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고를 배우겠습니다.
브런치에서 어떤 글 잘 쓰는 작가님을 알게 됐다.
그 분이 얼마나 글을 잘 쓰는지 대번에 그 작가님의 모든 글을 읽어보게 되었다.
작가님은 글 속에서 -지금 쓰는 이 글도 며칠동안 몇 번이나 다듬고 수정하고 있는지-모르겠다고 하셨다.
과장되지 않으면서도 공감되는 그 수려한 글들이 오랜 퇴고를 거쳐 나온 것임을 말하고 있다.
참 많이 부끄러웠다.
나는 그렇지 못해서다. 하루동안 잠깐씩 틈이 생기거나 생각할 거리가 던져지면 짧은 생각뒤에 바로 브런치 글쓰기를 누르고 써내려갈때가 많았다.
짧은 글은 30분. 조금 긴 글은 1시간 정도에 불과했다.
뭐가 뭔지 따지고 들지 않고 주르륵 쓰고 충동적으로 발행해버린 글이 전부였다.
때로는 장난스럽게, 때로는 즉흥적인 내 분풀이하듯 그랬다.
그런 글은 설익기 마련이어서 주로 새벽 1시쯤에 발행한 글을 그 다음 아침이 되기 전에 발행취소하기도 여러번이었다. 그건 몇 시간 지나 다시 읽어본 그 글들이 부끄러워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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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망치는 삶이 얼마나 큰 고통으로 다시 되돌아오는지 나는 잘 알고 있다. 순간은 후련하기도 하였지만 결국 해결되지 못한 문제는 더 큰 자책감을 데리고 돌아와 여전히 나를 괴롭혔다.
다시는 도망치는 삶을 살지 말자고 결심하지만 쉽지않다.
내가 좋아하는 브런치 어느 작가님이 내 댓글에 대댓글을 달아주신 적이 있다.
나이가 먹으니 공허해 흔들릴 것이없다라는 내 말에 -그래도 여전히 속에서 무언가 끓어대는 것이 있기에 글로 푸는 것이 아니겠느냐-는 대답이 왔다.
(더 멋진 표현을 하셨던것 같은데 이 기억력이 부족해서....)
정작 큰 문제는 그대로 썩혀두고 나는 노력하고 있어요 라는 비겁한 잽을 브런치에 끊임없이 날리고 있었다. 어쩌면 나는 끊임없이 누군가를 찾다가 인생을 끝내버리는 것이 아닌가 두려워하고 있다.
나 지금 이거 맞냐고.. 내 나이에 이런거 나만 이러냐고... 얼굴도 이름도 없이 브런치에 함부로 물어대고 있었다.
김혜자 씨가 출연한 -눈이 부시게- 드라마에서 이런 대사가 있었다.
-늙는다고 마음까지 늙는건 아니다. 우리도 너희처럼 그 젊은 마음 고대로 가지고 몸만 늙었다고. 우리도 여전히 마음은 너희와 같은 나이라고-
소름이 돋았다. 왜 선배들의 말은 그다지 틀리지 않는건지...
나 역시 마음은 스물 몇 그 어느 찬란했던 봄날에 걸음을 멈춘채 여전히 꿈을 꾸고 있는 것 같다.
다시 날 좀 되돌려 달라고, 그 찬란했지만 어설픈 봄날씨를 처음 겪었던 그때로.
다시 되돌아갈수만 있다면 그때 내가 짊어졌던 문제들이 얼마나 하찮고 별거 아니었는지 보란듯이 이겨내겠다고 울부짖고 있다.
여전히 어리석다. 나는.
그때의 어리석음을 고스란히 키워 지금의 나를 또 괴롭히고 있다.
내게 부족했던 것은 -수정-이었다. 눈이 부시게 찬란한 내 봄을 마구 내질러 버렸다. 조심조심 고치고 되돌아보지 못했다. 문장과 문장을 저울질해가며 무엇이 더 내게 어울리는가 수정하는 과정을 생략해버렸다.
짧은 시간, 도망치듯 내질러버린 내 봄을 이제와 다시 퇴고할 순 없다.
여전히 그 때를 아쉬워하며 현재를 또 도망치고 있는건 아닌가 깊은 반성을 해야만 했다.
나도 이제 손에 잡히는 글을 쓰고 싶어서요.
스탠딩 에그..
오래된 노래....
오래전에 함께듣던 노래가
발걸음을 다시 멈춰서게 해
이 거리에서 너를 느낄수있어
널 이곳에서 꼭다시 만날것같아
너일까봐 한번더 바라보고
너일까봐 자꾸 돌아보게 돼
어디선가 같은 노래를 듣고
날 생각하며 너역시 멈춰있을까
오래전에 함께듣던 노래가
거리에서 내게 우연히 들려온것처럼
살아가다 한번쯤 우연히 만날것같아
사랑했던 그모습 그대로
내 사랑이 그대로인것처럼
발걸음이 여길 찾는것처럼
꼭 만날꺼야 지금 이노래 처럼
날 사랑하는 네맘도 같을테니까
오래전에 함께듣던 노래가
거리에서 내게 우연히 들려온것처럼
살아가다 한번쯤 우연히 만날것같아
사랑했던 그모습 그대로
운명처럼 아니면 우연처럼
우리가 다시 예전처럼 만날수 있다면
너에게 나 해주고 싶은 말이 하나있어
널 다시는 놓치지 않을께
오래전에 함께듣던 노래가
거리에서 내게 우연히 들려온것처럼
살아가다 한번쯤 우연히 만날것같아
사랑했던 그모습 그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