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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심 작가 진절 Feb 11. 2021

'돈의 노예'에서 '돈의 주인'으로


이 글은 철저하게 본인의 개인적 경험에서 나온 결과를 가지고 분석한 글이다. 따라서 사람에 따라 전혀 다르게 적용될 수 있음을 이해하고 읽어주길 바라는 바이다.


앞선 여러 글들에서 아주 간략하게 본인의 사업 실패/성공담을 기술한 적이 있다. 그 모든 이야기를 제대로 쓰려면 정말 12편짜리 대하소설도 부족할 만큼 많은 이야기가 있지만, 그중에서도 결정적으로 어떤 부분이 현재 나의 위치를 만들어줬는지에 대해 간단히 설명해보려고 한다.


성공의 공식과 노하우를 논하기에 앞서 과연 나라는 사람이 성공을 했느냐는 질문에 먼저 답을 해야 할 것 같다. 나는 사업을 시작한 지 만 5년 조금 못 미치는 기간 동안 계획했던 대부분의 목표를 2배 이상 초과 달성했다. 2020년에 코로나 19이라는 큰 암초를 만나 잠깐 어려움을 겪었으나, 그 시련의 과정을 발판 삼아 새로운 시즌2를 준비하는 과정에 있다. 즉 현재까지를 보면 어느 정도 성공한 것이 맞다고 할 수 있고, 앞으로 펼쳐질 새로운 시즌2는 어떻게 전개될지 알 수 없는 도전자의 마음으로 임하고 있다.  




누구에게나 자신만의 성공의 공식이 있다. 서점에만 가보면 온갖 종류의 성공스토리에 대한 베스트셀러를 쉽게 만날 수 있다. 과연 그 책을 읽으면 모두가 성공하느냐에 대한 답은 굳이 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결과적으로 성공한 사람들의 이야기이므로 마치 그것이 성공의 공식인 것처럼 오해할 수 있는 것이다. 똑같은 방식으로 실천한다 해도 그 책 속에 미처 담겨지지 않은 아주 작은 디테일 (정작 저자 조차도 인식하지 못할 수 있는)로 인해 성공과 실패를 가를 수도 있는 것이다. 


회사를 창립한 2016년에는 누가 봐도 무모한 도전을 했다. 이미 엄청난 레드오션이 형성되어있던 이벤트 프로모션 회사를 차릴 때 꽤나 많은 사람들이 만류를 했다. 월급쟁이가 가장 행복한 거라고.. 나 스스로도 잘 알고 있었지만 어떤 바람으로 인해 결국 창업의 길로 들어서게 되었다. 


[창업의 과정과 위기, 사건 사고에 대한 브런치 글 : https://brunch.co.kr/@zinzery/58]


돈을 벌기 위해 시작한 회사이기도 했지만, 꿈을 실현하기 위한 회사이기도 했다. 기존에 다녔던 회사들이 그렇게 나쁜 회사는 아니었지만, 그 내부의 부조리함과 병폐들을 그 안에서 단지 고용인에 불과한 내가 싸워서 바꿀 수 있는 것에 분명한 한계를 느꼈다. 


새로운 회사를 만들어 가장 중요시하게 마음속에 되새겼던 말이 바로 "돈을 좇지 말자" "돈의 노예가 되지 말자"였다. 초창기 매우 회사가 어려웠을 때, 당연하게도 많은 유혹들이 아주 온화한 얼굴을 하고 찾아왔지만 두 눈 질끈 감고, 그것들을 외면해야만 했다. 남들과 같은 방식으로 하면 내가 선발 주자들을 절대 이길 수 없을 거라는 신념과 철학.


새로운 프로젝트를 임할 때 '돈이 되는지' 보다는 '새로운 기회가 되는지'를 절대적으로 중요시하게 보았다. 당장에 돈이 되는 일이지만 단기적으로 끝날만한 프로젝트는 가급적 지양했다. (가급적 지양이었지 현실의 높은 문턱으로 인해 완전히 배척하지는 못하였다 ㅠㅠ) 다소 규모는 작은 프로젝트라도 우리에게 큰 기회가 주어질 수 있다면 어떤 험한 상황도 함께 이겨낼 수 있다는 마음을 항상 직원들에게 강조했다. 


