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를 요양원에 보내고

엄마가 처음으로 우셨다.

by ksoo


누님들의 결정으로 요양원으로 가시고 딱 1주일 뒤에야 뵈러 갔다. 중간에 설날들이 끼어 있어 지내고 갔다. 얼굴을 뵈었다. 그냥 그냥 괜찮아 보였다. 괜찮으시냐고 하니 그렇다고 한다. 나와도 된다고 하니 그냥 서로 따로 잘 지내면 된다고 한다. 면회 시간이 잠시 흐르는 동안 엄마는 그전에 주간보호 시설에 있던 사람들 어디 갔냐? 니는 어찌 알고 이리 왔냐? 나는 또 엄마 자식들 누가 있냐는 문제를 내고 엄마는 적당히 대답을 못하시고 힌트를 주면 하시고 등등 그렇게 하다가 또 예전에 같이 있던 사람들은 어디에 있냐? 여기 와보니 전혀 모르는 사람들 낯선 곳이다. 금방 잊으시고 같은 말씀을 하시고 다시 반복되기를 서너 차례 하다가 엄마도 힘드실 것 같아 면회 시간 30분을 다 쓰지도 못할 지경이 되었다. 그냥 조금 일찍 들여보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어났다. 근데 간다고 하고 그 상황을 깨달으시더니 갑자기 울음을 터뜨리신다. 그리고 건강해라 그러시면서 나를 안으신다. 이러지 않으셨는데 헤어짐의 공간이 너무 갑작스러운 공간이었나? 이미 낯선 공간에서 자식이 왔다가 다시 간다고 하니 더 그러신 걸까? 더 서러운 설정이 되어 버린 걸까? 왜 우셨을까. 그전에는 안 그러셨는데... 잠시 마음을 고르는 동안 모시러 온 복지사가 들어가고 다시 불렀다. 이번에는 다른 복지사다. 다시 울음을 터뜨리신다. 복지사가 말했다. 안 이러셨는데 이러신다고. 가시는데 마음이 좀 불편하시겠다고. 그때는 그런 말을 듣고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나왔다. 걸었다. 한꺼번에 몰려오는 생각에 걸었다. 아까 복지사가 한 말이 맞는 말이었다. 그제사 엄마의 우는 모습이 가슴에 박혔다. 우는 소리 몸짓, 그 장면, 그리고 하루가 지난 지금까지 이제는 마음에 멍이 드는 것 같다. 발걸음이 안 떼어진다.


자 다시 이제 생각해 보자. 엄마가 요양원에 가셔야 할 이유를 객관적으로


엄마는 일과 후 넘어져서 다친 적이 2회 있다.

사실상 집에 와서 보면 식사며 이런 것들을 제대로 챙겨 드시지 못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누나들을 알아보지 못한다.

혼자서는 외로운 면도 있다.

때로는 단체 생활이 마음에 힘을 줄 수도 있다.

엄마는 이 생활이 누나들 말처럼 안전하고 따뜻한 환경일 수도 있다.


모르겠다. 이래도 저래도. 사실 마음 정리를 대략하고 있었다. 근데 갑자기 누나한테 문자가 왔다. 몇 일을 마음이 우울해서 누워 있다고 도대체 나한테 그런 말은 왜 하는가. 보내자고 고집 부릴 때는 언제고 말이다. 갑자기 다시 나도 마음이 새로운 국면으로 힘들어졌다. 더 엄마한테 가혹한 상황을 주고 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밤새 고민했다. 다시 인사를 드려야겠다고 마음을 먹었다. 마치 헤어지는 연인이 잘 헤어지는 것처럼 잘 헤어져봐야겠다고 마음을 다시 먹었다.


요양원을 다시 다녀왔다. 이번에는 슬픔에 대한 역습.


가서 엄마한테 말했다. 씩씩하게 지내자. 곧 올 거다. 엄마에게 하는 약속이자 나에 대한 다짐 등 둘 모두에게 해당되는 말을 하면서 감정적이지 않으려고 애썼다. 엄마도 곧 동조했고 잘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어제와는 또 달랐다. 두 번째니 말이다. 이래서 경험이 중요하다는 건가. 심지어 헤어지는 것도 이런 경험이 필요하니 말이다.

곧 올 거다. 전화 매일 한다. 씩씩하게 지내자. 집에 가고 싶으면 언제든지 말해라, 바로 모시고 나가겠다. 이런 몇 가지를 말씀드리면서 지금 이 상황이 별 것 아니라는 식의 정신 승리 밑밥, 빌드업, 약 치기 등을 시전 했다. 어제부터 고민의 결과이자 그 과정을 말씀드린 셈이다. 느낌이 전달되었는지 엄마도 나보고 걱정하지 말고 지내라는 말씀을 해주셨다.


울컥울컥 했지만 그럭저럭 참고 밝게 인사드리고 나왔다. 엄마도 울지 않으셨다. 서로 꾸역꾸역 참아냈다. 예전으로 돌아갈 수는 없지만 그래도 이 상황에서 앞으로 나아가려고 할 것이다. 엄마도 나도 둘 다 말이다. 엄마에게 앞이라는 것이 있냐고 생각하겠지만 그렇지 않다. 죽음이라는 것은 앞에 있는 것이고 의연히 맞이하는 것에는 용기와 실행이 필요하다. 그러니 엄마도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 맞다. 어쩌면 제일 중요한 일전일 것이다. 지금까지의 모든 역량을 모아서 대결하는 최후의 일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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