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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이엠 저리킴 Sep 29. 2022

위험(危險)한 기회(機會)

위기가 없는 삶이란 오직 죽음 이후일뿐이다.

'위기는 곧 기회이다.'라는 아주 식상한 표현을 많이 들어봤을 것이다. 너무 흔한 표현이라 나까지 쓰고 싶지는 않지만 지금 내게 주어진 상황이 딱 그러하다. 지난 글에서도 언급했듯이 현재의 나와 우리는 주어진 상황에 그저 최선을 다하고 있을 뿐이다. 그것이 상대에 대한 마지막 배려이다. 우리는 이제부터 매우 위험하지만 새로운 기회를 찾으려고 한다.


세상에 위험하지 않은 기회가 어디에 있을까. 모든 기회는 필연적으로 risk를 동반하고 있다. (위험을 동반하지 않는 기회가 있다면 그것은 100% 사기라고 일단 의심해봐야 한다.) 이번 프로젝트를 마지막으로 우리는 잠시만 멈추고자 한다. 물론 우리의 멈춤은 'STOP'이 아니고, 'PAUSE'이다. 수익은커녕 진행할수록 회사가 손실을 입는 프로젝트를 더 이상 진행하지 않는다는 결정은 너무도 상식적인 판단이다. 그 와중에 돈독했던 신뢰관계도 이미 회복할 수 없을 만큼 멀어진 상태이다. 열심히 일을 해도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는 건 당연하고, 과도한 수익을 추구하며 돈만 밝힌다는 의심을 받는 상황이 된 지 오래이다. 일을 할수록 자존감은 사라지고, 통장에 잔고도 더불어 줄어드는 상황이니 더 이상 지속할 이유가 없어진 것이다.    


'그럼 앞으로 어떻게 하려고 그런 위험한 결정을 하느냐', '조금 더 상황을 지켜보면서 다른 대안을 마련하는 게 맞지 않겠느냐'라고 조언해주시는 분들이 많다. 전혀 틀린 말이 아니다. 하지만 우리는 이미 순식간에 벼랑 끝으로 몰려 있고, 한 발짝만 더 뒤로 물러서면 깊고 깊은 낭떠러지로 떨어질 것이 분명하다. 그런 상황을 알면서도 아무 대비도 하지 않고, 무책임하게 다른 사람의 핑계나 대는 무능한 리더가 되고 싶지 않다.


이쯤에서 이순신 장군의 유명한 대사를 한 번 되뇌어 본다. '生卽死, 死卽生'의 정신으로 지금 이 벼랑 끝에서 주춤거리다 비참한 최후를 맞이하는 것이 아닌, 자발적이고 능동적으로 벼랑 아래를 향해 힘껏 날갯짓을 하며 더 큰 꿈을 향해 날아가 보려고 한다. 다행히 우리 주변에는 우리를 적극적으로 믿고 지지해주는 수많은 사람들이 있다. 그들을 믿고, 최선의 노력을 통해 우리는 또 새로운 길을 만들어 낼 것이다.


물론 실패할 수도 있고 우리의 의도와는 전혀 다른 양상으로 흘러갈 수도 있다. 사람의 일이란 건 늘 그러하지 않은가. 지금의 우리도 어찌 보면 전혀 계획한 대로 흘러가지 않아 엉뚱한 곳에서 기회가 생겼고, 그 기회를 잡아 오늘에까지 이른 것이다. 계획은 철저히 하되, 그 계획이 생각한 대로 흘러가지 않는다고 해도 항상 유연하게 변신하며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가는 것이 우리가 가진 가장 큰 능력이 아닐까 싶다.


'누구나 그럴싸한 계획을 가지고 있다. 죽도록 처맞기 전까지는...'이라는 마이크 타이슨의 유명한 말처럼 죽도록 얻어맞고, 깨지고, 부서질 수 있음을 너무 잘 알고 있다. 나의 새로운 출발, 엄밀히 말하면 우리의 새로운 출발에 어떠한 어려움이 있더라도 우리는 견디고, 피하고, 즐기며 반드시 새로운 길을 만들어 낼 것이다. 나 혼자만의 힘이 아닌, 우리 모두의 힘으로. 긍정의 에너지로.

  

출처 : 단아 커뮤니케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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