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자녀교육 서적은 읽지 않기로...
어느P 씨의하소연
상담실에 올 때마다 종이 한가득 뭔가를 적어오는 P 씨였다.
오늘도 그는 조금 수줍게 종이를 펼쳐 내게 보여준다.
지난 십수 년간 이거 저거 많이 찾아보고 영상도 챙겨봤습니다.
아이가 커가면서 생기는 간극에 고생하고 힘들어하면서 유명한 곳에 상담도 해봤고요.
오늘 저는 이제 자녀교육서적은 읽지 않기로 결심했습니다.
그것들의 효과와 위치를 깎아내리는 것은 절대 아닙니다. 다만 개인적인 깨달음을
얻었다고 할까요
저의 깨달음은 이렇습니다.
1. 부부가 결혼을 하여 자녀를 낳는 것은 라이언 일병을 구하러 가는 것과 같다.
2. 이때 부대원 간(부부간) 서로 신뢰나 애정이 없다면 이미 라이언 일병은 생존확률이
지극히 낮아진다. --자녀의 고통 발생.
---가끔 돌아이 같은 부대원이 탈영하거나 뻘짓하면 남은 부대원이 독박쓰는.....
3. 자녀가 나를 닮을 것이라는 착각, 상대 배우자를 닮을 것이라는 착각을 버려라.
이해가 안 된다면 멘델의 완두콩들을 만나고 오자.
4. 자녀가 태어나 열두어살이 될 때까지는 당신이 그 무슨 활동을 해도 영혼은 아이와
같이 묶어두어야 한다는 것을 명심하라.
우리 애는 8살부터 혼자 놀이터도 가서 놀다 온다라는 분은 보헤미안 영혼...
아무나 그런 영혼을 타고나진 않는다.
5. 자녀의 영유아기 때는 일단 지옥이라고 생각하라.
그냥 살아있는 자체로 죄가 될 수 있음을 영유아를 키우면서 느끼게 된다.
아이가 감기에 걸려도... 엄마가 미안해!!!~~ 통곡하고
아이가 다쳐도 엄마가 미안해!!!!
밤마다 아이의 무사 무탈 고거 하나? 챙기지 못한 자신을 쥐어뜯으며 지옥불에 울게 될 것이다.
가끔 아이의 재롱과 웃음은 강력한 향정신성 의약품처럼 스스로 지옥불에서 삭신을 지지게 하는
효과가 있다.
어.... 오늘 불가마 뜨끈뜨끈 좋네.. 잘 타네... 흑흑....
6. 아이의 2차 성징과 사춘기에는 종교를 갖기를 권한다.
--참고로 저는 무교입니다. --
아이의 키가 작거나 안 이쁜 구석이 있거나 눈을 뒤집고 덤벼들고 말대꾸를 꼬박꼬박 할 때마다.
그냥 속으로..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 소생.. 현생에 불자님 덕분에 선업을 쌓고 있으니 불자께 감사드립니다....
해야 한다.. 아니면..
그는 그.. 나는 나로다... 그는 산이요 나는 물이니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 해야 한다.
속세의 인연은 적당히 거리를 두어야 함을 잊지 말아야 한다.
7. 사춘기 뇌는 끓어오릅니다. 아이들도 어쩌질 못합니다. 우리가 아이를. 감싸주고 받아줘야 합니다.
---라고 말하는 정통 의학파 전문가들의 말을 살짝 뒤집으면.
사춘기 시절 부모 너희가 잘 받아주지 않으면 안 될 것이야. 왜냐하면 사춘기 때 사실 많은 정신질환이
시작되거든. 조울증, 강박장애, 조현병, 틱장애 등등.... 사춘기를 잘 넘겨야 하는 무서운 이유지....라고 본인은 해석했다.
(어.... 오늘 불가마도 뜨끈하니 좋네... 참나무 숯인가... 흠....)
8. 자녀의 학업보다 부모와 자녀 간의 관계를 가장 중요시하세요 라는 존경하는 의학 전문가님들의 말이
내 귀에는 이렇게 들렸다.
일단 자녀에게 잘해주고 베풀어줘서 자녀가 순간순간. 에이. 우리 부모님이 나한테 얼마나 잘해주시는데.
또는 지금 나에게 잘해주는 부모님의 사랑과 관심을 잃고 싶지 않아.라고 생각하게 하세요.
아이가 미. 안. 해. 서. 라. 도. 부모 말에 순종하는 척이라도 하는 효과가 생깁니다. 사실 공부도 부모에게
잘 보이고 싶어서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 나이에 내 인생의 밧줄이 공부다 라고 깨닫는 아이들은 많지
않습니다.
9. 축하합니다. 출산에서 만 18세까지.. 잘 키워오셨군요..
이제 아이는 주민센터에 가서 주민등록증을 만들게 됩니다. 이제 하루만 지나면 우리 아이는 엄연한
성인이 되어 술을 마실 수도 스스로 결혼도 법적으로 가능해집니다. 이 말은....
이제 아이의 사회규범에 어긋한 행동은 법적인 처벌이 가능하다는 의미입니다.
이제는 국가의 통제와. 법 안에서 살아가게 됩니다. 부모로서의 민형사상 책임은 벗어나게 되셨습니다.
서서히 하산하십시오. 대신. 부모의 재량껏 물질적 지원은 마음껏 하셔도 됩니다....
완전히 등골이 빠지지 않게 가끔 스스로 스트레칭하면서 적당히 뽑아 주세요....
이상 짧은 소설이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