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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심 작가 진절 Mar 29. 2021

쌓여가는 일감(=글감)

바쁘다 바빠 현대 사회



투머치 토커(talker)이자 투머티 씽커(thinker)인 나는 계획적으로 글을 쓰는 편이 아니다. 어느 날 운전을 하다가, SNS를 보다가, 누군가와 이야기를 하다가 문득 떠오르는 글감이 있으면 일단 제목만 이렇게 브런치 서랍에 적어 놓는다. 내용은 어차피 머릿속에 다 들어있으니 제목만 기억하면 되는데, 보통 그 제목이 떠오르지 않아 놓친 글이 수십 개는 될 것이다.


예전 같으면 수첩이나 휴대폰 메모장에 적어놓고는 했는데, 이제는 브런치에 적는 것이 일상이 되었다. 간혹 다른 SNS나 커뮤니티에 장문의 글을 올리게 될 때에도 항상 브런치에 1차로 글을 적고, 맞춤법 검사를 한 후에야 안심하고 글을 업로드하는 습관도 생겼다.


브런치를 시작한 지 2년은 되었지만, 실제로 글을 본격적으로 적기 시작한 지는 1년 남짓. 그 1년 남짓한 기간 동안 올린 글이 60개이니 1주일에 1개 꼴로 글을 올린 셈이 된다. 구독자 54명, 좋아요는 글당 20개 내외, 총 조회수는 약 3만 정도인 이 브런치에 심각하게 애정이 가는 것은 참으로 특이한 일이며 그 이유를 정확하게 말로 표현하기가 어렵다.


그간 SNS나 커뮤니티를 주로 할 때에도 글을 종종 올리기는 했었지만 브런치는 전혀 다른 종류의 활동이다. 작가라는 타이틀로 쓰는 글이다 보니 한 문장 한 문장 더 신중하게 쓸 수밖에 없다. 이것은 독자들과의 약속이기 이전에 나 스스로와의 약속이다. 생각을 하고, 그 생각을 글로 적어내고, 누군가의 공감을 이끌어 내기까지의 과정은 생각처럼 쉽지만은 않은 것 같다.


그 어려운 일을 또 굳이 왜 하고 있냐고 묻는다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쓰는 것이 좋기 때문이라고 말할 수 있다. 창작의 고통(?)이라는 거창한 말까지 쓰기에는 아직 졸필이지만, 그래도 쓰는 것이 괴로우면서도 즐겁기 때문에 당장에는 이 '씀'을 멈출 수는 없을 것 같다. 어서 100번째 글을 쓰게 되는 날이 오게 되길 손꼽아 기다려보며,  저 제목만 있는 빈 글들을 하나씩 하나씩 채워가야겠다.


#씀의즐거움 #씀의괴로움 #씀의고진감래 #씀씀이 #창작의고통 #100번째브런치 #브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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