프로젝트를 진행하다 보면 약간의 꼼수로 수익을 조금 더 올릴 수 있는 방법들이 종종 있다. 안 걸리고 문제가 없이 지나가면 수익도 올릴 수 있는 좋은 방법이지만 어쩌다 클라이언트가 알게 되거나 어떤 문제가 발생했을 경우 회사의 신뢰도가 급전직하로 추락할 우려가 있는 것이다. 물론 아무런 리스크도 없이 수익을 올릴 수 있는 방법이라면 당연하게 추진하겠지만 조금의 리스크라도 있는 경우에는 그 수익을 포기하고 원칙대로 진행하는 방법을 택했다.


당장에 100원을 남길 수 있는 프로젝트에 약간의 꼼수로 110원을 남기기보다, 조금 더 퀄리티를 올려 90원을 남기는 것이 우리에게 더 큰 기회가 찾아올 것이라는 아주 단순하지만 당연한 원칙을 지켜나갔다. 결과적으로는 그러한 진정성이 많이 어필되어 그 후에 정말 더 큰 규모의 프로젝트를 수주하여 회사의 규모는 나날이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이다.


좀 어렵게 느껴질 수 있을 것 같아 예를 하나 들어보도록 하겠다. 당시 우리 회사는 약 30억 규모의 <W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었다. 회사의 1년 매출을 능가하는 초대형 프로젝트였기에 얼마 안 되는 모든 직원들이 달라붙어 추진하던 프로젝트였는데, 그때 한 지인으로부터 3억 내외의 <P 프로젝트>를 의뢰받았다. 프로젝트의 규모 자체도 차이가 났지만 <P 프로젝트>는 수익이 나기 상당히 어려운 구조를 가진 프로젝트였고, 회사에서도 수행할 만한 여력이 없는 상황이었으므로 고사하는 게 맞았지만 사원 한 명만 데리고, 내가 직접 진두지휘하며 3개월간의 프로젝트 수행을 완료했다.


특히나 프로젝트 현장에서 다른 회사들이 해결해야 할 문제들을 우리에게 요청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마치 원래부터 우리가 해야 할 역할인 것처럼 빠르고 친절하게 대응을 해주었고, 그 프로젝트로 인해 그 회사와 우리 회사 간의 단단한 심리적 유대감을 형성할 수 있게 되었다.


얼마 후, 전사적으로 추진해오던 30억 규모의 <W 프로젝트>는 결국 이러저러한 이유로 취소가 되면서 회사의 미래가 불투명하게 되었으나, <P 프로젝트>의 글로벌 버전이 시작되면서 우리는 취소된 30억보다 훨씬 더 큰 40억 규모의 <P 프로젝트 글로벌>을 진행하게 되었고, 회사는 기사회생을 넘어 완전하게 안정적인 회사의 규모를 갖추게 되었다. 이후 <P 프로젝트>는 다양한 버전으로 변형되며 2018년부터 2021년 지금까지 5억~70억 규모의 프로젝트를 총 10여 건 이상 수주하는 등 전화위복의 결정적인 기회가 되었다.


매년 같은 클라이언트와 같은 프로젝트를 진행하지만, 직원들에게 잊어버릴까 싶어 귀에 딱지가 앉도록 매번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강조하는 부분이 있다. 


1. 돈을 조금 덜 남기더라도 절대적으로 리스크와 퀄리티를 관리하라.

간혹 착각을 하는 경우가 있는데, 새로운 클라이언트를 영업하는 일보다 기존의 클라이언트를 유지하는 비용이 훨씬 적게 든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따라서, 돈 몇 푼을 더 남기려고 꼼수를 쓰다가 어렵게 찾아온 손님을 완전히 내쫓는 어리석은 행동은 하지 말아야 한다. 또한, 잡은 고기에 밥을 주지 않는다는 잘못된 상식에 의거하여, 기존 클라이언트의 프로젝트는 등한시 한채 새로운 클라이언트에 찾아 열정을 쏟아붓는 우를 범해서도 안된다. 


