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그대로 미국인 브리그스와
그녀의 딸 마이어스가 개발한
자기보고식 성격유형검사이다.
모녀가 이 성격유형검사를 개발하게 된
취지는 다음과 같다.
1900년에서 1920년 사이
브리그스가 인간의 차이와 갈등에 대해
연구하던 중 융의 심리유형론을 접하여
스워스모어 칼리지에서 정치학 학사를
받은 자신의 딸 마이어스에게
융의 책 '심리학적 성격유형(Psychological Types)'
을 소개하였고 1921년부터 연구를
지속한 결과 1944년 MBTI Form A로
시작하여 현재 K형에 이른다
우리나라는 현재 1975년 미국 CCP에서
출간한 MBTI Form G를 보편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가 여기서 짚어야 할 부분은
이 MBTI가 융의 분석심리학에서 나온
성격유형이론이라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
쉽게 말해 융이 인간의 정신을 연구하면서
알게된 결과라는 것이다.
꼭 심리학 전공자가 아니더라도
융이 처음 취리히에서 프로이트의 이론을 접하고
감명을 받아 프로이트와 사상을 같이하다
프로이트의 성욕설, 정신결정론, 심리성적결정론 등에
충돌하게 되면서 1913년에 갈라서게 된 것은
잘 아는 사실이다.
융은 어린시절 엄마와 아버지와의 긴장된
결혼생활속에서 불안정한 성장을 하였고
종교문제로 아버지와 잦은 갈등속에서
역사, 철학, 고고학, 심령현상등에 관심을 가지고
분석심리학의 토대를 형성하게 된다.
융은
프로이트가 그토록 집착한 무의식이론에
한걸음 더 나아가
집단무의식, 개인무의식을 구분하였고
의식은 자아를 통해 움직이며
이 자아가 가진 두 가지 태도 즉
외향성과 내향성이라는 심리적 에너지에 의해
작동한다는 것을 주장하였다.
융이 정리한 인간의 정신구조는 크게
무의식, 의식, 자아로 이루어져 있다.
이 세가지 단어의 정확한 정의를 내려본다
무의식은 한마디로
'저장소'라고 보면 된다
컴퓨터로 말하면 '하드(HDD)'에 해당한다.
이 때 의식은
컴퓨터 하드에 저장된 내용이 표출되는
'스크린(화면)'이라고 보면 된다.
그럼 자아는 무엇인가?
자아는 무의식이라는 하드에 저장된 것을
밖으로 꺼내 보이기 위해 기능하는
키보드, 마우스의 역할을 한다.
다시 말해
무의식(HDD) → 자아(마우스+키보드) → 의식(화면)
로 정리된다.
그렇다면 무엇을 꺼내 어떻게 내보인다는 말인가?
예를 들어 내가 겪은 어떤 이야기(심리히스토리)를
상대에게 들려주고 싶다.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는 무의식에 있다.
이 무의식속에 있는 내 이야기는
내 개인적인 이야기일수도 있고
모두가 경험해온 집단적인 이야기일수도 있다.
그런데 이것을 상대에게 말해줄때
자아는 크게 두 가지 경향성을 가진다
이것을 어떤 방향으로 꺼낼지를
자신이 선호하는 방향으로 결정하게 된다.
하나는 내향성이며 또 하나는 외향성이다
내향성을 가진 인간은
상대가 적극적으로 물어보기 전에는
먼저 이야기하지 않는다.
에너지가 안으로 흐르기 때문이다.
외향성을 가진 인간은
상대가 물어보지도 않았는데
자신이 적극적으로 이야기한다.
에너지가 밖으로 나가기 때문이다.
이런 심리적 기능에 대해
융은 인간마다 자신이 가진
심리적 경향 즉 자아의 특성이 있고
이러한 특성은 MBTI에서
말하는 네 가지 기능으로 표현된다.
먼저 융이 말한 자아의 태도는
외향과 내향이 있고
자아의 기능은 사고와 감정, 감각과 직관으로 나뉜다
그리고 여기에 브리그스와 마이어스가 더한
판단과 인식에 의해 총 네가지 기능으로
4×4 = 16가지 성격유형
이 탄생하였다.
그럼 MBTI는 왜 하는가?
융은 이런 심리유형론을 왜 소개했는가?
사람의 성격유형을 구분해서
서로의 차이를 알게 하는 것이 전부인가?
내가 ISTJ인가 ENFP인가
알게하려고 하는 것이 목적인가?
그게 아니다.
그리고 그렇게 안내해서도 안된다.
융에게 있어 정신분석의 궁극적인 목표는
이다
통합?
통합이 뭔데?
결론부터 말하면
내가 내 성격의 주인으로 사는 것이다.
