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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심 작가 진절 Jul 05. 2022

나의 코인 분투기

가상화폐 & 블록체인 벼락 치기 공부 2주차

나는 지금까지 코인이나 블록체인과 같은 가상화폐 시장에 절대 발을 들이지 않았다.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의 대명사로, 많은 사람이 큰 돈을 벌었다고 하지만 나는 24시간 쉬는 날도 없이 그것만 쳐다볼 자신이 없었다. 현재 하고 있는 주식만으로도 벅차서 미국 주식도 안 하는 마당에 가상화폐까지 발을 담그면 그야말로 폐인이 되어, 현재 하고 있는 일에도 막대한 지장을 줄 것 같아 애초에 관심을 주지 않았다. 


그렇게 나와는 영원히 관계가 없을 줄 알았던 코인 시장에 어쩔 수 없이 연계가 되는 일이 발생하였다. 어차피 코인은 안 할 생각이어서 아예 공부고 관심이고 두지 않았던 터라 지식이 전무한 상태로 설명을 듣다 보니 분명 한국말인데도 거의 외계어처럼 들려 도무지 이해를 할 수가 없었다. 온갖 코인 용어들이 등장하고, 블록체인에서 통용되는 개념들이 난무하다 보니 아무리 쉽게 설명을 해주셔도 정작 내가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은 고작 20%도 채 되지 않았다. 그러므로 아래 적을 내용은 내가 지난 2주간 불 꺼진 방에서 손으로 더듬더듬거리며 물건을 찾는 심정으로 공부한 내용이라, 아주 기초적인 내용에도 불구하고 심각한 오류가 있을 수 있음을 미리 고백하는 바이다. 



1. 메타 마스크 만들기

가상 화폐들을 보관하는 지갑이다. 일명 디지털 지갑으로 엄청나게 긴 고유 주소를 가지고 있다. 계정 비밀번호가 있지만 그와는 별개로 니모닉(mnemonic)이라는 암호 코드가 있는데, 이 니모닉은 12개의 단어로 이루어져 있다. 이 니모닉을 해킹하면 그 지갑의 소유권을 뺏어오는 게 가능하기 때문에 절대로 컴퓨터 상에 저장하면 안 되고, 반드시 손으로 적어 금고 같은 곳에 잘 숨겨 놔야 한다고 한다. 최고의 디지털 가상 화폐를 가장 안전하게 보관하는 방법이 손으로 적어서 오프라인 금고에 숨겨놔야 한다는 이 부조리함(아이러니)은 어찌할 것인가?


아무튼 가상 화폐를 보관하는 지갑은 참으로 다양하지만 그중 메타 마스크는 이더리움 기반이라고 한다는데 나는 그게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 그냥 그렇다고 하니까 그런 줄 알고 만들었을 뿐이다. 추가로 다른 네트워크도 추가가 가능하다고 하는데 나는 어차피 바이낸스(*)와의 거래를 주로 해야 해서 바이낸스 스마트 체인(Binance Smart Chain)을 추가하여 바이낸스와의 거래를 준비하고 있다. 


팬케이크 스왑 후 남은 코인이 얼마 없는 텅빈 나의 (디지털) 지갑


2. 업비트 가입하기

한국에서 가장 유명한 가상 화폐 거래소이다. 한국 최고의 가상 화폐 거래소이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코인 거래로 번 돈을 부동산과 건물과 같은 현물 투자에 혈안이 되어있다는 사실이다. 혹시 최고의 디지털 가상 화폐 전문가도 가상 화폐보다는 부동산 불패를 믿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의구심이 살짝 들었다. 


업비트에 가입을 하려면 필수적으로 케이 뱅크 계좌가 있어야 한다고 하여, 케이 뱅크에도 가입했는데, 케이 뱅크에 가입하기 위해 기존 거래 은행과 1원 송금으로 인증을 해야 한다. 아무튼 그런 복잡하지만 단순한 과정을 거쳐 케이 뱅크에 가입을 하고, 케이 뱅크를 통해 100만원을 업비트로 송금하여 본격적인 출전 준비를 마쳤다. 일단 시험 삼아 백만원으로 연습해보고 괜찮으면 조금 더 넣어야겠다는 생각을 했지만 단 하루 만에 코인 가격이 내려가는 바람에 추가로 400만원으로 넣어 총 가상화폐 자산이 500만원으로 늘어났고, 시작부터 손실금액은 커져만 갔다. 


단지 거래 코인 목록일 뿐 내가 구매한 리스트는 아니다


3. 바이낸스 가입하기

바이낸스(Binance)는 전 세계적으로 가장 큰 가상화폐 거래소라고 한다. 미국의 나스닥 같은 곳이라고 할 수 있는데, 직접 이곳에서는 거래까지 할 수 있으니 조금은 다른 성격이긴 하다. 바이낸스에서 통용되는 화폐는 Binance USD(BUSD)라고 하는데, 실제 USD와 동일한 가격이라고 보면 된다. 또 바이낸스라는 거래소를 기반으로 한 코인이 BNB인데, 코인은 코인끼리의 교환이 가능하기 때문에 이 거래소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거래 도구가 바로 BUSD와 BNB이다. 