2. 클라이언트와 협력사를 대하는 마음자세는 동일하게 유지하라.

클라이언트는 우리의 윗사람이 아니고, 협력사는 우리의 아랫사람이 아니다. 항상 누구를 대하던 같은 마음의 존중을 표할 때 더 큰 신뢰를 얻을 수 있다. 같은 맥락으로 직원 간에도 선임이라고 후배를 하대하거나 모멸감이 드는 언행을 절대적으로 하지 않도록 강조한다. 잘못은 잘못대로 차분하게 지적하고, 개선을 하면 되는 일인데 큰 소리로 사람들 앞에서 망신을 주는 등의 행위를 하는 사람 치고 제대로 된 사람을 보지 못했다. 


3. 실수가 있었을 때는 핑계보다는 사과와 함께 빠르게 대응하라.   

일을 하다 보면 누구나 실수를 한다. 실수를 하면 누구나 당황을 하는데, 이런저런 빠져나갈 구실을 찾는 것보다 빠르게 실수를 인정하고 적절한 대응을 하는 것이 훨씬 신뢰도를 유지하는데 도움이 된다. 핑계는 또 다른 핑계를 낳게 되고, 어느 순간 돌이킬 수 없는 소용돌이에 빠지게 된다. 팩트 체크에 기반하여 사안에 대한 설명, 원인, 대응책을 함께 전달하는 습관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4. 우리 역할에 대한 한계를 과감히 버려라. 길게 봐야 멀리 갈 수 있다.

<P 프로젝트>는 규모 자체가 워낙에 크다 보니 우리 회사 외에도 3~4개 회사가 각각 역할분담을 하여 진행을 한다. 일을 진행하다 보면 애매하게 겹치거나 혹은 빈틈이 발생하게 마련이다. 그럴 때마다 이걸 누가 할 건지 정하는 일이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돈이 추가적으로 들어가기도 하고, 그만큼 업무 자체가 늘어나기도 하여 서로 눈치게임을 하거나 신경전에 돌입하기 일쑤이다. 


그때마다 직원들에게 강조하는 것이 먼저 나서라는 것이다. 전체적으로 프로젝트가 잘 끝나야 우리도 다음을 기약할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니거냐 내거냐를 따지다가 골든타임을 놓치지 말고 일단 해결해놓고 그 이후에 R&R을 재정리하는 게 훨씬 스트레스가 줄어든다고 강조한다. 물론 직원 입장에서는 억울하거나 짜증이 날 수도 있는 부분도 충분히 이해하기 때문에 다른 방식으로 반드시 보상을 해준다. 




하... 이번 글의 주제는 너무 명확하여, 짧게 끝낼 수 있다는 생각으로 글을 시작했지만 결국 또 말이 길어졌다. <투머치토크>라는 매거진 주제에 너무 잘 어울리는 장황한 글이 되어버렸다. 물론 이 것도 많이 생략하고 정리한 수준이라는 것은 공공연한 사실이다. 


이 장황한 글을 짧게 요약해보자면 눈 앞에 있는 돈만을 쫓을 때 결국 더디게 갈 수밖에 없고, 결국 돈의 노예가 되어 돈의 지배를 받게 된다. 돈보다는 작지만 소중한 기회를 잡는다면 조금 더 성공으로 향하는 길이 넓어질 수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성공에 관한 책을 여러 권 읽는 것을 만류하지는 않겠지만 그 성공의 공식을 자기만의 방식, 자기만의 스타일로 변형하여 적용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하는 바이다. 



#창업기 #성공과실패 #성공담 #실패담 #성공의공식 

#투머치토크 #박찬호보다투머치토크 #too_much_talk #박찬호

#돈의노예 #돈의주인 #멀리봐야길게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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