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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심 작가 진절 May 30. 2022

[투.숏.톡 09] 내 IQ는 OOO

IQ 지수와 성공 지수의 상관관계

우리가 학생이던 시절에는 학교에서 IQ 검사를 했었는데, 보통 중학교 때와 고등학교 때 각 한 번씩 실시했던 것으로 기억하고 있다. 아마도 요즘에는 IQ (지능) 검사가 절대적인 것은 아니라고 하여 학교에서 별도로 실시하지는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 아무튼 그 시절 시험 성적과는 별개로 그 IQ 검사의 점수가 친구들 사이에서는 상당한 관심사였고, 특히 IQ 지수가 낮은 친구들은 시험 성적 낮은 것보다 훨씬 높은 강도로 그 사실을 숨기기에 열을 올리곤 했다.


정확히 기억나지는 않지만 그 당시 IQ 검사라고 하면 대부분 숫자 몇 개가 주어지고 다음에 오는 숫자를 맞추거나 도형을 회전하여 똑같은 도형을 찾는다던지 하는 식의 단순한 계산 문제가 대부분이었다. 요즘 TV에 나오는 <문제적 남자>와 같은 고도의 수학적 사고를 요하는 문제는 아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특히 중학교 때에는 수열이나 도형을 배우기 전에 IQ 검사를 했기 때문에 정말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감으로 문제를 풀곤 했었는데, 어찌 된 영문인지 그 당시의 나는 IQ 검사의 문제를 푸는 게 너무 재미있었던 기억이 남아있다. 나라는 사람은 애초부터 수학을 좋아하는 성질을 가지고 있기도 하거니와, 그런 잔머리 쓰는 계산이나 눈치 같은 것이 빨라서 다른 친구들보다 훨씬 빠르고 정확하게 문제를 풀곤 했었다.

중학교 때 선생님을 통해 들은 내 IQ는 대략 145 내외의 숫자였고, 당시 전교에서 top 레벨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내가 전체적으로 공부를 잘하는 편은 아니었지만 언제나 수학 시간만큼은 항상 우등생의 위치를 유지하고 있었기에 IQ 검사도 수학 문제를 풀 듯 척척 풀어내었다. 고등학교에 가서 IQ 검사를 하고는 담임 선생님과 별도 면담을 하기도 했다. 선생님이 알려주신 내 IQ는 놀랍게도 정확히 155였다. 선생님께서는 전교에서 내가 가장 높은 점수라고 말씀을 해주시면서도, 한편으로는 이렇게 좋은 머리를 가지고 왜 공부를 안 하냐며 약간의 타박과 걱정을 하셨다. 나는 모든 수업 중에서 유독 수학과 음악을 제외하고는 별 흥미를 가지지 못했고, 특히 암기 과목은 거의 낙제점에 가까운 점수를 받아 내신의 평균 점수를 다 깎아 먹곤 했다.


물론 이 결과 사진은 실제로 내가 한 것이 아니고, 인터넷에서 다운 받은 이미지임


물론 오늘 이 글을 쓰는 이유는 내 IQ 높다고 자랑을 하려는 것이 아니다. 요즘 시대에는 IQ(지능) 못지않게 EQ(감성) 지수도 중요시 여긴다. 머리만 좋다고 성공할 수 있는 시대는 이미 오래전에 지나간 것이다. 하지만 당시에는 EQ라는 개념도 없던 시기였기에 선생님은 단지 IQ가 높은 녀석이 머리만 믿고 공부를 등한시할까 봐 걱정이 되어서 해주신 말씀이었을 것이다. 모르긴 몰라도 내가 만약 지금 EQ 검사를 해본다면 아마 엄청난 점수가 나오지 않을까 예상해 본다. 어린 시절부터 수학을 좋아하고, 계산하는 것이라면 누구한테도 뒤지지 않는 데다, 공감 능력까지 높다 보니 아마 오랜 시간 동안 상호 작용을 하여 현재의 내가 존재하게 된 것이 아닐까 하고 생각해보았다.


우리 아들 녀석들(고2, 중2)은 내가 수학을 잘한 것과 IQ가 높았다는 것을 이야기하면 그것이 살아가는 데 무슨 도움이 되냐며 수학을 멀리하는 자신을 애써 합리화하곤 한다. 물론 공부를 잘한다고, 수학을 잘한다고 사회에서 반드시 성공을 한다는 것은 아니다. 내 경우에는 어릴 적 수학 공부를 열심히 해서 얻은 그 경험과 지식, 판단력, 노하우가 현재를 살아가는 데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한다. IQ 검사에서 배우지도 않은 수열과 도형을 내 머리로 판단을 해 정답을 유추해 내고, 수능 시험에서 교과서에 나오지 않은 문제가 나와도 많은 지식의 파편들을 조합하여 답을 찾아 나가는 과정이 지금 40대를 넘어 50대를 향해 가는 이 시간에도 계속해서 나에게 적용되고 있는 것이다. 누구에게서도 배운 적 없는 사업상의 여러 가지 난제가 닥쳤을 때 내가 알고 있는 지식과 인맥, 경험 등을 조합하여 정답에 가까운 것들을 찾아 나가는 행위가 바로 그것이다.


아마도 죽을 때까지 세상은 나에게 정답이 명확한 문제를 척척 내주지는 않을 것이다. 매일, 매주, 매년 새로운 미션을 던져 줄 것이며 나는 그것을 매번 새로운 풀이 과정을 통해 내 스스로의 한계를 계속해서 극복해 나갈 것이다. 때로는 실패할 수도 있고, 때로는 가까스로 성공할 수도 있으며, 때로는 가볍게 통과할 수도 있을 것이다. 나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에게 각자에게 맞는 문제가 주어질 것이며 우리 모두는 그것을 평생 해결해 나가야 하는 운명을 가지고 있음이 분명하다. 삼성 그룹 회장이어도 매일 고민거리가 있을 것이고, 잘 나가는 유명 배우도 자신만의 풀지 못하는 숙제가 있을 것이다. 괜히 남들과 비교해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며 신세한탄만 할 것이 아니라 나에게 주어진 숙제들을 차근차근 해결해 나가다 보면 분명 좋은 기회가 찾아온 게 되어있다. 오히려 숙제가 사라지고 평온한 날들이 계속된다면 오히려 삶의 재미가 더 반감될지로 모를 일이다.


오늘의 결론 : IQ 높다고 반드시 성공하는 거 아님. 그럼 서울대 생은 다 성공했게? 확률이 조금 높아지는 것일 뿐, 결국 성공의 열쇠는 자신에게 주어진 문제를 자신만의 경험과 방식으로 차분히 풀어 나가려는 지혜와 삶에 대해 적극적이고 긍정적인 자세가 매우 중요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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