이 거래소에 가입하고 인증하는 절차는 웬만한 사이트 저리 가라 할 정도로 복잡하고 어지럽다. (심지어 모든 사이트가 영어이고, 한글은 옵션에 없다.) 그만큼 가상 화폐라는 것이 해킹이나 보안에 취약하다는 방증이 아닐까 싶은데, 아무튼 미국에서 사용이 가능한 통장이 없는 나 같은 사람은 BUSD를 직접 구매할 수가 없기 때문에 한국 코인 거래소인 업비트에서 코인을 사서 바이낸스로 송금을 하고 그 코인을 팔아서 BUSD나 BNB를 취득하는 방식으로 접근할 수 있다. 물론 업비트에서 바이낸스로 송금을 할 때 이른바 김치 프리미엄이라는 게 있어서 한국 자금이 글로벌 거래소로 들어올 때 꽤 많은 수수료를 내야 한다고 한다. 달러 환율 외에 김치 프리미엄까지 해서 업비트를 통해 바이낸스로 코인을 옮기면서 꽤 많은 수수료가 빠지니 유의해야 한다. 


한국 자금을 김치 프리미엄을 붙이다니... 이거 중국의 김치 공정은 이미 끝난 듯 ㅋㅋ
메타 마스크로 보내고 잔고가 거의 남지 않은 바이낸스 잔고


4. 팬케이크 스왑 이용하기

팬케이크 스왑이란 말 그대로 코인이나 NFT와 같은 가상 화폐들을 교환(swap)하는 거래소라고 하는데 이게 도대체 무슨 말인지를 알 수가 없다. 기존 거래소에서도 코인간의 교환이나 매매가 다 이루어지는데 굳이 여기서는 어떤 특별한 장점을 가지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위에서 언급한 바이낸스 스마트 체인에서 실행되는 토큰인 CAKE를 가지고 거래와 교환(swap)하는 곳이라고 배웠다. (우리는 어릴 때 모르면 그냥 외우라고 옛날 선생님들한테 배웠다.)


나는 팬케이크 스왑에서 내가 최종적으로 사려고 하는 토큰을 교환할 수 있었다. 그 토큰은 일반 거래소에 아직 상장되어 있지 않으므로 구매할 수가 없었고, 이 플랫폼에서 내가 보유한 다른 코인과 교환(swap)을 해서 결국 내가 원하는 그 코인을 손에 넣을 수 있게 되었다.   


내가 구매하고자 했던 최종 코인을 교환한 교환소 : 팬케이크 스왑





다시 한번 내가 구매하려고 했던 그 R코인(가칭)을 구매하기 위한 여정을 요약해보도록 하겠다. 


1. 케이 뱅크 가입 (feat. 카카오 뱅크)

2. 업비트 가입 (100만원으로 시작해 현 500만원)

3. 업비트에서 리플(XRP) 코인을 구입

4. 바이낸스 가입 (모든 것이 영어인)

5. 구입한 리플(XRP) 코인을 바이낸스로 송금

6. 바이낸스에서 리플(XRP)을 BNB로 교환

7. 메타 마스크 가입 / 비밀번호와 니모닉 손으로 적어 금고에 보관

7. 교환한 BNB를 메타 마스크(지갑)로 송금

8. 팬케이크 스왑과 메타 마스크 연동

9. 팬케이크 스왑에서 BNB로 비상장 R코인(가칭) 교환


여기까지 단 9줄로 설명된 이 2주일간의 과정이 정말 지옥 같았다. 언급했던 모든 플랫폼에 가입과 인증은 정말 험난했으며, 혹여나 나의 소중한 가상 화폐가 우주의 미아가 될까 싶어 적은 돈으로 몇 번의 실험을 거듭하며 조심스러운 걸음마를 떼었다. 그야말로 이제 걸음마를 뗀 상황이라고 보면 된다. 아직도 가야 할 길이, 알아야 할 지식이, 배워야 할 과정이 무수히 남아있다. 코인 그까짓 거 내가 안 해서 그렇지 막상 하면 금방 배우지 않을까 하고 생각했던 나의 지난날을 엄중히 꾸짖고 있다. 이번 프로젝트가 완료되면 나는 아마도 코인을 더욱 멀리하게 될 것 같다. 그만큼 어렵고, 무섭고, 막연하다. 주식의 그것과는 아예 차원이 다른 세상이다. 보안 문제로 인해 차마 이 글에서 언급하지 못한 몇 가지 다음 단계는 더 가관이다. 그 코인을 기반으로 NFT와 게임의 영역까지 넘나드는 대모험인 것이다. 


지난 글에서도 밝혔듯 나는 도대체 적당히라는 게 없는 사람인데, 나의 열정을 이렇게 쏟아부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10%도 이해하지 못했다는 사실에 자괴감이 든다. 열심히 공부한다고 해서 금방 진도를 뺄 수 있는 종목이 아님을 뼈저리게 경험했기에 딱 프로젝트에만 참여하고 나는 다시 마음의 고향 주식 시장으로 돌아갈 예정이다. 그래도 막연하게만 생각했던 가상 화폐 시장에 막상 한 발을 들여놓고 보니 완전히 다른 차원의 세상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것으로도 소중한 경험이었다. 부디 이번 프로젝트가 잘 마무리되어 조용히 발 빼고 돌아갈 수 있게 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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