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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심 작가 진절 Jul 19. 2022

완벽한 관계

이 글은 지난번 올렸던 <영원한 건 절대 없어>라는 글과 다소 이어지는 내용의 글이다. 참고 삼아 먼저 읽고 와도 좋지만 순서를 바꿔서 읽어도 무방하다. https://brunch.co.kr/@zinzery/410


얼마 전 친한 동생으로부터 이런 말을 들었다. 


"형이 몇 년 전에 A라는 사람을 엄청 칭찬하지 않았어?"

"응, 그랬었지. 그게 왜?"

"근데 지금 말투는 그렇지 않은 거 같아서..."

"응, 그것도 맞아."

"그동안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그때 칭찬했으면 지금도 계속 칭찬해야 하는 건가?"


그 동생의 말대로 나는 4-5년 전 A라는 사람에 대해 엄청난 칭찬을 했고, 여러 가지 면에서 신뢰를 하고 있었다. 하지만 시간이 흘러도 그는 전혀 성장하지 않았고, 주변의 변화에 아주 미온적으로 대처했다. 거듭 잘못된 판단으로 자신의 위치를 스스로 깎아 먹은 그는 결국 그때 당시 얻었던 포인트들을 이미 다 까먹은 상태가 되었다. 나는 여전히 그에 대해 신뢰를 하고 있지만 능력적인 면에서는 더 이상 인정할 수가 없었던 것이다. 짧은 시간도 아니고 4-5년이라는 시간 동안 엄청나게 많은 과정을 통해 그에 대한 나의 평가는 아주 야박해질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한 때 내가 신뢰했었다는 이유로 현재에도 여전히 그를 신뢰해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

  
시간이 흐름에 따라 사람의 관계는 어떻게 바뀔지는 누구도 알 수가 없다. 분명 이 전에는 눈에 쌍심지를 켜고 싸우던 앙숙도 필요에 따라 든든한 비즈니스 파트너가 될 수도 있으며, 한 때 너무도 사랑했던 사람이 하루아침에 꼴도 보기 싫을 정도로 마음이 변할 수도 있다. 둘만의 관계 속에서 감정이 어떻게 달라지는지는 오직 두 사람 사이에서만 알 수 있다. 사소한 말 한마디로 정.뚝.떨 할 수도 있고, 의미 없는 행동 하나로 갑자기 급호감이 되는 경우도 많다. 


세상 어디에도 완벽한 관계란 없다. 서로에게 쌍방 호감도 100%를 가진다는 것은 그야말로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다. 호감도가 일방향일 수도 있고, 또 어느 순간 역방향이 될 수도 있다. 언제든 변할 수 있는 게 사람의 마음이고 감정이기 때문에 우리는 늘 항상 주변을 돌아보며 관계를 다듬어 가야 한다. 아무리 친한 사이라고 해도 함부로 상처받는 말을 해서는 안되며, 평생 안 볼 거 아닌 이상은 가끔씩 안부 인사를 건네는 정도의 기름칠은 해놓을 필요가 있다. 


개인 간의 관계는 물론 비즈니스의 관계도 마찬가지이다. 지금 나와 함께 일을 하고 있는 클라이언트, 직원, 협력사 사람들 모두 비즈니스 관계이기 이전에 사람이다. 사람이기 때문에 좋았던 감정이 나쁘게 변할 수 있다. 한때는 정말 멋진 팀장님이었는데 어느덧 시간이 지나 자신이 성장하여 지켜보니 온통 실망스러운 팀장님으로 변할 수도 있는 일이다. 갑작스럽게 성향이 바뀐 것이 아니지만 자신이 처한 상황에 따라 관계는 언제든 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현재는 우리 회사와 좋은 관계를 가지고 있는 클라이언트가 하루아침에 우리가 아닌 다른 회사를 택할 수도 있다. 우리보다 훨씬 좋은 조건과 실력, 자금력으로 무장한 회사가 등장하지 말란 법은 없다.

흔히들 '잡은 고기에게 밥을 주지 않는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는데, 나는 그 말에 절대적으로 반대하는 입장이다. 오히려 그럴수록 더 최선을 다해서 우리를 떠나가지 못하도록 더 단단히 무장하고, 더 열심히 노력해야 한다. 그래야 이 치열하고 비열한 비즈니스 세계에서 끝까지 웃을 수 있게 되는 법이다. 떠나고 나서 후회해봐야 소용없다. 거듭 이야기 하지만 세상에 '완벽한 관계'라는 것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많은 사람들과 최대한 '완벽한 관계'가 되기 위해 오늘도 한걸음 한걸음 조심스러운 발걸음을 내딛고 있다.

사진 : 본문과 전혀 관계없지만, 단순하게 제목 때문에 첨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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