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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이엠 저리킴 May 20. 2022

치과가 두려운 가장 큰 이유

치과 치료 1년 동안 생긴 의외의 덴탈 포비아 현상

아마도 이 글을 클릭한 여러분들이 각자 가지고 있는 자신만의 정답이 있을 겁니다. 얼마나 치과가 무서우면 <치과가 두려운 이유>에 대한 다양한 설문조사가 진행되고 있을 정도입니다. 치과의 문턱을 넘기가 참 어렵습니다. 기술이 아무리 좋아진다한들 심리적 두려움을 해소하는 데는 크게 도움이 되지는 않는 게 사실입니다. 평생 치과에 가지 않고 건강한 치아를 유지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하지만 그것은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저도 그렇게 자신하던 치아의 건강이 이제는 옛날 얘기가 되어버렸으니까요. 


대부분의 설문조사에서 밝혀진 치과 공포증(a.k.a 덴탈 포비아)의 이유는 통증, 마취, 소리, 수술 도구, 치료 비용 등이 주를 이루고 있습니다. 여러분들의 생각도 이 범주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으리라 생각됩니다. 하지만 제 경우는 치과가 두려운 이유가 조금 다릅니다. 1년 전부터 본격적으로 치주질환 치료에서 시작해서 최근 앞니 발치와 브릿지 시술까지 치과를 내 집처럼 드나들면서 다른 것들은 대부분 극복했지만, 단 한 가지는 도저히 극복하기가 어려웠습니다. 


극복하기 어려운 가장 큰 두려움의 정체는 바로 바로 <코로 숨 쉬기>입니다. 대부분의 비염 환자들은 치과에서 코로 숨을 쉬어야 하는 순간을 거의 공포에 가깝게 느낀다고 합니다. 하지만 저는 심각한 비염환자도 아니고, 평소 코로 숨 쉬는 게 전혀 어렵지 않은 사람임에도 불구하고 이상하게 치과 치료를 위해 입을 벌리고 있는 그 순간만큼은 코로 숨을 쉬는 일이 너무 어색하게 느껴져서 가끔 머릿속으로 숨 쉬는 방법을 생각하고 숨을 쉬곤 합니다. 마치 검색창에 검색어를 입력하듯 말이죠. 


코끼리를 생각하지 말라고 하면 계속해서 코끼리만 생각나는 것처럼 어느 순간 치과 의자에 안아 등받이를 뒤로 눕히고, 얼굴을 천으로 가리는 순간 자동으로 <코로 숨 쉬기>가 입력되고 순간 3살 아이처럼 머릿속으로 코로 숨 쉬는 방법을 생각해내고 천천히 숨을 쉬게 됩니다. 한 번이 어렵지 그다음부터는 또 잘 쉬어지지만, 중간에 입을 헹구고 다시 치료를 시작할 때면 똑같은 상황이 반복됩니다. 우리는 태어나면서부터 코로 숨을 쉬는 방법을 따로 배우지 않고 그냥 원래 하는 건데도 왜 코로 숨을 쉬는 행위가 그 순간에서만큼은 너무 낯설고 때로는 공포감을 주는 지경에 이르는지 모르겠습니다. 


이제 앞니 브릿지 시술까지 딱 한 번의 방문이 남아있습니다. 그날은 아주 간단히 최종 브릿지를 장착하는 시술이라 큰 어려움은 없을 것으로 보이나 여전히 생각만으로도 심장이 두근거리기는 합니다. 분만 전 라마즈 호흡을 열심히 연습하듯 마지막 남은 시술 직전에 코로 숨 쉬는 연습을 열심히 하고 가야겠습니다. 막상 의자에 누우면 머리가 하얘져 다 잊어버리겠지만 그래도 유종의 미를 잘 거두고 오도록 하겠습니다. 앞니 하나 잃고 나머지 치아를 잘 지켜야겠다는 경각심을 얻었으니 그것으로 만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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