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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처럼 보이지만, 나는 계속 성장 중이다

실패를 다시 정의하는 순간, 당신의 삶도 달라진다

by 김시온


"월요일 운동을 또 빼먹었다."


일주일 중 이틀밖에 안 하는 운동인데. 나 자신에게 실망했다. 하지만 그건 정말 실패였을까?


당신은 실패를 어떻게 정의하는가?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는 것? 중도 포기하는 것? 어떻게 생각하든 맞는 말이다. 반대로 말해도 맞는 말이다. 왜냐하면, 어떤 사람은 실패를 계기로 무너지고, 어떤 사람은 더 단단해지기 때문이다. 결국, 실패를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우리는 성장의 발판을 만들 수도, 낙담의 길로 빠질 수도 있다. 이 글을 끝까지 읽는다면, 분명 후자를 선택하지 않을 것이다.




나는 매주 월요일과 화요일에 운동을 한다. 아니, 하려고 한다. 하지만 피곤한 몸을 이끌고 퇴근 후 집에서 홈트를 하는 건 생각보다 큰 결심이 필요하다. 운동이 끝나면 또 해야 할 일들이 기다린다. 화요일과 수요일엔 브런치 글을 올리고, 수요일과 목요일엔 인스타그램 카드뉴스를 만든다. 조회수나 팔로워가 눈에 띄게 늘지 않으면 회의감이 밀려온다. '계속 해야 하나?'라는 의심과 '그만두고 싶다'는 유혹이 교차한다.


게다가 때로는 마감일에 맞추느라 급하게 글을 써야 할 때도 있다. 퀄리티는 아쉽고, 결과는 부족하다. 그럴 때마다 스스로에게 묻는다.


"나는 지금 실패하고 있는 걸까?"


하지만 그런 날에도 여전히 내 마음속에서 울리는 문장이 있다.


"기분이 태도가 되지 말자."


회사에서 받은 스트레스로 지쳐도, "회사일은 회사일이고, 내 삶은 내 것"이라 되뇐다. 그리고 몸에 좋은 일을 하자고 다짐한다. 그렇게 스스로를 다독이며 운동을 마치고 나면, 거울 속 내 모습이 조금 대견해 보인다.

사실 1년 전에도 월, 화에 운동을 했지만 그때보다 지금은 강도도 낮고, 체력도 떨어졌다. 언뜻 보면 퇴보한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여전히 운동을 "하고" 있다는 사실이 자존감을 붙잡아 준다. 목표는 완전히 이루지 못했지만, 습관을 유지했다. 자존감을 잃지 않았고, 그 자존감이 나를 다시 쓰게 만들었다. 글쓰기 실력이 늘지 않았더라도, 나는 계속 쓰고 있다. 퀄리티가 아쉬워도, 그 주를 건너뛰지 않는다. 그렇게 존버하는 힘은 계속 쌓이고 있다.


모든 실패가 나쁜 건 아니다. 오히려 어떤 실패는 더 중요한 것을 얻을 기회를 준다. 나는 한때 '글쓰기 모임'을 만들려고 했다. 운영 계획도 있었고, 일정도 잡아놨다. 하지만 결국 실행에 옮기지 못했다. 포기했다. 누군가에겐 실패로 보일 수 있다. 하지만 나는 그 실패 덕분에 혼자 글을 쓸 시간과 에너지를 확보했고, 덕분에 더 많은 글을 쓸 수 있었다. 주말에는 좋아하는 친구들을 만날 시간도 생겼다. 만약 계속 모임에 매달렸다면, 오히려 스트레스로 글을 더 못 썼을 수도 있다. 글쓰기는 나를 행복하게 하기 위한 일인데, 성과만을 좇다가 내가 무너졌다면 그게 더 큰 실패였을 것이다.





우리는 실패의 이면을 볼 수 있어야 한다. 어떤 일을 포기했더라도, 어떤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더라도, 그로 인해 얻은 '기회비용'을 생각해 보자.


향수를 샀는데 마음에 들지 않는다? → 당근마켓에 팔아볼 기회가 생겼다.

잘 다니던 회사를 퇴사했다? → 더 좋은 회사를 위한 준비 시간이 생겼다.

미라클 모닝에 실패했다? → 잠을 더 자서 건강을 지킬 수 있었다.




실패는 끝이 아니다.

그것은 방향을 다시 잡을 수 있는 잠깐의 쉼표일 뿐이다.


자존감을 지키고 있다면,

당신은 여전히 잘 가고 있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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