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나볼까요 우리
아주 진부하긴 하지만
철수와 영희의 이름으로
뻔하게
틀에 박힌 모습으로
철수는 영희와
평생을 중력가속도나 소금물의 농도 따위를 계산하는 삶
틀리는 날이 많아서 지우개가 습관인 삶이더라도
결국 교과서는 끝장을 볼 것입니다
영희는 철수와
손을 맞잡으면 무엇이든 하고
발을 맞추면 어디든 갈수 있다는
믿음이나
태생적으로 특출난 것은 없지만
일생에 한 번쯤은 특출날 것이란
기대를
가지기도 할 것입니다
철수와 영희는
오래 일하고 착실하게 모으면
아이를
낳아
기르고
집을
살 수도 있을 것이란
믿음
도 가질 수 있을 것입니다
그것이 설령 믿음에만 그친다고 하더라도
철수와 영희는
살 것입니다
진부하게
틀에 박힌 모습으로
사랑하고
꿈도
꿀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