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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돌터졌다 Nov 28. 2021

그러니까 이건 내 친구 얘긴데...

당신에게 보내는 러브레터. 

지구 상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살고 있는지 우리는 안다. 

평생 한 번도 만나볼 일도, 같은 나라 안에서 숨 쉴 일도 없을 만큼 많은 사람들. 

그럼에도 우리는 그것을 잊고 얼마 되지 않는 식견으로 사람을 판단하고 결정 내 버린다. 

아. 그런 사람들은 말이지... 이런 식으로 말이다. 내 눈에 벗어나는 사람은 이상한 사람이 되어버리고 내가 모르는 세계와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우리는 아주. 자주. 까먹는다. 






그러니까 이건 내 친구 얘긴데...

아니 별로 안 친하니까 친구의 친구라고 해두자. 암튼 그런 사람이 있는데 이 사람이 오랫동안 우울증으로 고생을 했대... 얼마나? 음. 한 십 년 정도라지? 하여튼 그런데 말도 안 하고 살던 그 사람이 어느 날 짧은 글을 쓰기 시작했대. 이런저런 뭐 잡다한 그런 거. 

그런데 그러면서 우울증 약도 안 먹게 되고 상담치료만 가끔 받는가 봐. 응. 

그 사람은 낮에는 전혀 티를 안 내다가 밤이 되면 새벽까지 그렇게 고생을 한대. 그 시간이 특히 괴롭다나 봐. 

거의 매일을 운다고 하더라고. 그래서 그 사람이 그 시간에 짧은 글 따위를 써서 하루를 넘기고 또 하루를 넘기고 그랬대. 

쓰는 글이야 뭐 내용이랄 게 있나. 그냥 별거 아닌 것들이겠지. 그런데 그 글이라도 읽고 댓글을 남겨주는 분들이 가끔 있다나 봐. 어떤 분은 웃어주기도, 어떤 분은 격려를 해 주기도. 

그 댓글이 너무 좋은가 봐. 응. 친구의 친구가 보기에. 

어떤 날은 자기가 그렇게 좋아하는 한 작가님이 좋아요를 누르고 댓글을 남겨주면 그걸 바로 못 본대. 


너무 행복해서. 

아껴 보려고. 

두근두근하다가 너무 기뻐서 눈물이 철철 흐른대. 

응. 난 잘 모르는데 사람이 그리운 사람들은 그러기도 하나 봐. 응. 친구의 친구에게는...

그래서 몇 시간이고 두고두고 --댓글을 남겼습니다-- 이 글자만 봐도 그렇게 행복하다가 결국 그 댓글을 보면 또 그렇게 행복하고 위로가 된대. 

응. 그러게.. 그런 사람이 있다고 그러네...


좋아하는 작가님의 책을 정성껏 밑줄 쳐가면서 읽고 또 읽고 위안을 받고 책이 있으니 좋아요나 댓글을 받지 않아도 이미 충분히 만족스러운데 혹시나 작가님이 바쁜 시간 쪼개어 댓글 남기실까 걱정도 한다고 그러네. 

응. 그러니까. 이건 내 친구 얘기야...


한 작가의 글이, 책이. 

다른 사람을 행복하게 한다는 건 얼마나 위대하고 아름다운 일인가 싶어. 

어쩌면 누군가를 살리는 일이기도 하겠구나 싶어. 







나는 수천의 사람들에게 샌드위치를 건넸다.
허나 그대처럼 나아가는 이는 드물다.
보통의 사람은 그 기적의 순간에 멈춰 서서 한번 더 도와달라고 애원을 하지.
당신이 있는 걸 다 안다고... 마치 기적을 맡겨 놓은 것처럼...
그대의 삶은 그대 스스로 바꾼 것이다.
그러한 이유로 그대의 삶을 항상 응원했다. 

---드라마. 도깨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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