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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이엠 저리킴 Jun 08. 2024

순수 창작 소설 도전기

[본격 홀덤 소설] 파이널 테이블

어릴 적부터 독서를 매우 좋아했고, 특히 소설책 읽기를 무척 좋아했다. 도봉구 창동에서 홍대까지 한 번에 가는 '7번' 버스가 있었는데 그 버스 안에서 거의 '태백산맥', '아리랑', '한강'은 다 읽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늘 읽을 때마다 감탄해 마지않는 그 수려한 문장들, 표현들, 비유법들, 묘사들은 그저 존경스러운 신성불가침의 영역이었다.


그렇게 책을 많이 읽을 당시에도 '나도 글을 한 번 써봐야겠다'라는 생각을 단 '1'도 해본 적이 없었다. 글이라는 것은 그저 '읽는' 것일 뿐 '쓰는' 것이라는 개념이 아예 없었다. 그렇게 세월이 흘러 예전만큼은 아니지만 그래도 1년에 두세 권 정도는 꾸준히 읽는 편이었는데 어느 날 갑자기 글이라는 걸 써보고 싶은 생각이 문득 들었다. 페이스북이나 블로그에 간간히 짧은 글을 올리곤 했는데, 거기서 조금만 다듬으면 그것도 글이 될 수도 있겠다는 마음에 브런치의 문을 두드려보았다.


2019년에 3수 끝에 브런치에 입성할 수 있게 되었지만 또 막상 들어오고 나니 무엇을 써야 할지 막막했고 1년이 다 지나도록 몇 개의 글만 남긴 채 긴 침묵에 들어갔었다. 그러다 회사가 어느 정도 자리를 잡고, 코로나가 닥쳐오면서 시간적 여유가 생기니 자연스레 글에 대한 욕구가 생겨났고, 그때부터 미친 듯이 글을 쓰기 시작했다. 내가 가장 잘할 수 있는 것을 소재로 하다 보니 회사의 운영 철학에 대한 에세이 형식의 글이 주를 이루었다. (하지만 대중적이지 않은 소재이다 보니 아무래도 구독자를 폭발적으로 늘리는 것에는 한계가 있었다..는 슬픈 이야기 ㅠㅠ)


그러다 '나의 창업 이야기를 한 번 해볼까?' 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고리타분하게 자서전 형태로 쓰고 싶지는 않았기에 '소설'의 형식을 빌어 우리의 이야기를 보다 입체적으로 표현해보고 싶었다. 생각보다 소설이라는 형식의 작법이 익숙지 않아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다. '나는', '오늘'과 같은 1인칭 표현도 자주 등장하고, 과거-현재-미래 등의 시제 표현도 너무 어렵고 복잡했다. 수십 번의 퇴고를 통해 <지옥에서 사옥까지>라는 창업 스릴러를 탈고하여 현재 몇 개의 출판사에 투고를 해놓은 상태이다. (하지만 무소식이 희소식이라는 생각으로 무작정 기다리는 중 ㅎㅎ)




아무튼 거기까지 완료하고 나니 이제 내 이야기가 아닌 진짜 순수 창작 소설에도 도전을 해보고 싶은 생각에 이르렀다. 그래서 구굴과 유튜브로 창작 소설 쓰는 법(?)을 많이 검색해 보았으나 특별히 도움이 될 만한 글을 찾지 못했다. 시놉시스를 먼저 쓰는 걸까? 등장인물 캐릭터 분석을 먼저 해야 하는 걸까? 장르와 방향성을 먼저 정해야 하는 걸까? 작가들마다 다 방식이 달라서 오히려 헷갈리기만 했다. (마치 작곡이 먼저냐, 작사가 먼저냐 하는 정도로 정답은 없는 질문이었다)


그래서 일단 내 스타일대로 해보자라고 결론을 내렸다.(혹시 답정너?) 일단 소재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텍사스 홀덤', 스토리는 세 친구 진혁, 영훈, 민섭의 우정과 승부에 대한 이야기 정도로만 정하고 나머지는 일단 시작하고 나서 고민해 보기로 했다.  


요즘 AI가 대세인 만큼 챗GPT와 미드저니의 도움을 한 번 받아보기로 했다. 우선 챗GPT에서 '진혁, 영훈, 민섭의 우정과 승부에 대한 스토리를 텍사스 홀덤을 소재로 한다면 어떻게 전개하면 좋을까?'라고 질문을 던져보았다. 챗GPT의 대답은 나의 예상을 크게 뛰어넘는 수준이었다.

<챗GPT가 정리한 홀덤 소설의 시놉시스>

물론 내용적으로 많이 각색하기는 했으나 아예 막연하던 때에 챗GPT가 아주 약간의 실마리를 제공해 줬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추가적으로 디자인 크리에이트브 AI 플랫폼인 미드저니에서 홀덤 소설에 적합한 디자인 파일을 생성할 수 있었다. 역시나 내가 원했던 방향과 완벽히 일치하지는 않지만 모티브를 얻고 거기에 내가 추가적인 작업을 통해서 최종 결과물을 얻을 수 있는 장점이 있었다.

<미드저니를 통해 생성한 디자인 크리에이티브>

그렇게 일단은 쓰기 시작한 소설은 어느덧 4회 차까지 연재가 되었고, 이번주 5회 차가 업로드될 예정이다. 아무것도 정하지 않고 일단 쓰기 시작한 소설이 이제 어느덧 윤곽이 형성되었고 이번주나 다음 주부터 본격적인 갈등의 구조로 들어갈 예정이다. (하지만 아직 구체적 사건 설정은 없는 백지상태)


회차별로 내 어린 시절 경험을 모티브로 에피소드를 만들었고, 몇 명의 친구들을 섞어서 각각의 캐릭터를 만들어내기도 했다. 에피소드를 만드는 과정에 PPT로 판때기를 만들어 가는 과정도 하나의 즐거움이다. 패를 이렇게 저렇게 바꿔보면서 가장 극적인 상황을 만들 수 있는 그림을 창작하고 있다. 판때기 완성 후에 더 괜찮은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패들을 다 바꿔야 하는 귀찮음을 물리치고 싹 갈아엎는다. 무려 3번이나 판을 갈아엎은 적도 있었다. 귀차니즘 때문에 재미를 포기하고 싶지는 않기 때문에 시간과 노력이 더 필요해도 과감하게 바꾼다. 

<파워포인트로 가내 수공업 중인 도리짓고땡 판때기>

이 소설이 몇 회차까지 진행될지는 현재로서는 아무것도 정해진 바가 없다. 매주 일요일 연재를 위해 주말에 벼락치기로 글을 쓰고 있지만 너무 즐겁게 글을 쓰고 있다. 누가 칼 들고 협박한 것도 아니고 유튜브도, 소설 연재도, 작곡 공부도, 다이어트&러닝도 다 내가 좋아서 하는 것이고 상황이 허락하기에 하는 것이니 항상 즐거운 마음으로 최선을 다하는 것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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