년 ~ 2022년 현재

그렇게 묵힌 주식을 다 팔고 나니 마음이 한결 개운해졌다. 그러는 동안 고전을 면치 못하던 사업도 어느 정도 자리를 잡으면서 개인적으로 여유 자금들이 생기기 시작했다. 그동안은 돈에 쫓기며 투자를 하다 보니 부득이하게 손절을 하게 되거나, 적은 수익에 익절을 하는 경우가 부지기수였다. 하지만 이제는 여유자금을 가지고 본격적인 투자를 하는 상황이므로 이전과는 다른 방식으로 투자를 해보기로 했다. 우선 누군가에게 듣는 정보나 작전 주식은 일체 지양한다. 나 같은 개미한테까지 오는 소문이라면 이미 누구나 알고 있을 게 분명하므로 가급적 쳐다보지 않는 편이다.


종목의 선정은 오로지 다양한 뉴스를 통해서이다. 주식 종목을 추천하는 뉴스가 아니라 세상 돌아가는 진짜 뉴스를 다양하게 접하면서 세상의 흐름을 꾸준히 읽는다. 그러다 향후 미래가치가 있다고 판단이 되는 뉴스를 접하면 관련 종목을 검색해본다. 그중에서도 기업가치가 높고 안정적인 회사를 추리고, 이미 많은 부분 선반영이 되었는지 확인해본다. PER, PBR, EPS, BPS 등 그런 어려운 용어나 차트는 아무리 뚫어지게 봐도 모르므로 오직 회사에 관련된 뉴스를 중점적으로 찾아본다. 미래가치가 충분하고, 상승 기류가 선반영 되지 않은 것으로 판단이 되면 과감히 매수한다. 만약 떨어지면 계속해서 시차를 두고 매집을 한다. 급한 돈이 아니기 때문에 어느 정도는 시간을 가지고 기다리는 방식으로 길게는 6개월까지 기다려면서 기회를 보는 방식이다. 수익은 대략 2%에서 10% 이내에서 과감히 매도하며, 실현 수익을 차근차근 쌓아가고 있다.




짧은 글로 설명하려니 조금 부족해 보이지만 이러한 방식으로 지난 2~3년 동안 코로나 시국에 폭락했을 때에도 꾸준히 수익을 내고 있다. 시드머니 약 1.5억~2억으로 연간 3천만원 내외로 수익을 내고 있으니 여태까지는 성공적인 투자를 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물론 최근 며칠간의 주가 지수 폭락으로 현 보유 종목은 모두 마이너스인 상태이나, 마찬가지로 주가가 떨어졌을 때가 추가 매수의 기회라고 생각하고 조금씩 추가 매집하고 있다.


■ 종목 선정

종목을 선택할 때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바로 미래 가치이다. 시간이 조금 걸리더라도 결국 미래 가치를 실현시킬 수 있는 종목 즉, 수소 및 친환경 에너지, 기후 변화, 가상현실(NFT, 메타버스, XR 등), AI, After Corona 등과 같이 미래를 주도할 수 있는 산업을 최우선적으로 선정해왔다. 특히 그중에서도 가급적 그 산업을 선도하는 기업을 집중적으로 거래를 한 이유는 오랜 시간 기다릴 자신은 있지만 수익을 조금 덜 보더라도 불확실성을 최대한 줄이고 싶어서이다.


■ 기다림

급한 돈으로 투자를 하면 당연히 조급해질 수밖에 없다. '삼성전자' 할애비가 와도 불안해지기 마련이다. 하지만 여유 자금으로 시작을 하면 아무래도 기다릴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이 주어진다. 아주 허접한 주식에는 아예 손을 대지 않으니 어느 정도 물 타면서 기다리기만 하면 어떤 종목이건 한 두 번 기회는 온다. 너무 당연한 이야기 같지만 현실에서는 진짜 어려운 일이다. 마음이 평온하지 않으면 조그만 출렁임에도 겁을 먹고 투매를 하게 되기 때문이다.


■ 주식의 꽃 : 매도 타이밍

제아무리 꼼꼼하게 뉴스를 살피고, 신중하게 종목을 선정해도 결국  때에 팔지 못하면  무용지물이 된다.  경우는 아주 대부분의 경우, 2%~5% 내에서 매도를 한다. 아주 예외적으로 10% 넘기는 경우도 있지만 아주 확실한 상황이 아니면 적절한 선에서 팔고, 다시 내려올 때까지 지켜본다. 전체 거래 금액이 1.5~2.0억이고,  종목당 3000~8000만원 정도를 거래하기 때문에 평균 100~300만원 정도 수익을 낸다.  달에  종목만 거래를 해도 충분히 웬만한 일반 직장인 월급을 벌어들일  있는  금액이다.  이상의 욕심을 내면 결국 기회를 놓치고  오랜 시간을 기다려야 하는 인내의 시간이 펼쳐진다. 무릎에서 사서 어깨에서 팔라는 유명한 격언이 있지만, 나는 허벅지에서 사서 가슴에서 파는 성향이다. 간혹  좋게 내가 매도한 지점이 정수리일 경우도 있지만 그건  실력이라기보다는 100% 운이기 때문에 겸허한 마음으로 다음 종목을 탐색한다.




오늘 주식에 대한 이야기는 월요일부터 대폭락을 맞이한 기념으로 급하게 정한 주제이기 때문에 조금 엉성하다고 할 수 있겠지만 내일부터는 다시 힘을 내서 올라갈 것이므로 완성도가 조금 떨어지더라도 시의성을 고려하여 오늘 급하게 올리게 되었다. 다음에 또 기회가 된다면 관심 있게 지켜보는 종목들을 소개하는 시간을 가져보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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