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같은 환경, 상반된 결과 : 당신의 선택은?
'술 주정뱅이 아버지 밑에서 술 주정뱅이 나온다.'라는 아주 오래된 격언이 있다. 맨날 술만 마시고, 가족들에게 폭언과 폭력을 일삼는 심각한 정도의 아버지를 바라보는 자식들은 대부분 아버지와 똑같이 살지 않겠다고 다짐을 한다. 하지만 그중 다수는 아버지의 성향을 그대로 물려받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자신이 그토록 싫어했던 그 아버지의 모습을 어느덧 자신이 똑같이 하고 있는 확률이 그렇지 않은 경우에 비해 9배 이상 높다고 하니 과학적으로도 어느 정도 증명이 된 사실이라고 할 수 있다.
회사 생활도 마찬가지이다. 어느 회사나 소위 '미친개' 한 마리쯤은 있을 것이다. 그런 선배들을 보며 치를 떨던 후배들이 어느새 높은 위치가 되면 자신이 그토록 혐오하던 '미친개'가 되어 있는 경우를 자주 볼 수 있다. 이유는 간단하다. 위로 올라갈수록 높은 책임감이 부여되고, 혼자서만 잘해서 되는 게 아니라 여러 후배들을 관리해야 하는 역할까지 추가되면서 부담과 스트레스가 올라가게 마련이다. 한 명 한 명 친절하게 설명하고 가르쳐주면 참 좋겠지만 자신의 일이 바쁘면 그런 행위마저 부담이고 귀찮아지는 순간이 온다. 그럴 때 한번 크게 성질 혹은 짜증을 냈더니 오히려 후배들이 더 긴장하고 빠릿빠릿해지는 효과를 보게 된다면 그 달콤한 유혹을 포기하기가 어려워지게 되고, 이후에는 친절한 설명 따위는 과감히 생략하고 바로 지랄의 단계로 들어가는 것이다. 그렇게 또 한 명의 '미친개'가 탄생하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술주정뱅이 아버지 밑에서 자란 아이가 모두 술주정뱅이가 되지는 않듯이, '미친개'를 상사로 두었던 후배가 모두 '미친개'가 되는 것은 아니다. 술 마시고 폭언과 폭력을 휘둘렀을 때 가족들이 자신을 두려워하는 모습을 보며 약간의 정복감과 성취감을 한 번 느끼게 된다고 하는데, 회사에서도 마찬가지로 한 번의 '개지랄'을 통해 빠른 일처리는 물론 정복감과 타격감을 한 번 맛본 사람은 그 편리한 방식을 포기하기 어려워진다고 한다. 편한 방법을 알고 있는데, 굳이 힘들여 설명하고, 설득하며 자신의 시간과 에너지를 낭비하는 것이 합리적이지 못하다고 생각하는 부류들이 생각보다 많다.
내가 다니던 여러 회사들은 소위 '미친개'의 숫자가 훨씬 많았다. 선배들의 '개지랄'은 그대로 후배들에게 대물림되었고, 협력사들에게 가해지는 갑질과 폭언은 그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이었다. 일상생활 멀쩡하게 하던 착한 후배들도 협력사와 통화할 때에는 완전 다른 사람이 되어있는 것을 자주 목격했다. 그 고리를 끊기 위해 아무도 시키지 않았지만 나는 회사의 모든 후배들에게 메일을 보내 그런 잘못된 관행을 끊어 내자고 외쳤지만 다수의 '미친개'들이 장악하고 있던 회사는 결코 움직이지 않았다. 오히려 협력사들에게 언제나 친절하게 부탁하는 내가 지탄을 받는 그런 지경에까지 이르렀다. 하지만 남들이 손가락질하거나 말거나 나는 내 스타일을 유지했고, 자연스레 회사 내에서 왕따 비슷한 위치로 고립되었다.
