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자고 덤비면 마이 아파.
한때 장진 감독의 영화 몇 편을 흥미롭게 봤다.
-박수칠때 떠나라-와 -거룩한 계보-는 몇몇 대사가 찰지게 귀에 남았다. 모르긴 몰라도 그 각본 쓰면서 본인도 킥킥 웃지 않았을까 싶다.
글 쓰는 사람들은 쓰다가 혼자 괜히 웃고 다시 읽고 흐뭇해지는 순간이 있을 것이다. 내가 썼는데 내가 나한테 주는 메시지 같은 글은 몇 번을 읽어도 지루하지가 않다.
거룩한 계보에서 딱 한마디 건져 올린다.
정준호 배우가 극 중에서 얄미운 조종사에게 퍼붓는 저주성 말이다.
"앞으로 네가 살다가 말이지 아. 나는 이제 죽었구나 싶을 때가 있을 거여. 그땐 니 주변에 내가 있는 줄만 알아라."
정확하지는 않지만 대충 이런 뉘앙스의 대사였다.
지금 너를 곱게 보내주지만 앞으로 네가 곤란한 지경이 닥치면 그건 나의 영향인 줄 알라는 말이다.
실제로 영화에서 그 조종사가 추락사고를 당했는데 그 말을 떠올리고는 -나는 격추당한 것이라고- 말하는 대목도 있었다.
(너무 오래전에 본 영화라 정확하지 않은 점을 너그러이 좀...)
정말 미운 사람 만나게 되거나 나를 힘들게 한 사람이 있을 때 소시오패스는 맞짱 뜨는 거 아니라는 내 철학대로 조용히 감정을 정리하면서 꼭 덧붙인다.
-언젠가 네가 아.. 나 요즘 왜 이렇게 힘들지 싶으면 그땐 내 영향도 아주 쪼금은 있는 줄 알아라-
그래도 격추는 시켜도 살려는 드릴께...
오늘은 성인군자도 욕망에 충실한 일요일밤이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