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이 있는 필리핀 문화 이야기
한국에 초가집이 있다면 필리핀에는 바하이 쿠보(Bahay Kubo)가 있다. 바하이 쿠보는 payag(파약)이라고 불리기도 하는데 비사야어(Visayan language, 비사야 지방에서 쓰는 언어)로 초가집을 일컫는다. 바하이쿠보는 스페인 식민지 기간에 가난한 서민층이 많아지면서 생겨난 집이라고 한다. 바하이 쿠보는 대나무로 집을 만들고 지붕을 벼농사를 하고 남은 짚으로 올린 집 모양이다. 오두막에 가까운 모양으로 농가에서 볼 수 있다. 쿠보는 다리가 있는 것이 특징으로 집의 바닥이 땅에 닿지 않게 한다. 제주도의 집처럼 바하이 쿠보의 다리를 조금 높게 하여 아래에서 가축을 기르기도 한다. 집에 다리가 있는 것은 시원하게 하려는 이유와 우기인 경우 습하여 땅에 닿게 되면 대나무가 상하게 되거나 벌레가 끓을 수 있어 이를 방지하기 위함으로 여겨진다. 지금도 가난한 가정의 경우 이 바하이 쿠보에서 사는 사람들도 있고, 집 정원에 바하이 쿠보를 두고 휴식공간으로 사용하는 사람들도 있다. 요즘 바하이 쿠보는 가게에서 구입한다. 가게에서 바하이 쿠보를 만들어서 배달한다. 휴양지에서는 바하이 쿠보를 많이 설치하여 놀다가 휴식할 수 있도록 하기도 한다. 이색적인 음식점에서는 이 바하이 쿠보에서 식사를 할 수 있도록 되어있기도 하다. 바하이 쿠보는 여행자들에게는 이색적인 문화체험의 장소, 필리핀의 정서를 경험할 수 있는 장소가 된다면, 필리핀인에게는 그들의 역사와 문화가 담긴 삶의 공간이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