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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심 작가 진절 Apr 01. 2022

신사업에 대한 갈망

중소기업 대표의 흔한 고민

대한민국 재계 서열 1위인 삼성전자도 매년 위기를 외치며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 나선다. 그렇게 전자를 시작하게 되었고, 반도체를 성공시켰으며, 휴대폰까지 글로벌 탑티어에 들어가며 성공시켰다. 삼성이라고 모든 것을 다 성공시킨 것은 아니다. 대표적으로 자동차 산업에 진출하여 많은 손해를 입고, 씁쓸한 퇴장을 한 경험도 있다. 오죽하면 이건희 회장은 '마누라와 자식만 빼고 다 바꿔라'라는 파격적인 선언을 하기도 했다. 그렇게 바이오산업에 투자하여 현재 미래 먹거리 창출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현재 20명의 중소기업을 운영하고 있지만 우리 같은 중소기업의 경우는 전혀 상황이 다르다. 현재 하고 있는 업무를 수행하는 것만으로도 에너지가 부족한 상황에서 신규 사업에 대한 고민까지 병행한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대기업처럼 막대한 비용과 전문 인력을 투자하고 신규 사업에 대한 철저한 시장 조사를 해도 실패할 확률이 높은데, 중소기업은 비용도, 인력도, 시장분석도 할 수 있는 여력이 없는 것이 엄연한 현실이다. 세상은 엄청 빠르게 돌아가기 때문에 가만히 있으면 도태되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지금 하고 있는 일이 잘 되고 있다 해도 거기에 안주하다 보면 어느새 남들보다 한참 뒤처져 있게 될 가능성이 높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안주할 수도, 도전할 수도 없는 진퇴양난의 상황에 빠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중소기업 A의 신사업 투자 사례

프로모션 기획사 A는 대기업들과의 오랜 거래를 통해 탄탄한 입지를 다지고 있는 중소기업이다. 최근 몇 년간 안정적인 매출을 올리며 상승세를 타게 되자, 거기서 벌어들인 수익금으로 여러 가지 신규 사업에 투자했다. 하지만 기존에 해오던 프로모션과는 전혀 동떨어진 분야에 투자를 하다 보니 현재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처음에는 작게 시작했을지 모르겠으나 점점 투자규모가 불어나 결국 본업에도 지장을 주게 생긴 상황이 되었다. 직원들의 급여 삭감은 물론 협력사 비용 지급까지 미뤄지며 재정적으로 큰 어려움에 빠지게 된 것이다. 


신규 사업에 도전한다는 것 자체로는 누구도 비난할 수는 없다. 신규 사업이란 언제나 불확실성을 담보로 하는 한 것이므로 성공 여부로 도전의 정당성을 판단해서도 안된다. 하지만 기존 운영 체계를 뒤흔들 정도로 도전을 하고, 그에 따른 피해가 기존 직원이나 협력사들에게 돌아간다는 것은 누가 봐도 문제가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 기존의 사업에 지장을 주지 않는 수준으로 시작을 하면서 상황에 따라 추가 투자 여부를 결정해야 하는 것과 현재의 업종과 어느 정도 연계가 되어 리스크에 대한 예측 가능한 분야에 도전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이 회사의 경우 이 중요한 2가지 원칙을 지키지 않고 무리한 투자를 했으나 결국 현재까지는 성과가 좋지 않아 애먼 피해자가 속출하고 있는 상황인 것이다. 


■ 중소기업 B의 신사업 투자 사례

콘텐츠 제작사 B는 여러 기획사 및 방송사에 영상 콘텐츠 제작 및 운영을 해온 10년 경력의 중소기업이다. 각종 공연이나 행사에 사용하는 LED 영상 제작을 전문으로 하는 회사이다 보니 코로나로 공연과 행사가 사라지자 자연스럽게 일감이 사라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한 6개월 정도 그런 불안한 시간을 보내다가 최근 메타버스와 버추얼 콘텐츠가 관심을 받게 되자 바로 엄청난 투자를 통해 해외에서 고가의 영상 장비를 구매해서 직원들과 함께 새로운 장비와 AR, XR 등 각종 버추얼 콘텐츠에 꾸준한 R&D를 진행했다. 


그러다 2020년 추석 <KBS 대한민국 어게인 나훈아 Show>에서 이 XR 기술을 활용한 콘서트를 처음으로 선보이면서 많은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관객 없이 온라인으로 진행된 콘서트이니만큼 TV를 시청하는 시청자들에게 화려한 볼거리를 제공해주었고, 이후 많은 가수들과 퍼포먼스팀, 기업 등에서 이 XR 기술을 활용한 공연, 뮤직 비디오, 예능 촬영 등을 진행하며 현재는 코로나 이전보다 더 많은 일들을 하고 있다. 기존의 사업도 다시 어느 정도 회복이 되고, 새로운 분야인 XR 관련 업무까지 확장하며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하고 있다.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여유자금을 통해 설비 투자를 하여 자금의 압박 없이 여유 있게 준비할 수 있었고, 무엇보다 자신이 가장 잘할 수 있는 분야에 과감한 투자를 하면서 기존 사업과의 시너지가 일어난 것이 가장 큰 성공의 이유라고 할 수 있다. 




코로나로 인해 오랜 기간 피해를 본 우리 회사의 경우 작년부터 꾸준히 신규 콘텐츠 사업과 플랫폼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다양한 방식으로 도전을 해보았으나 아직 그렇게 큰 성과를 내지 못했다. 지금은 이스포츠 구단 운영 쪽에 약간의 투자를 하여 이제 막 시작을 한 상황이다. 그런 여러 가지 도전을 통해서 결과를 낼 수도 있고 빛의 속도로 사라질 수도 있지만 모든 투자에 위에서 말한 원칙을 최대한 지키려고 노력하고 있다. 실패를 하더라도 회사 운영에 무리를 주지 않을 정도로 단계적 투자를 하고 있고, 아직은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지만 플랫폼이나 콘텐츠에 지속적으로 도전을 해볼 예정이다. 이러한 도전이 최종 성공할 것인지, 실패할 것인지 누구도 예측할 수 없다. 주어진 기회를 잘 이용하고,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 결과에 후회 없는 도전이 되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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