그 후 자회사 형태로 독립을 하는 회사에 잠시 몸을 담았다가 곧바로 내 사업을 시작하게 되었을 때, 정말 많은 협력사분들이 우리의 출발을 진심으로 응원해 주었다. 또 엄청 작은 행사라 할지라도 정말 자기 일처럼 최선을 다해서 적극 협조해 준 덕에 우리 회사는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고, 순식간에 어엿한 중견기업으로 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 그 당시 나를 비난하고 고립시켰던 선후배들 중 현재 우리보다 더 성공한 사람은 단 한 사람도 없다. 이제 와서 그들을 비난할 생각은 없지만, 최소한 자신들이 왜 잘되지 못했는지에 대한 이유를 엉뚱한 데서 찾고 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본다. 본인은 결코 잘못 살지 않았다고 생각할 테니까.
대행사에 근무를 하는 한 지인은 클라이언트로부터 부당한 대우를 받는 것에 대해 엄청난 불만을 토로한다. 회사의 대부분의 수익이 그 클라이언트에서 나온다는 이유로 클라이언트가 부당한 대우를 한다는 것이 이유였다. 충분한 수익을 보장해주지도 않으면서 너무 많은 의무와 서비스를 요구한다는 것이다. 거기까지는 충분히 토로할만한 이유가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의 다음 행동을 보면 전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정작 본인은 자신들의 용역을 연간으로 전담 대응하는 에이전시에게 자신의 클라이언트와 거의 동일한 이유로 엄청난 압박을 한다. 심지어 클라이언트로부터 받은 압박에 대해 그 에이전시에 토로를 하면서 정작 본인은 같은 논리로 그들을 압박하는 소시오패스적인 행동을 일삼는다.
매우 표리 부동한 그의 생각에 직간접적으로 많은 조언을 전했지만 여전히 그는 자신이 무슨 잘못을 하고 있는지 전혀 알지 못하는 눈치이다. 그야말로 내로남불, 적반하장의 전형이었다. 아무리 조언해도 하나도 달라지지 않는 그에게 더 이상의 기대를 갖지 않기로 했다. 자신이 겪으면 매우 치가 떨리는 일이 정작 다른 사람에게 더 큰 아픔이 될 거라고 생각하지 못한다는 사실이 매우 안타까웠지만 딱 그만한 인물이라는 것을 스스로 증명한 셈이기에 크게 아쉬울 건 없다.
군대를 다녀온 남자들이라면 다들 하는 뻔한 레파토리 중 하나가 바로 군대 내 군기, 얼차려, 폭행 등의 부조리를 자신의 대에서 끊어버렸다고 하는 것이다. 그런 말을 입 밖으로 꺼낸 사람 치고 제대로 실천한 사람을 보지 못했다. 안에서 새는 바가지가 밖에서도 샌다는 말처럼, 하나의 행동을 보면 열을 알 수 있다. 그 나쁜 습관을 끊어버리기는 커녕 더 심한 각종 폭력과 폭언을 가했음에도 정작 자신은 인자한 부모, 합리적인 군대 상관, 쿨한 회사 선배 등의 가면으로 끝없이 자신을 포장하는 게 그런 부류 사람들의 전형적인 특징이다.
글을 마무리하며, 인생에서 성공하는 가장 빠르고 쉬운 방법을 이제부터 내가 알려주도록 하겠다. 잠시 눈을 감고, 자신이 가장 혐오하고 저주하는 한 인물을 떠올려보라. 그리고 그를 싫어하는 이유를 100가지를 떠올려보라. 거기까지 마쳤다면 앞으로 100가지 싫어하는 이유를 정확하게 반대로 행동해 보길 추천한다. 그러면 아마 당신은 모든 사람들의 존경과 존중을 받는 훌륭한 사람이 되어있을 것이라 확신한다. 이것은 그냥 이론적으로 하는 허공에 떠도는 뜬구름이 아니라 내가 스스로 수십 년간 직접 실천하여 얻은 훌륭한 경험이며, 나만의 성공 노하우이다. 정말 내가 싫어했던 사람들, 그 사람들의 행동을 반대로 생각하고 움직였더니 어느새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사람이 되어있었다. 주변에 너무 좋은 사람들이 많아 정말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어떤 유명한 철학자나, 성공한 CEO들이 하는 얘기보다 이 방법이 가장 확실하고 가장 빠른 길임을 여러분들도 깨닫고 하루라도 빨리 스스로를 돌아보며 실천해보길 권하는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