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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자봉 Oct 24. 2020

철수와 영희


만나볼까요 우리

아주 진부하긴 하지만

철수와 영희의 이름으로

뻔하게

틀에 박힌 모습으로


철수는 영희와

평생을 중력가속도나 소금물의 농도 따위를 계산하는 삶

틀리는 날이 많아서 지우개가 습관인 삶이더라도

결국 교과서는 끝장을 볼 것입니다


영희는 철수와

손을 맞잡으면 무엇이든 하고

발을 맞추면 어디든 갈수 있다는

믿음이나

태생적으로 특출난 것은 없지만

일생에 한 번쯤은 특출날 것이란

기대를

가지기도 할 것입니다


철수와 영희는

오래 일하고 착실하게 모으면

아이를

낳아

기르고

집을

살 수도 있을 것이란

믿음

도 가질 수 있을 것입니다

그것이 설령 믿음에만 그친다고 하더라도


철수와 영희는

살 것입니다

진부하게

틀에 박힌 모습으로

사랑하고

꿈도

꿀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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