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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심 작가 진절 May 10. 2022

생각의 방향을 뒤집자 Ⅱ

행복과 돈의 인과 관계

■ 어제 올린 글 : 생각의 방향을 뒤집자


어제 글에서 미처 하지 못한 이야기를 오늘 이어서 풀어보려고 한다. 정신없이 살다 보면 간혹 원인과 결과를 바꿔서 생각하는 경우가 있다. 한 템포 쉬면서 여유를 가지고 자신이 목표하는 것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바라보기를 바란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행복하고 싶고, 그 행복을 추구하기 위해 여러 가지 노력들을 한다. 행복한 삶을 영위하기 위해서는 필연적으로 돈이 필요하다. 그래야 맛있는 것도 먹고, 멋진 곳을 여행하고, 좋은 사람들과 만날 수 있다. 돈이 없어도 충분히 할 수 있는 일들이지만 돈이 있다면 더 즐겁고 풍요롭게 할 수 있기 때문에 우리는 조금이라도 더 많은 돈을 벌기 위해 열심히 일을 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돈을 번다는 행위는 아주 숭고하고도 원초적인 행위임을 부정할 수는 없다. 


하지만 아주 가끔 우리는 '행복을 위해 돈을 버는 것'인지, '돈을 벌어서 행복한 것'인지 혼동할 때가 있다. 특히 돈을 많이 가지면 가질수록 그 인과 관계가 역전되는 현상을 자주 볼 수 있다. 분명 사랑하는 사람과 따뜻한 밥 한 끼를 먹으며 행복한 시간을 보내기 위해 일을 해서 돈을 벌었던 시절이 있었는데, 어느 정도 돈이 모이자 나보다 돈을 더 많이 가진 사람을 부러워하기 시작한다. 그 부러움과 질투심을 해소하기 위해 때로는 부정한 방법까지 동원하기도 한다. 정작 자신이 왜 돈을 벌고 싶었는지 까맣게 잊어버리고, 오로지 목적이 돈이 되어버리는 사람을 우리는 주변에서 자주 만날 수 있다. 


아주 어려운 청소년 시절을 보낸 연예인이 대중들의 사랑을 받기 시작하고 돈 맛을 보면서 나락으로 가는 경우를 우리는 드물지 않게 접할 수 있다. 그만큼 돈이라는 괴물은 정상적인 사람의 이성을 아주 쉽게 잡아먹는 습성을 가지고 있다. 아주 멀쩡하게 높은 교육을 받은 사람들도 다단계나 도박, 코인, 사기와 같은 함정에 쉽게 빠지는 것을 보면 얼마나 돈이 무서운 녀석인지 알 수 있다. 그만큼 돈은 세상의 그 어떤 중독성 강한 마약보다도 위험하고 두려운 존재이다. 그래서 돈에 매몰되거나 휘둘리지 않고, 돈을 컨트롤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요즘 청년들한테 유행하고 있는 현상 중 하나가 바로 FIRE족이다. FIRE 족이란 'Financial Independence, Retire Early'의 약자로 '경제적 독립, 조기 은퇴'를 의미한다. FIRE족의 등장은 바로 자신의 행복을 위해 열심히 자금을 모아 빠르게 은퇴하고 여유 있는 삶을 살아가겠다는 사회적 현상으로 볼 수 있다. 마음 같아선 나도 당장이라도 FIRE족의 대열에 동참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다. 경제적으로는 충분히 가능할 수는 있겠으나 현재 운영 중인 회사를 어떻게 잘 안착시키고 자연스럽게 엑시트를 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FIRE족이 가장 주의해야 할 조건이 남은 기간 동안 자금을 합리적으로 분배하여 소비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고 하는데 우리 부부는 그 부분에 있어서 만큼은 엄청난 능력을 가지고 있으므로 아무 문제가 없을 듯하다.

    



어느 날 가족들과 저녁을 먹으며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큰 문제없이 식탁에 둘러앉아 편안하게 하하호호 웃으며 밥을 먹을 수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얼마나 큰 행복인가. "공부 좀 해라, 학원 빠지지 마라, 나중에 커서 뭐 먹고살래" 등의 잔소리를 늘어놓으며 험악한 분위기를 연출하던 잠깐의 시기에 애들이나 우리나 얼마나 많은 스트레스를 받았는지 모른다. 분명 우리 가족의 최종 목표는 '행복'이었는데, 그 목표가 어느 순간 '공부'나 '미래'로 바뀌고 나니 '행복'은 뒷전으로 밀리고 '불화'만 가득했다.


지금은 아들의 학원비 대신 배우고 싶은 기타를 사거나 먹고 싶은 음식을 시켜주는 쪽으로 방향을 완전히 바꿨다. 대신 나중에 학원 안 보냈다고, 공부 안 시켰다고, 더 닦달하지 않았다고 부모를 원망하지 않기로 잠정적으로 합의를 했다. 설령 나중에 후회하고, 원망할 수는 있겠지만 그건 그때 가서 가장 훌륭한 방식으로 해결하면 될 일이다. 우리 두 아들들이 사회의 구성원으로 자리를 잡을 때까지 쓸 돈은 별도로 빼놓고, 아내와 둘이 전국 방방곡곡 여행할 수 있는 캠핑카 하나 마련해서 글도 쓰고, 음악도 하는 그런 날이 빨리 오기를 희망하고 있고, 2년 내에 그 꿈을 이루기 위해 지금 더 열심히 치열하게 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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