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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심 작가 진절 Feb 12. 2021

투머치 3종 경기

철인 3종 경기보다 어렵다는 투머치 3종 경기


옛말에 과유불급(過猶不及)이라 했지만, 나에게는 항상 투머치라는 말이 익숙하게 따라다닌다. 약간 모자라게 항상 거리를 둬야 한다고 머릿속으로는 열심히 생각하지만, 정작 말과 행동은 두세발 정도 앞서가는 성격 탓에 여러 가지 논란에 휘말리는 일이 종종 발생한다. 그래도 생겨먹은 게 그런 걸 어쩌겠는가? 이게 나인걸...




① TMT : Too Much Talk 


지난 글 "말 못 해 죽은 귀신이 붙은 듯 (https://brunch.co.kr/@zinzery/36)"에서 볼 수 있듯이 나는 늘 하고 싶은 말이 많다. 항상 머릿속에 꼬리에 꼬리를 무는 생각들로 넘쳐나고, 그것을 꼭 입으로 뱉어 내야만 복잡했던 생각들이 어느 정도 정리가 되는 편이라, 상대가 누구든 간에 보급형 박찬호 급으로 말을 쏟아내는 편이다. 


사실 말의 총량이 많아진 결정적인 계기는 성격에서 기인하는데, 다른 사람과 있을 때 잠시의 말 공백을 도저히 견딜 수가 없었다. 전문용어로 '마'가 뜨는 것이 너무 불편했고, 어떻게 서든 그 공백을 채우기 위해 아무 말이나 뱉어  내는데 급급했던 시절이 있었다. 보통 개그맨들이나 MC들에게서 잘 나타나는 성격이다. 


그로 인해 한때 성대 결절이 올 정도로 목 상태가 안 좋기도 했지만, 그때는 생각을 조리 있게 뱉어내는 훈련이 안되어있었고, 상대의 이야기를 듣는 것보다 혼자 주절주절 떠들던 시기였다. 이제는 어느 정도 정리를 해가면서 내뱉는 습관이 생겼고, 상대에게 말할 수 있는 주제를 자연스럽게 제공하는 등 어느 정도 대화의 스킬이 무르익어 다행히 목 상태는 상당히 회복된 상태이다. 


② TMO : Too Much Ozirap


두 번째 투머치는 바로 '오지랖'이다. 일단 다른 사람의 이야기나 삶에 대한 생각에 너무나 관심이 많다. 그리고 단순히 그 의견이나 고민을 듣는 데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나름의 솔루션을 제시해주는 일을 매우 좋아하는 편이다. 내가 잘 알고 있거나 경험을 해본 분야의 경우 특히나 더욱 그렇다. 모르면 모르는 대로 상상력과 정보력을 동원하여, 마치 나의 일처럼 조언을 해주곤 한다.  


하지만 오지랖에도 일정 선이라는 게 존재하는 법이다. 상대방이 나에게 의견을 구하는 경우 적정한 거리를 유지하며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의견을 제시해주는 것이 일반적인 방법이지만, 나의 경우에는 상대방의 입장에 빙의해서, 혹은 그보다 더 몰입하여 분노하거나 흥분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이 투머치한 공감에는 때때로 부작용이 발생하기도 한다. 상대방이 아주 부담스러워하는 경우가 대표적이다. 그냥 조용히 들어주는 것을 기대했던 사람이라면 이런 과한 공감은 오히려 역효과가 나는 법이다. 또 가끔 열정적인 조언을 듣고 난 후, 상대방이 딱히 열심히 행동으로 옮기지 않을 때 소모되어 버린 내 감정과 성대에게 미안할 때가 있다. 내 오지랖이 딱히 신통치 않아서 이겠지만. ㅠㅠ  


③ TMI : Too Much Imagination


마지막 투머치는 '상상력(Imagination)'이다. 상상력이라는 것은 마음의 안정에서 나오는 것을 알 수 있다. 한참 월급쟁이 실무진으로 업무를 해결해나가야 하던 시절이나, 사업을 시작하여 멘땅에 헤딩하던 시절에는 상상력은커녕 당장의 먹고 살 걱정이 가장 앞서 쓸데없는 상 있었다. 하지만 회사를 시작하고 어느 정도 자리를 잡고 난 이후 그 상상력의 빈도와 규모가 엄청나게 커졌다. 


하루에도 수십 가지의 아이디어가 머릿속에 떠오르고 그것을 구체화하는 데까지 걸리는 시간은 그리 오래 걸리지 않는다. 특히 코로나 19로 우리 이벤트 업의 심각한 위기가 찾아오자, 걱정보다는 어떻게 이 상황을 슬기롭게 헤쳐나갈 수 있는지에 대한 끊임없는 아이디어가 샘솟기 시작했다. 억지로 쥐어짜서 나오는 상상력이 아니라 생활 속에서 아주 작은 아이디어가 자연스레 떠오르고 그것을 이런저런 상상력을 동원하여, 아이디어를 구체화시키는 작업이 마냥 즐겁기만 하다. 


특히나 운전을 하는 시간에 정말 수많은 아이디어가 탄생하고는 하는데, 운전 중에 딱히 메모를 할 수가 없어 목소리로 녹음을 하거나 혹은 특정 인물들에게 전화로 아이디어를 설명하며 자가발전을 하곤 한다. 녹음보다는 주로 전화로 이야기하는 것을 더 선호하는 이유는 누군가한테 설명을 하다 보면 좀 더 구체적이 되거나, 더 좋은 아이디어가 떠오르기 때문이다. 듣는 사람은 좀 당황스럽고, 잘 이해가 안 될 수도 있겠지만 누군가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무궁무진한 아이디어가 디벨롭되기 때문에 미안하지만 자주 이용하는 편이다. (특히 자주 이용되는 불쌍한 우리 아내에게 심심한 사과의 말을 전한다.) 




지난 1년간 축적된 수많은 아이디어와 상상력의 결과물들을 모아서 올봄부터 구체적인 신사업을 시작해보려고 한다. 사업의 방향은 너무 다양해서 한 두 가지로 설명이 되지를 않는다. 비대면 사업, 콘텐츠 사업, 머천다이징 사업, 플랫폼 사업 등 앞으로 또 다가올 미래의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는 것이 신사업의 방향이다. 곧 기존에 운영하던 사업과는 별도의 법인을 설립할 예정이다. 


지금 매우 안정적으로 자리를 잡은 현재의 사업은 우리의 현재를 지켜주는 사업이 될 것이고, 새롭게 시작할 사업은 우리의 미래를 꿈꾸게 할 사업이 될 것이다. 상상만으로도 가슴이 뛰는 이 일을 하지 않고 포기한다면 남은 인생이 너무나도 지루하고 밋밋한 인생이 될 것이 분명하다. 이 설레이는 마음으로 신사업이 성공하는 그날까지 늘 그래 왔듯 또 최선을 다해서 두 번째 성공을 이뤄내고야 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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