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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심 작가 진절 Dec 15. 2020

적폐(積弊)란 무엇인가

선민사상과 우월주의, 그리고 집단적 이기주의


이제까지 썼던 글들에 비하면 이번에 다루고자 하는 글의 주제는 매우 무겁고 불편함을 줄 수도 있겠다는 걱정이 앞선다. 하지만 대한민국을 구성하고 있는 대다수의 일반 시민들은 평생 가져보지도 못하고, 앞으로도 가질 가능성이 없는 멀고도 먼 이야기 '기득권'. 수많은 것을 가지고도 남의 작은 것까지도 탐하는 그 탐욕의 실체에 대해 한번 신랄하게 이야기해보고 싶어서 글을 시작한다. 




요즘 우리 사회를 이끄는 이슈가 참으로 많다. 

검찰개혁

언론개혁

종교개혁

의료개혁
정치개혁
부동산개혁
관료개혁

사학개혁
그 외 수많은 개혁의 이슈들..


모두 다른 종류의 이야기처럼 보이지만, 사실상 현존하는 모든 개혁의 이슈는 한 가지 공통점을 가진다. 바로 우월주의와 선민사상. 나는 비록 남들에 비해 많이 가지고 있지만, 나로 인해 세상이 안정적으로 돌아가고 있다는 굳건한 믿음. 내가 아니면 안 된다는 자신감과 우월감. 그 우월한 지위와 권한을 활용하여 
다수의 일반인들에게 교묘한 술책을 통해 자신들이 취하려는 사적인 이익을 공익적인 것으로 그럴싸하게 포장한다.


그나마 시대가 바뀌어 정보도 보편화됨에 따라 많은 숫자의 일반인들은 그 간사한 꾐에 넘어가지 않는다. 그래서 그 다수의 보통 사람들이 각종 선출직 선거에서 특성 세력의 이익이 아닌 보편적 이익을 대변하는 집단에 표를 던진다. 그 결과로 대통령이 바뀌었고, 지방권력이 바뀌었고, 의회권력마저 바뀌었다. 하지만 대한민국은 여전히 그대로다.


왜냐하면 누구에게도 선출되지 않은 기득권 세력들이 여전히 그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기 때문이다. 자신들의 이익이 침해될 것이 두려워지는 그 기득권들은 이제 더 극단적이고, 신묘한 방법으로 사회를 더욱더 양분화시키며 더 큰 혼란에 빠지게 만든다. 기득권과 비기득권의 싸움이 아닌, 비기득권과 비기득권과의 수많은 싸움을 만들며 슬쩍 발을 빼는 방식으로...

(사례1) 일제 시대 이후 70년 가까이 지켜왔던 검찰의 권위와 권력이 검찰 개혁으로 인해 소멸될 위기에 처해있다. 
어떻게 공부해서 이 자리에 올라왔는데. 감히 검찰의 권위에 도전을 하다니. 특권의식을 가지고 있던 의료인들의 숫자를 늘린다? 내 밥그릇이 줄어드는 것을 도저히 참을 수가 없다. (사례2)기사 한 줄에 벌벌 떨며 머리를 조아리던 사람들을 바라보며 비로소 자신의 권위를 실감하던 언론사 사주와 그 종업원들. (사례3) 자신들만이 진짜 선택받은 사람이라며, 내 앞에서 빤스를 내려야 진짜 성도라고 외치는 전광훈 목사를 비롯한 수많은 가짜 종교인들. (사례4) 공공임대 주택 확대와 임대차 보호법으로 나의 재산권을 침해하여 내 임대수익과 부동산 가격 상승을 막아서는 만행을 저지르는 정부를 규탄하는 부동산 권력까지..


이 정부에서 그 무소불위의 권력을 하나씩 하나씩 국민들에게 돌려주려고 수많은 정책을 쏟아낼 때마다 온갖 방법을 동원하여 국민을 기만하고, 속여서 서로 싸우게 만들고, 자신들은 뒤에서 구경만 하며 판돈을 베팅하고 있는 형국이다. 

결국 자신들의 이익이나 밥그릇 때문이라고는 절대 이야기하지 않지. 없어 보이니까. 부동산 가격이 안정화되면 다수의 집 없는 서민이 좋을까? 소수의 부동산 재벌이 좋을까? 너무 쉬운 문제 아닌가? 자기 맘에 들지 않는다고 막무가내로 사람을 잡아가는 일본 순사 같은 검찰이 개혁되면 그 이익을 검찰이 받을까? 아니면 다수의 국민이 받을까? 의료인의 정원을 늘리면 밥그릇이 줄어드는 의료인이 이익을 볼까? 보편적인 의료를 제공받을 수 있는 국민이 좋을까?

인국공 문제에서도 그 알량한 기득권 문제는 여지없이 모습을 드러냈다. 전 세계 1등 공항인 인천공항의 보안/청소 등 중요한 역할을 하는 사람들이 비정규직에서 정규직 전환이 되면 누구의 이익이 줄어드는 것일까? 기존 겁나게 공부 열심히 해서 누구나 부러워하는 인천공항 기존 정규직들이 무슨 피해를 보나? 자신의 업무와는 전혀 다른 T/O일 텐데? 그저 자신들과는 다른 레벨의 하류 인간들이 자신과 동일한 인천공항 정규직이 된다는 것 그 자체가 불쾌한 것 아닌가? 정규직 전환하는데 비용이 더 소요된다고? 왜? 외부 용역이나 자회사를 만들면, 결국 그 회사의 이익금이나 관리, 영업비까지 지불이 되어야 하는 것인데. 직고용이 가장 효율적인 방식 아닌가? 그냥 나랑 같은 급이 되는 게 싫은 거 아닌가? 전형적인 선민의식, 우월주의에 빠진 사람들.

기득권 세력들의 숫자는 소수에 불과하다. 기득권을 가지고 있지 않은 일반 사람이 엄청난 다수를 차지함에도 불구하고, 왜 우리는 저들의 이익을 대변한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가? 다수의 일반 시민들은 재벌과 언론이 짜 놓은 이상한 프레임에 빠져서 본질을 놓치고 엉뚱한 전쟁을 하고 있다. 그들이 만들어 놓은 미로 속에서 그들이 계획한 대로 서로를 물어뜯고 싸우고 피를 흘리며 상처를 받는다. 무엇을 위해 누구를 위해 싸우고 있는지는 까마득히 잊어버린 채.




우리 주변에 아주 평범하고, 일반적이고, 소박하지만 자신의 일에 충실하며 공익에 기여하고, 사회에 이바지하는 수많은 소시민들이 이 사회의 주인공이 되어야 한다. 자신의 생활이나 이익보다는 배려를 선택한 대한민국 90%의 우리 시민들. 누가 시키지 않아도 덥고 추운 날씨에 마스크 열심히 하고, 집에 콕 처박혀서 방역 당국의 지시에 따라주는 수많은 우리 소시민들이 바로 이 세상의 히어로이고, 그들을 존경하는 아주 상식적인 세상이 오기를 간절히 빌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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