융이 볼때 인간은 이미 태어날때부터
전체성을 가지고 태어난다고 보았다.
여기에서 전체성이란
인간의 정신안에 있는 모든 것
의식, 무의식, 사고, 감정, 행동 이 모든 것을
통틀어 정신, 사이키, 인격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이 전체적인 틀을 가지고 있는 인간이
자신의 정신속에 있는 여러 구조들을
이해하지 못하고 그것이 제각기 흩어져
제멋대로 움직이고 기능하면서
서로 충돌하고 갈등이 일어나
여러체계들이 분열되는 현상(정체성 혼란)이
벌어지고 있기에
이 기능들을 내가 잘 이해하고
그 기능의 체계가 잘 조화를 이루어
살아가도록 하는 건강한 정신을 가진
인간을 만들기 위해
심리유형론, MBTI가 나온 것이다.
융은
건강한 인간, 건강한 인격의 소유자가 되기 위해
'개성화'과정 즉 분화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보았다.
그게 또 뭔데?
개성화란 자기화된 상태
개별적인 존재
개별화가 된 인간
유일무이한 인간
독특한 개인을 말한다.
쉽게 말해
"쟤는 개성이 참 뚜렷해"라고 할때
그 개성을 가진 사람이
'개성화'되었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여기서 개성화가 된 인간은
네 가지 특징이 있다.
첫째 자각이 된 인간이다.
자신을 잘 이해하고 있는 상태를 말한다.
둘째 자기수용이 된 인간이다.
자기에게 드러나는 것을
잘 받아들이는 상태를 말한다.
셋째 자기통합이 된 인간이다.
성격의 모든 측면들이 통합되고
조화를 이루는 상태를 말한다.
넷째 자기표현을 하는 인간이다.
있는 그대로 자신을 솔직하게 드러내는
상태를 말한다.
융은 이러한 건강한 자아를 가지려면
페르조나를 수축해야 한다고 말한다.
페르조나는 내가 쓰고 있는 가면들이다.
건강한 성격을 가진 사람들은 가면을 쓰지
않는다는 말도 된다.
한마디로 자신의 성격을 부끄러워 하지 않는 사람
그냥 자기가 가지고 있는 것을 정당하게
잘 표현하고 내보일줄 아는 사람이
건강한 사람이다.
융은
인간이 삶을 살면서 스트레스를 받고
우울해지고
신경증을 보이는 이유는
'자기(Self)'로 살지 않고
페르조나로 살아가고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러한 가면들을 벗겨내고
나다운 모습, 나만의 개성을
당당하게 드러낼때
비로소 자기실현이 되고
행복해질 수 있다.
MBTI는
이러한 개성화, 자기실현으로 이끄는
촉매제의 역할을 할 수 있다.
그러나
앞서 말했듯이
개성화된 인간은 결코 자신을
어떤 성격의 일부분으로 인식하지 않는다.
내향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다고 해서
외향적인 에너지가 없으며
외향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다고 해서
내향적인 에너지가 전혀 없는 것이 아니다.
다만 내게 외향적인 부분과 내향적인 부분이
동시에 있다는 것을 알면서
내가 외향적인 에너지에 익숙한 사람이고
그 분야에 좀더 발달한 사람이라는 것을
아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내게 부족한 에너지가 무엇인지
우세한 에너지가 있다면
열세한 에너지가 무엇인지를 인식하고
내 성격을 전체적으로 분석해서
완전한 인간으로 나아가기 위해
끊임없이 자기를 분석하고
개발해가는 과정이
바로
자기실현의 과정인 것이다.
그래서 융은 프로이트와 같이
인간의 성격이 어느 한 시기에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죽을때까지 계속 변형되어간다는 것을 말했다.
정리해보자면
융은
인간은 태어날때부터 정신의 전체적인 틀을
가지고 태어나는데
그 전체적인 틀 안에서
분열된 체계로 살아가고 있기에
인생을 살면서 분열된 체계를 다시 통합하여
전체성을 갖도록 하는 것이
인생최대의 과제라고 보고
그 전체성을 가지기 위해서는
개별화, 분화과정, 자기탐색
자신의 성격분석과정을 거쳐야 하며
이 개별화, 개인화과정을 통해
자신을 정확히 분석하고 이해함으로써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무엇이 발달된 사람인지
더 나아가
내가 무엇이 부족한 사람인지 이해하고
이러한 자기이해를 통해
미성숙하고 발달되지 못한
에너지를 성숙한 에너지와 균형을 맞춰
조화를 이루고 성격통합을 이룰때
자기실현하는 인간
건강한 인간, 건강한 인격체가 될 수 있음을
말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