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꽃은 자신이 언제 만개하는지 알지 못한다.
그녀 자신도 봄은 처음이니까.
조금씩 눈에 들어오는 것들은 너무 거대하고 많은 것들이어서 넋을 놓고 바라본다.
거대한 나무들의 키, 촉촉하고 향긋한 흙, 아득한 하늘.
그녀는 자신의 눈으로 바라보는 그 모든 것들이 무척 아름답고 생전 처음 보는 것들이어서
정신을 차릴 수가 없다.
그녀의 잎이 푸르르고 그녀의 꽃잎이 말갛게 피어나는 것을 미처 알아차릴 수 없다.
그 온통 아름다운 것들 속에서 어쩌면 가장 아름다운 것은 그녀 자신임을 차마 알지 못한다.
본디 그녀의 것이었던 그녀의 향기는 벌과 나비를 취하게 하며 그녀에게 이끌지만
그녀는 당황스러울 뿐이다. 그녀 자신은 당연히 그녀의 향기를 알지 못함으로
화려하게 비행하는 그들을 바라보며 자신을 부끄러워한다.
자신이 불러낸 것임을 깨닫지 못함으로.
그녀는 감히 욕심내지 아니한다.
그녀가 그들을 먹여 살찌우는 것을 자랑하지 아니한다.
서서히 말라가는 꽃잎과 이파리를 죄스러워하며 눈을 들어 여전히 아름다운 다른 모든 것들을 바라본다.
나무, 흙, 하늘.
비로소
저들이 나를 위해 있었음을.
나를 향해 존재했음을 알게 되며 고개를 떨군다.
자신이 가장 예뻤을 때를 마지막으로 기억해내곤
가슴에 꽉 들어차 숨 가쁜 아쉬움을 땅에 떨어뜨린다.
너는,
너는,
부디 너는.
에미의 아쉬움을 본디 가지고 태어나
오롯이 너의 아름다움을 깨닫게 되기를.
너의 귀함을 마음껏 뽐내며 만끽하기를.
그렇게 씨앗을 남겨 당부한다.
내가 가장 예뻤을 때를 기억해 주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