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하지 않는 것'과 '변할 수 있는 것'을 구분하라
마치 80년대 영화 제목인 <칠수와 만수>가 떠오르는 이 <상수와 변수>는 내가 살아가면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 중 하나이다. '변하지 않는 것'과 '변할 수 있는 것'을 의미하는 말인데, 다시 말해 내 삶에서 내가 컨트롤이 가능한 것과 컨트롤이 불가능한 것을 구분하여 각각 효과적으로 대응하는 원칙을 세우는 것을 말한다. 너무 당연한 이야기 같겠지만 실제로 그렇게 못하는 사람이 대부분인 게 사실이다.
쉽게 예를 한 번 들어보도록 하겠다. 회사를 다니는 직원들에게 가장 힘든 부분을 물어보면 다양한 이유가 있겠지만 주로 광고주나 상사, 동료 등 사람에 대한 문제, 급여나 복지 등 근무 환경에 대한 문제, 본인에게 주어진 업무에 대한 스트레스 정도로 압축된다. 일반적인 회사들은 대부분의 이유에 해당이 될 가능성이 높은데, 그중에서 회사 운영자인 내가 해결할 수 있는 것들을 골라내어 스트레스라도 줄여주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물론 내가 노력해서 해결이 안 되는 거라고 포기하지는 않겠지만 최소 내 의지대로 콘트롤이 가능한 부분만큼은 확실하게 차단한다는 의미이다.
주로 사람 때문에 그만두는 직원들의 이야기를 자세히 들어보면 대부분 외부가 아니라 내부의 문제일 가능성이 높다. 광고주의 갑질 때문에 힘든 와중에 힘이 돼주어야 할 내부의 동료나 상사가 오히려 더 나를 힘들게 하니 기댈 곳이 없어 떠나 버리는 방법을 택하는 것이다. 한 중소기업에서는 광고주보다 더 무서운 게 내부의 경영지원부장님이라고 하는 이야기가 있다. 그 이유를 들어보니 정당하게 업체의 비용 지급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도 하나하나 취조하듯 따지면서 스트레스를 준다는 것이다. 물론 따져보고 비용을 줄이거나 아끼는 방법을 찾는 행위 자체가 잘못된 건 아니지만 그것이 하나의 큰 허들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광고주의 갑질이나 불합리한 행동까지 막아주지는 못할지언정 최소한 직원들이 회사 내에서 최대한 스트레스를 받지 않도록 배려해 줘야 하는데 오히려 그 반대로 행동하면서 직원들의 위에 군림하는 게 당연한 것처럼 여기는 행동에 질려 다들 오래 버티지 못하는 것이다.
* 광고주의 갑질 (상수) : 완벽한 컨트롤이 불가능한 영역
* 내부의 권위적 행동 (변수) : 어느 정도는 컨트롤이 가능한 영역
물론 광고주의 갑질이나 부당한 대우에 대한 부분도 노력 여하에 따라 바뀔 수도 있기 때문에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한다. 만약 도를 넘어서면 빠른 시간 내에 다른 광고주로 갈아타는 방법도 있지만 그건 노력만으로 100% 가능한 일이 아니기에 최대한 노력하되 일단 상수값이라고 두는 것이다. 반면 내부 임직원들의 권위적 행동은 대표나 임원들의 의지로 충분히 바꿀 수 있는 문제이다. 도저히 컨트롤이 되지 않는 직원이 있다면 과감하게 손절하는 방법도 있다. 이런 것은 노력과 의지만으로 충분히 바꿀 수 있는 일이기에 변수값이라고 하는 것이다. 그 뿐 아니라 내부 보고 체계, 각종 프로세스, 근무 환경, 급여나 복지와 같은 부분도 분명 의지와 노력으로 충분히 바꿀 수 있는 영역이다. 이런 수많은 변수값을 보고도 못 본 체하며 외면하는 대표자나 회사를 보면서 직원들은 무슨 생각을 할까? 일 때문에 받는 스트레스보다 일 외적인 부분에서 받는 스트레스의 강도는 두말할 것 없이 엄청나게 높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비단 회사에서 벌어지는 일뿐 아니라, 가정 내에서의 문제나, 친구 관계에서 생기는 스트레스들 등 모든 종류의 상황에서 내가 노력해서 바꿀 수 있는 것과 그렇지 못한 것을 구분하는 일은 무척 중요한 부분이다. 고민해도 노력해도 해결되지 않을 문제를 붙들고 엄한 씨름을 하는 것보다 내가 통제 가능한 일들을 우선적으로 처리해 나가야 한다. 반대로 해결이 어렵거나 불가능한 것들에 골머리를 싸매다 정작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을 놓치게 된다면 직원, 가족, 지인 혹은 구성원들에게 신뢰를 잃기 쉽다.
'변할 수 있는 것' 조차 제대로 실천하지 않으면서 항상 모든 문제에서 남들을 탓하고, 이런저런 핑계만 대고, 요즘 것들 버릇없다는 헛소리나 해대는 꼰대는 지금 같은 세상에서 절대로 살아남을 수 없다. 그리고 그런 현상은 앞으로 더 가속화될 것이고 그럴수록 그들이 설자리는 더 좁아질 것이다. 누구를 탓하기 전에, 누구를 비난하기 전에 먼저 자기는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자신이 바꿀 수 있는 일에 최선을 다했는지 스스로를 돌아보는 시간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