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글쓰기를 해야 실력이 눈에 띄게 좋아질 거란 어느 작가의 말에 매일 글을 쓰기로 마음먹었다. 먹는 건 귀찮아하면서 마음의 양식과 내 실력을 키우기 위해 마음먹는 건 곧 잘하는 편이라 글쓰기라는 마음의 양식을 먹은 지는 벌써 1년이 넘었고 인스타그램이나 블로그에 쓴 글 말고 브런치 업로드를 목적으로 쓴 글은 올해 2월부터 시작이었다. 한 번의 불합격과 함께 나는 지난 글들을 다시 보며 내 글들을 다시 점검 했다. 나는 어떤 글을 쓰는 사람일까? 나는 어떤 글을 써왔을까? 점검 하는 순간에도 내 감정들을 글에 녹여냈다.
덕분에 한 번의 100일 챌린지를 끝내고 두 번째 100일 챌린지를 시작한 지 30일이 흘렀다. 매일 글을 쓰기를 반복하다 보면 어느새 나도 만족할 만한 글이 나오지 않을까 했는데 나의 첫 연재글인 '사물의 입장에서 글쓰기'를 종료하기 전 '거울'편에서 살며시 미소가 나왔다. 이미 써둔 글에 수정과 추가를 해서 브런치에 올리곤 했는데 수정하기 전 글이 이미 너무 좋았다. 그러나 짧은 글에 만족하지 못해서 추가로 글을 썼는데 수정 전의 그 느낌이 살지 않았다. 미생이었지만 순간의 설렘이 좋았다. 꾸준히 하다 보면 스스로 증명할 수 있음을 실감했고 1년 동안 많이 성장했다는 사실 또한 글을 쓰며 느꼈다.
종종 책을 읽으며 좋은 표현이나 문장이 보일 땐 페이지 오른쪽 하단을 접었다. 완독을 하게 되면 책 오른쪽 모퉁이가 이렇게 많이 접었나 싶을정도로 뭉툭하게 튀어나왔다. 그만큼 좋은 표현과 감동받는 부분이 있었으니 언젠간 써먹어야지 하고는 책장에 꽂아둔다. 아직까지 써먹어본 적은 없다. 그래도 잘 기억하기 위해 읽은 책은 꼭 한 번 정리하고 꽂아둔다. 인스타그램이든 블로그든 2차로 가공해서 내가 읽었단 사실을 만천하에 티를 내고야 만다. 그래야 더 잘 기억할 수 있으니까, 그래야 내 글과 생각에 녹여서 타인과 소통할 수 있으니까.
처음 글을 쓰기 시작한 이유는 돈을 벌기 위해서였고 돈을 벌려면 글을 잘 써야만 했다. 글을 잘 쓴다는 것은 어떤 것일까? 타인에게 공감과 이해를 내 글로 경험시켜줄 수 있으면 글을 잘 쓴다고 생각한다. 글을 잘 쓰면 말도 잘하겠다고 생각해서 내 노트북 자판은 하루도 쉴 틈 없이 타닥타닥 소리를 냈다.
글쓰기 실력은 좋아졌지만 여전히 말을 잘하지 못하는 건 글쓰기는 글쓰기대로, 말하기는 말하기대로 연습해야 했음을 연재가 끝날 때쯤 깨닫는다. 말하기에 도움 되는 글쓰기는 말 그대로 도움이 될 뿐 직접적인 능력 상승에 기여하지 않는다.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말이다.
회사에서 보고를 할 때, 팀장님께서 어떤 사항을 전달해 주실 때 긴장해서 그런지 머릿속에서 한 번에 정리가 안된다. 다들 어쩜 그렇게 정리를 잘하는지 한 번에 다 알아듣고 업무에 반영하는 모습을 보면 내 지난 1년의 노력은 아무 의미가 없나 싶은 좌절감도 든다. 계절의 흐름 따라 곧 익어갈 벼들이 고개를 숙일 때 나는 좌절로 인해 고개를 숙이는 모습이 머릿속에서 훤하다. 상상을 통해 내가 한없이 초라해지기도 해서 얼른 그동안 읽은 자기 개발서의 한 구절을 떠올려낸다. '상상하는 대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성공하는 상상을 끊임없이 하라. 긍정확언을 통해서 내가 성공할 수 있는 상상에 먹이를 주어라. 당신이 무엇을 상상하고 목표를 하든 끊임없이 노력해라. 그 목표에 도달하지 못하더라도 근처 어디쯤에는 도달해 있을 것이다.'
글을 쓰고 말하기를 연습하며 입술 끝에 울리는 소리가 감동의 소리가 되길. 나로 인해 다른 사람들이 기쁨과 위로를 느낄 수 있기를 바란다. 더불어 내가 쓴 글로 인해 삶이 윤택해졌다는 누군가의 말을 언젠가 아무렇지도 않아 할 만큼 많이 듣기를 바란다.
앞으로도 글을 계속해서 쓸 생각이다. 경영학을 전공하고 총무팀에서 근무하지만 나라는 사람을 브랜딩 해서 '작가 김시온'을 퍼스널 브랜딩하고 마케팅할 생각이다. 회사에 다니고 10년이라는 세월이 흘렀다. 나는 지금 어디쯤에 와있는가 다시 한번 글을 쓰며 점검한다. 그렇게 다시 10년이 지나면 나는 어떤 글을 쓸까. 많은 사람들이 나를 알아보거나 내 이름을 보고 믿고 구매할 수 있는 베스트셀러 작가가 됐을까? 나를 강연에 초청할 만큼 영향력 있는 사람이 됐을까? 물음표가 아닌 느낌표로 말할 수 있는 날을 기대한다. 근거 없는 자신감이 아니라 매일 글을 쓰며 발전하는 내 모습을 기록하는 이곳 브런치에서 앞으로의 여정을 여러분 또한 기대했으면 좋겠다.
마지막으로 첫 연재글을 마무리해서 기분이 너무 좋다. 이 기분을 어떻게 표현하면 좋을까? 한 여름날 드넓게 펼쳐진 바다를 바라보며 시원하게 등을 떠밀어주는 에어컨 바람과 함께 수박을 먹는다면 이런 느낌일까? 아주 평화롭고 제철에 딱 맞는 휴양지에서 제철음식과 함께 여유를 만끽한다면 이런 느낌일까? 무언가 마무리한다는 게 이렇게 시원할 줄이야. 다음에 쓸 글이라는 새로운 시작을 앞두고 있지만 내 삶에 큰 프로젝트 하나를 끝낸 지금이 마침 회사에서 받은 일주일 휴가와 겹쳐 평화로움과 시원함을 선사한다. 선풍기 앞에 앉아 노트북 자판을 두들기고 있는 이 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