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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이엠 저리킴 Jun 26. 2022

중소기업의 지속 가능성에 대하여

누구나 처음 사업을 시작할 때는 엄청난 성공과 장밋빛 미래를 기대하게 마련이다. 그저 그런 회사로 남기를 원하는 사람이 누가 있을까. 하지만 모두의 기대와는 달리 '성공'이라는 타이틀을 달 수 있는 회사는 소수에 불과하다. 통계에 따르면 스타트업이 5년 동안 생존할 확률이 고작 26%에 불과하다고 한다. 다시 말해 4개 중 3개는 5년 내 문을 닫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일단 그 26% 안에 들기만 해도 일단 소소한 성공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진정한 의미의 성공은 10% 미만의 소수에 국한된다. 


나는 기적적으로 26% 안에 포함이 되어 살아남았다. 처음 시작할 당시만 해도 2년도 못 버틸 것 같던 회사는 벌써 만으로 6년을 지나고 있고, 우리는 남들이 이루지 못한 많은 것들을 이루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코로나 팬더믹으로 인해 잠시 주춤하기는 했으나 우리는 꿋꿋하게 버텨내었고, 다시 정상 수준의 매출로 회복하기에 이르렀다. 그 기간 동안 100억이 넘는 매출을 기록하기도 했고, 사옥도 마련했고, 일정 수준의 인센티브와 복지도 실시했다. 앞으로도 큰 헛발질만 하지 않는다면 큰 문제없이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일단 생존에 성공한 중소기업의 다음 고민은 지속 가능성에 대한 부분이다. 이 치열한 경쟁 사회 속에서 우리보다 더 질이 높은, 혹은 더 가격 경쟁력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가 나타나지 말란 법이 없다. 나는 현재의 위치를 유지하며 앞으로 10년, 20년 계속할 수 있을까 하는 물음에 답을 해야 하는 상황에 처해있다. 물론 나의 대답은 이미 오래전부터 정해져 있었다. 다만 이 답을 직원들과 어떻게 공유하고 함께 실행해 나갈지가 관건이다. 


모든 스타트업의 꿈이라면 적정한 수준으로 회사를 키워 큰 회사에 매각을 하는 이른바 'EXIT 전략'일 것이다. 하지만 우리 회사의 경우 특별한 기술이나, 장비, 테크니션, 솔루션을 가지고 독점적인 위치를 가질 수 없는 업종이므로 이런 'EXIT 전략'을 구사하는데 분명한 한계가 있다. 그렇다고 이 회사를 언제까지나 내가 운영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래서 둘 중 하나를 택해야만 했다. '나의 지속 가능성'이냐? '회사의 지속 가능성'이냐? 전자의 경우라면 나는 이 회사에서 십년이고, 이십년이고 회사의 명운이 함께할 때까지 계속해야 한다. 내가 이 회사에 수장으로 있는 한 조직원들의 성장은 멈출 수밖에 없고, 그것은 결국 조직의 성장이 멈추거나 고장 나는 것으로 귀결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래서 나는 그 두 개의 답안지 중에 '회사의 지속 가능성'을 택했다. 나는 우리 회사의 첫 시즌을 성공적으로 런칭하였고, 이제 프런트맨으로 물러나 후배들이 주인공이 되는 두 번째 시즌을 열어준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물론 후배들은 아직 완강히 거부하고 있는 상황이다. 제대로 된 설명을 할 기회도 없었지만 아직까지는 준비가 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이다. 나는 당장 급하게 일을 추진하려는 것은 아니다. 충분한 설명과 논의를 거쳐 적당한 시기에 후배들이 스스로 해보겠다는 마음이 생겼을 때까지 기다릴 예정이다. 하지만 세상에 완벽한 준비란 없다. 언제나 조금씩 부족한 상태로 시작을 하고, 함께 똘똘 뭉쳐 그 모자람을 채워나가며 성장하는 것이다. 처음부터 완벽하다면 그 조직엔 성장이란 없을 것이고, 그러면 시작과 함께 고인물이 되어버린다. 


이 회사의 '지속 가능성'에 내가 반드시 필요하다면 당연히 끝까지 함께 하겠지만, 내가 없어도 이 회사는 더 큰 성장을 할 수 있는 구조임을 확신하기에 이런 선택을 하려는 것이다. 첫 시즌은 내가 정한 룰대로 움직이면서 여기까지 왔지만 새로운 시즌에서는 새로운 감독과 주인공이 자신의 세계관을 설정하여 새로운 드라마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 주인공은 한 명일 수도 있고, 여러 명일 수도 있다. 그렇게 새로운 시즌을 거듭하면서 우리는 결국 모두가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내야만 한다.

현재 내 머릿속에 구상하고 있는 다음 시즌의 시놉시스는 이미 준비되어 있다. 나중에 어느 정도 구체화되면 시놉시스를 여기에서 공개하겠지만, 이 시놉시스를 기반으로 앞으로 이끌어갈 후배들이 새로운 연출 방향을 설정하고, 디테일한 대사를 입히고, 치밀한 계획으로 촬영에 임해야 한다. 그렇게 자신도 성장하고, 회사도 성장하고, 조직원들도 성장하는 아름다운 한 편의 드라마를 만들어 갈 수 있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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